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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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티셔츠를 입고 광화문을 한가득 메웠던 사람들의 물결이 지나가고  무참히 죽어간  미선이와 효선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모였던 같은 장소 바로 그곳에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 

   소고기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시위에 촛불은 꺼질 줄 몰랐고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학생부터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선 주부까지 지금까지 한국정치사상 어디에도 없었던 형태의 집회장면을 화면으로 만났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기적같은 일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은 봤을 그 장면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캔들 플라워>(2010.1 예담)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모습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숨쉬는 한국현실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해 준 소설이다.

   카우칭 키퍼(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전세계 여행자들의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에 오게된 지오와 희영의 만남과  마침 시작된 촛불집회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희영을 통해 연우와 수아, 그리고 지오 또래의 친구들 술래  태연 민기까지 각자 자신의 이야기가 집회와는 별도의 아픔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부재 보다는 자신과 같은 엄마 배속에서 열달을 살았던 쌍둥이 동생(또는 오빠)를 만나기 위해 열다섯 나이에 혼자 여행을 나선 지오, 부모님 모두 이민을 가고 혼자 살아가는 희영을 만나 짧지만 한국에서 벌어진 상황에 놀라고 같은 나이의 학생들의 이야기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아침 6시부터 밤12시까지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며 여론몰이에 이용된  숙자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자신이 메모한 한 장의 편지가 위장간첩으로 변모하는 기막힌 사연까지 감추고 싶지만 감출 수 없는 한국의 현재 모습을 보게 된다.

   지오가 처음에 팻말을 만들어 광장에 나섰을 때 서울에서 김서방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아닐까란  했는데 광장에 간 이유가 지금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 곳이라는 말에 15살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굉장히 똑똑한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난 김선우 작가의 작품이다. 시인이기도 한 작가의 표현 하나하나에 나를 가슴 들끓게 하는 당시의 광화문광장에 서 있는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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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도서관 2010-07-27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동대문도서관 입니다^^
『근대의 책 읽기』 저자 천정환 교수님의 강좌 <독자, 그들의 대한민국 - 근현대 문학과 독자의 문화사>가 9월 7일부터 매주 화요일 7시에 동대문도서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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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ddmlib/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