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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맨 그레이맨 시리즈
마크 그리니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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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틀랜드 젠틀리 또는 코트 젠틀리는 세계적인 킬러로 일명 그레이맨으로 통한다. 한때는 CIA 소속으로 활동했으나 어느 사건을 계기로 막대한 현상금이 걸린 쫓기는 신세가 되고 현재는 첼트넘 시큐리티 서비스(CSS)라는 기업 보안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에 시리아에서 있었던 아이삭 아부아키박사의 암살사건 때문에 CSS의 최고경영자 도널드 피츠로이에게 로랑 그룹의 변호사가 찾아오게 되는데 그 변호사는 피츠로이 아들 가족을 볼모로 젠틀리를 내놓을 것을 협박하게 된다. 로랑 그룹은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천연가스산업을 진행 중이었고 죽은 아부아키는 대통령의 동생이었고 임기를 얼마 안 남은 시간 동안 사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대통령의 복수를 도와주기로 한 것이었다. 피츠로이는 어쩔 수 없이 젠틀리를 배신하게 되고 피츠로이의 가족이 인질로 잡혀있는 것을 안 젠틀리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로랑 그룹 역시 젠틀리를 잡기 위해 전 세계 제3국의 정보기관의 조직들을 이용 점점 젠틀리를 잡기 위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젠틀리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이 소설의 장르를 따지자면 액션 스릴러입니다. 다른 장르소설에 비해서 이 분야는 접근성에서나 이해면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이 장르의 패턴들이 우리가 흔히 봐왔던 액션 영화들의 공식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첫 번째로 주인공의 뛰어난 신체능력이나 전투능력 한마디로 차원이 다른 급으로 나오죠. 두 번째는 전투력이나 능력은 별로인데 주인공을 얕잡아보고 주변 사람까지도 무시하는 건방과 오만을 몸에 달고 사는 짜증 나는 빌런이 나오고, 세 번째는 적이지만 원리원칙에 충실한... 악당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 나오며 마지막으로는 주인공과 맞먹는 전투력을 가진 라이벌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이런 공식에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도 요리사마다 맛이 틀리듯이 비슷한 소재와 상황을 주어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읽는 재미가 틀리다는 것입니다.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는 내용을 리얼리티로 가느냐 아니면 과장되는 면을 부각시켜 재미를 극대화 시키냐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장르의 분위기가 확 바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잭 리처 시리즈>, <미치 랩시리즈>, <잭 라이언 시리즈>가 대표적인 리얼리티를 중시하면서 극을 전개한다고 볼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영화 <레모>로 알려진 워렌 머피의 <디스트로이어> 같은 경우 만화 같은 플롯과 과장된 상황 연출로 이야기의 재미를 이끌어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레이맨'은 2009년도에 1편이 출간되었는데 이상하게 읽으면 읽을수록 아날로그적 감성이 많이 드러나는 8,90년대 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읽게 됩니다. 그 당시 소설의 느낌이나 분위기가 난다는 것이지 흔히 8,90년대 액션 소설들에서 보여주던 황당한 상황이나 과장된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액션 스릴러소설은 소위 말하는 B급 장르로 치부되기 일쑤였습니다. 굳이 머리를 쓰면서 읽을 필요도 없고 내용의 흐름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되었고 인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어떤 소설들은 서양의 무협지라는 평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이 변하면서 이 장르 역시 정치적 문제나 사회문제, 군사적 문제 등을 소설 내용의 소재로 삼고 좀 더 이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단순했던 하위 장르에서 메이저급 장르로 올라오게 되었고 소설 속 주인공을 좋아하는 고정팬들을 생기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시리즈화되었고 영상화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작가인 마크 그리니 역시 '그레이맨'을 쓰기 위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역들을 돌아보고 소설 속 각종 무기들도 직접 다뤄보는 등 현실감 있는 작품을 내놓으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런 노력이 소설 속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레이맨'은 여타 다른 소설과 다르게 수많은 적을 상대하면서 살아남아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어떻게 보면 생존 소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거의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가죠..) 그리고 내용도 정말 단순합니다. 우리는 그저 주인공이 여러 상황들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가슴 졸이면서 읽어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 소설이 여타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우선 도입 부분을 제외하고 펼쳐지는 다이하드급 사건들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소설들을 보면 소설 후반까지 사건을 추적하고 밝혀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최종장에 들어가서 모든 힘을 쏟아 적을 응징하는 장면들을 써 놓았다면 이 작품은 쉴 틈 없이 다가오는 적들의 추격과 공격을 받다 보니 쉬지 않고 뛰고 달리고 싸우는 장면의 연속이었고 그러다 보니 매 순간을 긴장과 스릴을 느끼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뭐 오락 소설로서 지루하지 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어준다면 그걸로 만족이지 않을까요. 액션 스릴러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소설로서 '이런 책을 왜 읽냐'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책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르소설을 좋아하거나 한 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읽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후속작 '온 타깃'이 나와있고 현지에서는 8권까지 나와있기에 끝까지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침 하늘 저 멀리서 번쩍이는 섬광이 피로 범벅이 된 랜드로버 운전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오클리의 편광 렌즈도 앞 유리로 쏟아져 들어오는 눈부신 빛을 완전히 막아주지 못했다. 그는 불길에 휩싸인 채 빙그르르 돌며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항공기를 바라보았다. 검은 연기를 꼬리처럼 내뿜으며 떨어지는 혜성을 보는 듯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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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되는 아이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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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방의강..와이프는 친구와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귀국할 동안 방의강에게 친구의 중학생 딸을 대신 봐주라고 명령합니다. (와이프에게는 꼼짝 못 하는 방의강) 하지만 방의강은 그 아이 자체가 귀찮은 존재...어떻게는 떨어져 있으려 하는데 자꾸만 그아이 주변으로 사건들이 생기면서 방의강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또 한 번 킬러로서의 본성을 드러내며 살육을 벌이게 됩니다.



