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애들아빠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자주 걸 일도 없을 뿐더러 아는 이라고는 고작 한 두명인데  마침 그날 당직하시는 분이 갑자기 00씨 하면서 내이름을 어떻게 기억해 내고 불러주는데 순간 헉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었을까가 아니라 내이름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내이름보다는 누구의 엄마가 의례 불리는 이름이 되었다. 이제는 길에서도 아줌마라고 부르는 말도 이상하지 않다. 어딜 가더라도 애들물건에 뒷전으로 물러나 내물건은 뺴놓고 가기 일쑤고  먹고 싶은 것도 애들위주로 하다보니 좋아하는 음식도 어느새 바뀌어 있다.

  그동안 정혜신박사님의 대담집을 통해 꼭 만나고 싶다. 상담해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 터놓고 얘기하면 다 들어줄 것같아  선뜻 선택하게 했다.  지금껏 나를 잊고 나를 둘러싼 이들에 비춰진 내가 아니라 진정 나자신을 보라는 치유처방전 <홀가분>(2011.5 해냄)이다.

  총 다섯가지의 처방전을 읽다보면 어릴 적 상대가 누구이던간에 칭찬에 익숙해 모든 일에 나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기억난다. 그때에는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짖눌릴 정도였는데 지금 어른이 되어서는 아무도 칭찬해 주지 않아 아무래도 내게는 세번째 처방인 내가 늘 옳다라고 나자신을 다독이는 처방전이 필요했나 보다.

  요즘 집안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조금 바빴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서로 의견을 내세우는 것을 이해하는 것 자체도 힘든데 일하는 것보다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내가 하는 말한마디 내 행동에 모두들 옳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늘 소신껏 말했던 내 경우와 어긋나 있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에피소드의 글, 소박한 삽화까지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진다.

  큰일을 털어버리고 나서 오는 헛헛함,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또 다시 뛰어가야 할 것 같은 요즘 내마음의 불안함을 홀가분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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