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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형사 부스지마 ㅣ 스토리콜렉터 6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8년 6월
평점 :
마치 30-40분짜리 일본 드라마를 보듯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특징들이 잘 살아있고 그리 머리 복잡한 트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작가 니카야마 시치리가 간결한 문체로 이끌어 가다 보니 읽는데 부담 없이 즐기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제목에도 나와있듯 부스지마는 전직 경찰 출신으로 현재는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일주일에 한 번은 경찰기능원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스지마는 그리 사교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인물입니다. 웃으면서 독설을 날리는 사람이며 동료 작가가 죽었을 때도 또는 범인으로 체포되어갈 때도 경쟁자가 하나 줄었다고 얘기할 정도 그리 정이 가는 타입의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동료였던 경찰들 역시 그를 만나기를 꺼려 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그가 날리는 독설들이 사이다처럼 속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나오는 작가 지망생이나 프로 작가라고 나오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능력은 없으면서 모든 잘못은 출판사나 자기 책을 못 알아주는 독자들에게 넘깁니다. 심지어 일반 사람들과는 자신은 다르다며 무시하는 권위의식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읽고 있다 보면 짜증이 날 정도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보여주는 부스지마의 독설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해 주는듯해서 '사이다부스지마'라고 응원하게 만듭니다. 모두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에서 과장이나 허구가 섞여있다고 해도 정말 이럴까라고 할 정도로 리얼함이 글에 녹아져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부스지마란 인물을 통해서 평소에 출판계에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또한 작가의 문장력이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읽고 있다 보면 '내가 벌써 여기까지 읽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집중해서 보고 있는 제 자신에 놀라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화려한 트릭이나 뭔가 깊이 있는 내용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작가의 놀라운 능력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게도 니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명색이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은 하면서 여전히 내공은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조만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 하나로 팬이 되었으며 다른 작품에서는 어떤 문체와 스토리가 있을지 기대되고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