현재까지 나온 방의강 시리즈 중 마지막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2022년 장혁 주연의 [더 킬러 - 죽어도 되는 아이]로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저는 영화 속 뭐 하나가 마음에 들어 꽂히면 그 하나 때문에 최애하는 영화가 되는데 [더 킬러]가 그런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 영화들은 시간 날 때 자주 보게 되는데 주식을 소재로 한 [작전]이나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으로 나온 [리트리머스], 콜린 파넬이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토탈리콜]이 그렇습니다. 좀 특이한 취향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영화쯤 몇 개 있다고 크게 문제 될 것 없으니까요...방진호작가의 [방의강 시리즈]는 요즘 들어 가장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국내 장르소설이었습니다. 근데 왜 3번째 작품인 [퍼스트 킬]을 건너뛰고 4번째 작품을 먼저 읽었냐면 [퍼스트 킬]은 일종의 프리퀄 작품으로 프로 킬러가 되는 과정의 이야기라고 하길래 우선 은퇴한 프로 킬러로서의 방의강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읽어도 될 것 같아 순서를 바꿔서 읽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로 나온 작품이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영화는 소설 원작에 굉장히 충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소설 속 대사들도 그대로 영화 속에 나오기도 하고요.. 물론 영화적 상황을 고려하여 바뀐 설정들도 꽤 있지만 상당히 충실하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 속 방의강과 소설 속 방의강의 캐릭터는 좀 갭이 있는데요.. 영화 속 방의강이 전투력 만렙의 끝판왕급이라면 소설 속 방의강은 뛰어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지만 운이나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고 다치기도 많이 다치는 그런 약간 허당끼있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어느 캐릭터가 좋은지는 두 작품을 다 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 방의강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건이 사건인지라 사이다 같은 전개가 필요하기에 그런 전개에는 영화 속 방의강같은 넘사벽캐릭터가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 영화를 먼저 보느냐 원작을 먼저 보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영화 시간이나 스토리상 짧게 넘어갔던 부분들이 소설에서는 자세히 나와있고 특히 여자아이와의 교감 같은 부분은 소설이 더 자세히 나와있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부분도 꽤 있습니다. 너무 영화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소설은 기존의 방의강 시리즈에 비해 작품 자체로도 완성도가 좋아졌다고 할까요 기존의 작품들이 오락적 요소(액션 같은 부분..)를 강조하였다면 [죽어도 되는 아이]같은 경우 오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스토리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작품이 B급 오락영화였다면 [죽어도 되는 아이]같은 경우 B급이지만 A급 같은 영화가 되었다고 할까요.. (예전에 성룡의 영화를 그렇게 평가한 평론가가 있었죠..) 하여튼 믿고 읽는 시리즈이며 기존에 나온 작품 외에 또 다른 방의강의 이야기를 계속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방의강 시리즈였으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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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코너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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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코너

장애물에 가려 진입할 때 앞쪽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코너를 지칭하는 레이싱 용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방의강은 외출하던 아내가 집 앞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한 부상으로 의식이 없는 아내.. 설상가상으로 괴한이 입원실에 침입하여 아내를 죽이려 하는 것을 저지하게 됩니다. 심지어 누군가 집안에 침입하여 CCTV 영상까지 훔쳐 가게 됩니다. 서서히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던 방의강에게 분노의 불을 붙이는 일이 생기는데 바로 아내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은퇴한 킬러 방의강...지금까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의뢰를 받고 일을 처리했다면 이제는 자기의 의지대로 아내의 사건을 처리하려 합니다. 피의 복수를....


