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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습관 - 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비밀
송정림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한동안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물결이 퍼지듯 조용 조용 낭독하는 음악편지 <세상의 모든 음악>을 통해 하루를 정리했다. 천방지축인 아이 둘을 데리고 온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육아에 치진 하루 하루를 마치 제대를 기다리는 사람마냥 날짜를 지워가듯 세월아 어서 빨리 지나 아이가 커가기만을 바랬던 나날을 마감하는 나만의 음악시간이었다.
오히려 아이가 크고 나니 몸도 마음도 뭐가 그리 쫓기는지 서두르게 되어 음악도 듣지 못할 만큼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아이들이 없는 시간을 내어 들어보려 했으나 이상하게 그때 그 느낌은 없다. 아무래도 몸이 편해지니 영혼은 메말라가나보다.
어디론가 바람처럼 날라다니고 싶은 한 마리 새장에 갇힌 새가 이제 창공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자 어디를 가야할 지 몰라 우와좌앙하는 것처럼 나를 조금 낮지만 다시 천천히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감동의 습관>(2011.4 책읽는 수요일)이다.
손글씨로 써내려가 친근함과 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천둥번개가 매일 가슴속에 숨어있어 내가 맞는지 나조차 잊게 만드는 마음을 조용히 시킨다. 잠깐 숨을 쉬어보라고 잔잔해질때까지..
며칠전 한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TV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 길고양이이야기에 우울했던 마음에 돌을 맞은 느낌을 들었다. 차 밑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고양이가 알고 보니 사고를 당해 조산을 하게 된 뒤 곁에 죽은 새끼고양이를 두고 또 사고로 다친 다리 때문에 움직 일수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한밤중에 수위사가 오고 간신히 새끼고양이 사체를 치우고 나자 움직이지 시작한 어미고양이를 치료해주는 모습이 나오고 뒤이어 또다른 버려진 고양이를 어미고양이 앞에 놓아주자 서로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죽은 어린고양이 생각이 났는지 벌써 어미고양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때로 아이와 사투에 가까운 언성이 오고 가고 나면 엄마가 아닌 그동안 고생한 것이 무용지물이 된 걱처럼 한숨을 쉬고 통탄할 만한 일도 아닌데도 과한 말을 하고 나면 오히려 상처를 받는 이는 나자신이었다.
버려진 아기고양이를 핧아주며 사랑을 하는 어미고양이의 모습, 커다란 눈망울의 눈물방울이 잊혀지지 않는다.
감동도 습관이 될 수 있나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누구나 영화나 소설 속의 '반전'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현명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 역전'도 좋지만.
'인생 여전함'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라고,
여전히 건강하고, 여전히 일할 수 있고,
여전히 먹을 수 있고,여전히 음악을 듣고
여전히 저녁을 맞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행복임을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p 61
정말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도 쉽사리 감동을 받기 어려운 나같은 사람도 큰 감동을 불러일으 키는
희망이 담긴 에세이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