불안하니까 사람이다 - 정신과 의사들만 아는 불안 심리 30
김현철 지음 / 애플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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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어디선가  들었던 문구같다고 생각했는데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구와 비슷하다.  불안은 누구나  한 두개 있겠지만  내 경우 다소 복합적이다. 이런 저런 걱정을 싸안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들 걱정 남편걱정은 기본이고 이미 친정을 떠나 가정을 이루었지만 친정 부모님 걱정, 시집에 거의 혼자 계시다시피하는 시어머니  혈압걱정에 거의 매일 전화통화를 해야 잠이 온다.

 정신과 의사 답지 않은 (아니 하루에도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 고심하지만 매번 주저 앉아 혼자 생각한 딱딱한 정신과 상담) 정신과 의사들만 안다는 불안 심리30가지를 읽는 동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세상에 참으로 많은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동질감에 일단 마음이 놓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의 형태는 이미 내가 안고 있는 걱정과 불안이 뒤범벅 된 버거운 사람에 속한다고 혼자 접목시켜 본다. 아무도 내게 하라고 강요한 것은 없지만 없는 것도 끄집어 내는 성격탓이라고 보이겐 다소 무리가 있는 불안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지 싫다, 왜? 피곤하니까

한동안 우스개처럼 말했던 광고 카피다. 조금 변형해 보면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왜? 피곤하니까 뭐가 나를 가장 피곤하게 하는지는 잘 모르면서도 늘 피곤하다고 말하는 나를 매일 보는 게 사실 제일 힘들다. 의례 이제는 젖을 때로 젖어 있는 무력감과 해도 해도 왜 매번 그자리에 있는 것 같다.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고사하고 고작 하는 소리가 뭐야 이것 밖에 안돼라고 실망한다.

 그 가장 밑바닥에는 아이에 대한 나의 불안이다.  아마 내게 있는 트라우마, 만3세쯤에 (사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있었던 자칫 고아원에 갈 뻔했던 그 사건이다. 그날 만약 부모님이 날 못찾았으면 영락없이 고아로 살아갔을 것이다.  더구나 운이 없는 내가 드라마 주인공처럼 되지 못하는 것은 뻔하고 아마도 지금보다 더 못한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큰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10살이 되었음에도 아이가 눈앞에서 안보이면 안절부절한다.

 이미 기억이 지어져도 백번 지워져도 될 법한 한 사건에 불과한데도 지울 수가 없다. 완벽하게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겠지만 정신병력처럼 나의 불리불안은 아이들이 대부분 겪는데 비해 성인이 된 뒤에도 아직도 진행형인 게 고민이다. 또 불안요소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또하난  나처럼 살지 않게끔 아이가 제대로 해줬으면 기대가 크기에 하나 부터 열까지 맘에 안들어 한다. 물론 아이는 말도 할 줄 알고 글씨도 쓸줄 알고 학교에서도 정상적으로 다님에도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다. 써놓고 보니까 불안이 아니라 강박증처럼 보이기도 한다.

p281

 우리 또한 힘든 상황에서는 두려움이나 불안 없이 살아야한다고 생각하지 쉽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비겁하다거나 겁쟁이라는 예기를 듣기 싫어하는 소심함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내면의 불안을 인정하고 받아들 일 때 생겨납니다. 그것이 우리가 불안을 느끼고 껴안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불안을 껴안고 논개처럼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똑바로 보라는 충고가 가장 와닿는다. 내문제는 내것으로 끝내고 아이를 통해 어떤 해결을 해보려 했던 나의 비겁함을 비로소 보게  된 계기가 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불안의 다양함은 읽는 재미도 주고 주로 내담자와 비슷한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 보였던 인물들의 성향과 상황을  비교해 설명함으로써 읽는 내내 어떤 불안일까 끼워맞추기하지 않게 해주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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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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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애들아빠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자주 걸 일도 없을 뿐더러 아는 이라고는 고작 한 두명인데  마침 그날 당직하시는 분이 갑자기 00씨 하면서 내이름을 어떻게 기억해 내고 불러주는데 순간 헉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었을까가 아니라 내이름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내이름보다는 누구의 엄마가 의례 불리는 이름이 되었다. 이제는 길에서도 아줌마라고 부르는 말도 이상하지 않다. 어딜 가더라도 애들물건에 뒷전으로 물러나 내물건은 뺴놓고 가기 일쑤고  먹고 싶은 것도 애들위주로 하다보니 좋아하는 음식도 어느새 바뀌어 있다.

  그동안 정혜신박사님의 대담집을 통해 꼭 만나고 싶다. 상담해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 터놓고 얘기하면 다 들어줄 것같아  선뜻 선택하게 했다.  지금껏 나를 잊고 나를 둘러싼 이들에 비춰진 내가 아니라 진정 나자신을 보라는 치유처방전 <홀가분>(2011.5 해냄)이다.

  총 다섯가지의 처방전을 읽다보면 어릴 적 상대가 누구이던간에 칭찬에 익숙해 모든 일에 나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기억난다. 그때에는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짖눌릴 정도였는데 지금 어른이 되어서는 아무도 칭찬해 주지 않아 아무래도 내게는 세번째 처방인 내가 늘 옳다라고 나자신을 다독이는 처방전이 필요했나 보다.

  요즘 집안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조금 바빴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내세우는 것을 이해하는 것 자체도 힘든데 일하는 것보다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내가 하는 말한마디 내 행동에 모두들 옳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늘 소신껏 말했던 내 경우와 어긋나 있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에피소드의 글, 소박한 삽화까지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진다.

  큰일을 털어버리고 나서 오는 헛헛함,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또 다시 뛰어가야 할 것 같은 요즘 내마음의 불안함을 홀가분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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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습관 - 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비밀
송정림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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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물결이 퍼지듯 조용 조용 낭독하는 음악편지 <세상의 모든 음악>을 통해 하루를 정리했다.  천방지축인 아이 둘을 데리고 온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육아에 치진  하루 하루를 마치 제대를 기다리는 사람마냥 날짜를 지워가듯 세월아 어서 빨리 지나 아이가 커가기만을 바랬던 나날을 마감하는 나만의 음악시간이었다.

  오히려 아이가 크고 나니  몸도 마음도 뭐가 그리 쫓기는지 서두르게 되어 음악도 듣지 못할 만큼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아이들이 없는 시간을 내어  들어보려 했으나 이상하게 그때 그 느낌은 없다. 아무래도 몸이 편해지니 영혼은 메말라가나보다.

 어디론가 바람처럼 날라다니고 싶은 한 마리 새장에 갇힌 새가 이제 창공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자 어디를 가야할 지 몰라 우와좌앙하는 것처럼 나를 조금 낮지만 다시 천천히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감동의 습관>(2011.4  책읽는 수요일)이다.

  손글씨로 써내려가  친근함과 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천둥번개가 매일 가슴속에 숨어있어 내가 맞는지 나조차 잊게 만드는 마음을 조용히 시킨다. 잠깐 숨을 쉬어보라고 잔잔해질때까지..

 며칠전 한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TV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 길고양이이야기에 우울했던 마음에 돌을 맞은 느낌을 들었다.  차 밑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고양이가 알고 보니 사고를 당해 조산을 하게 된 뒤 곁에 죽은 새끼고양이를 두고  또 사고로 다친 다리 때문에 움직 일수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한밤중에 수위사가 오고 간신히 새끼고양이 사체를 치우고 나자 움직이지 시작한 어미고양이를 치료해주는 모습이 나오고 뒤이어 또다른 버려진 고양이를 어미고양이 앞에 놓아주자 서로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죽은 어린고양이 생각이 났는지 벌써 어미고양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때로 아이와 사투에 가까운 언성이 오고 가고 나면 엄마가 아닌 그동안 고생한 것이 무용지물이 된 걱처럼 한숨을 쉬고 통탄할 만한 일도 아닌데도 과한 말을 하고 나면 오히려 상처를 받는 이는 나자신이었다.

 버려진 아기고양이를 핧아주며 사랑을 하는 어미고양이의 모습, 커다란 눈망울의 눈물방울이 잊혀지지 않는다. 

 감동도 습관이 될 수 있나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누구나 영화나 소설 속의 '반전'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현명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 역전'도 좋지만.
 '인생 여전함'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라고,
 여전히 건강하고, 여전히 일할 수 있고,
 여전히 먹을 수 있고,여전히 음악을 듣고
 여전히 저녁을 맞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행복임을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p 61

 
 정말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도 쉽사리  감동을 받기 어려운 나같은  사람도  큰 감동을 불러일으 키는 
 희망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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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리가다! 아마존
미나미 겐코 지음, 손성애 옮김 / 이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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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잘 살고 있을까. 그들은..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를 보고 인간의 원시적인 생활로  살고 있는 모습에 현대화 된 지금  물질로 가득한 데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들과 비교가 되었다. 하루 하루를 생존과 맞서 자연에 순응하는 그들 인디오 원주민부족들은 자연을 개발이라는 말로 치장한 파괴에 집착하는 사람들과의 달리 정말 천진한 웃음소리을 내며 해맑아 보였다.

  시민단체의 일원으로 지구의 산소탱크인 아마존이 더이상 침략자들의 의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인 미나미 겐코의 <오브리가다! 아마존>(2011.4 이후)는 소탈한 그녀의 경험과 말을 빌어 현재의 내가 과연 행복한 삶을 사고 있는지 들여다 보게 하는 책이다.

 몇 달전에 브라질에 가 계시는 아는 분의 전화 한 통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게 될 학교를 알아보고 있노라는 전화는  한밤중에 걸려온 데다  정말 뜬금없는 상황이었기에 철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게 걱정말라는 대답만 하는 남편의 말이 밤잠을 설치게 해 놓았다. 

 결국  우리 가족이  언제라도 브라질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만 남은채 허무한 상태다. 그바람에  브라질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여름 모기에 물리면 가려워서라도 여름이 싫은 정도가 아닌 무섭기만 한 나로서는 정글의 알 수 없는 벌레들과의 사투가 담긴 저자의 경험담은 소름이 끼치게 만든다.

  이런 저런 정글에서의 모험담은 웃기게도 하고 끔찍하기도 한다. 그런 일을 뒤로 하고 제일 맘에 와 닿는 부분은 성인이 되기 위한 그들만의 의식이다.  어린아이에서 혼자 살아갈 어른이 된다는 데 시간이 줄 수 없는 오직 자신을 들여다 보게 하는 그들만의 방식은 깊은 동굴에 갇히는 게 아니라 둥근 껍질 처럼 캡슐에 앉아 온전히 자신안으로 들어가 보는 그야말로 내버려 두는 성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그 알 수 없는 인간의 본연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에 동감하는 부분이었다.

  아직도 과학적인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신비로운 아마존,  그 존재가치만으로 우리는 늘 고마워 하면서 살아야 한다.   고마워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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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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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소식을 듣고 다들 이번에도 일본인들은 줄을 잘 서고 꿋꿋이 잘 견뎌내겠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이 이어지자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 당장 아니라 오늘 당장 내가 숨쉬는 공기에 혹시라도 방사능 물질이 섞여 있지 않으까 노심초사하기에 이르렀다.
 
   갑자기 소금값이 오르고 방사능 물질 예방책이라도 되는 것처럼 해조류는 모두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까지 이어지는 등 늘 안전하고 없어서는 안될 이유라도 될 듯 광고에서 보여준 원자력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이러한 일들이 한번의 해프닝처럼 바짝 올랐다가 사라지는 일이였으면 좋으련만.. 영화처럼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 우리를 걱정거리로  몰아간 악당을 깔끔하게 때려 눕히면 되는 그런 결말이였으면 하는데 이건 어디 해결책이 없다는 게 이번 일에서 느끼는 답답함이다.

  25년전에 있었던 우쿠라니아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일, 바로 원자력 발전소의 핵폭발사건을 소설의 형식으로 보여준 <체르노빌의 아이들>(2011.4 프로메테우스)는 이미 2006년에 나왔지만 이번 개정판을 다시 읽게 된 데는 핵폭발이후의 일어나는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서다.

 이제 다시금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할 것처럼 하던 모든 매체들의 주목이 또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사그라든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나중에 무릎을 치다가 땅을 치고 그것도 안되 가슴을 치게 될 사건들이 일어날 것인데도 이렇게 아무 준비도 않고 있어도 되는지.. 

 주인공 이반과 그의 가족들은 모두 하루 아침에 난민신세가 된다.
누구에게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고 그저 조용히 소리 소문없이 죽어가야 했던 나날들. 이 모두가 안전하다라는 말만 믿고 정부의 지시대로 그저 격리되고 수용된다.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도 서럽고 억울한데 아이들의 생사여부도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엄마 타냐만 살아남아 애타게 가족들을 찾는다. 그나마 그녀도 언제 어떻게 죽어갈 지 모를 상황이다.

 재난은 복구하면 오히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다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지만 이것은 재난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인 핵폭발을 직접 본 처럼 느끼게 해주었기 이 책은 너무 절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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