전작 [유령 리스트] 이후 두 번째 방의강시리즈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읽는 속도가 느리고 집중력도 약해 한 권을 읽을 때 며칠이 걸리는데 이 책은 하루 만에 다 읽을 정도로 가독성 하나만은 정말 끝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도 스피디하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장르가 액션 스릴러다 보니 하드보일드한 화끈함도 있어 말 그래도 엔터테인먼트 소설 그 자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장르소설과 웹 소설의 적절한 믹스 작품으로 앞으로 미스터리 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는 소설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제 개인적인 의견을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소설은 아닙니다. 극의 전개 중 개연성과 연결성이 부족한 면이 있고 단순한 플롯 전개로 뒤의 일을 너무 쉽게 독자에게 간파당한다는 것입니다. 후반에 반전 아닌 반전이 있는데 그 부분도 좀 약한 부분도 있고 반전이 있을 거면 몇 번을 꼬아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방의강의 일 처리를 보라'라고 한다면 머리를 비우고 액션 영화 한편 본다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나름 만족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단 전작 [유령 리스트]보다 스케일이나 빌런들이 약하다는 것이 아쉽고 영화에서 너무 많이 본 그런 소재의 내용이라 전작을 읽었다면 먼가 밋밋함을 느낄 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의강의 유쾌함과 졸보 (킬러 캐릭터 중 겁이 이렇게 많은 킬러가 있었나 할 정도..) 그런데 전투력은 넘사벽인 캐릭터의 매력은 살아 있어 그를 보는 재미만으로도 읽을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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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리스트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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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2년) 장혁 주연의 [더 킬러 - 죽어도 되는 아이]가 상영했었습니다. 은퇴한 전직 킬러가 와이프가 여행 간 사이 임시로 와이프 지인의 딸을 돌봐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납치가 되면서 그 아이를 되찾기 위한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 언뜻 보면 [존윅]이나 [아저씨] 느낌이 나는 그런 영화로 생각했는데 전개도 사이다급 진행에 주인공 장혁이 전투력 만렙의 킬러라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끝에 크레딧 올라갈 때 원작이 있다는 걸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그 원작 소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저는 한 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시리즈로 4권이나 나와있더군요. 그래서 좀 더 검색해 보니 읽어본 사람들은 재미있다는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그러니 더 궁금해지더군요. (저는 궁금하면 우선 사놓고 나중에 기억나면 읽는 이상한 성격이라..) 그래서 우선 첫 번째에 해당하는 [유령 리스트]를 구매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정말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 책은 이틀 만에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읽은 지 한참 지났는데 이제야 블로그에 올리는 부지런함(?)이란..)


소설의 주인공 방의강은 영화처럼 은퇴한 전직 킬러입니다. 결혼도 한 상태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데요 어느 날 전에 자신이 몸담고 있던 청부회사 사장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그의 아들이자 회사의 이인자이던 정치상 실장이 살해되었고 며느리는 실종 상태라는 것입니다. 사장은 아들의 유골을 택배로 받았고 택배를 보낸 사람은 회사에서 운영하던 유령 리스트 속의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유령 리스트란 살인청부회사에서 관리하던 명단으로 이미 죽은 사람을 살아있는 것으로 꾸며 회사에서 운영하던 리스트였습니다. 방의강은 내키지 않았지만 10억이라는 금액에 이일을 맡기로 합니다. 다시 뒷세계로 돌아간 방의강은 정실장의 죽음, 며느리의 실종 이 모든 것에는 유령 리스트와 얽혀있음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목숨을 건 싸움을 계속하게 되며 그 모든 사건의 실체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됩니다.


제가 이틀 만에 다 읽게 만든 확실한 재미를 주는 오락 소설 있었습니다. 속도감과 몰입감은 웹 소설을 읽을 때와 같다고 할까요.. 보통 장르소설이 바닥을 다지면서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 마지막에 터트리는 전개로 어쩌면 자칫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 이 소설은 전혀 늘어지는 부분 없이 빠른 전개로 몰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캐릭터 방의강같은 경우 영화의 장혁은 과묵하고 전투력 만렙의 킬러로 나오지만 소설 속 방의강은 허당끼도 있고 겁도 많은 인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에게는 약간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전 오히려 소설 속 주인공이 더 마음에 들었고 그런 허당미나 유머스러움이 더 몰입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영화 같은 캐릭터였으면 먼가 심심했을 것 같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주말에 가볍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참고적으로 전 이 소설을 읽자마자 바로 나머지 시리즈를 다 구매했습니다.(아직 읽지 않은 건 뭐....)

놈이 다가올 때 난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놈이 의아한 표정으로 멈칫하다 내 손을 보고는 얼어붙었다.

놈은 내 손에 들려 있는 권총을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황당한 것은 놈뿐만이 아니었다.

내 주머니에 총이 들어 있었다는 걸 이제 깨달은 나도 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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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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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이 하지메의 의뢰로 이사와 우메코의 뒷조사를 하게 된다. 요즘 집안의 귀중품을 내다 팔고 있는 이유가 이상한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들의 의심에서 시작되었다. 우메코를 미행하던 중 옛 동창 아오누마 마쓰에와의 몸싸움에 엮이게 되고 부상을 입게 된다. 이 일로 하무라는 마쓰에와 우메코의 중재 역할을 맡게 된다. 마침 살던 집에서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하무라에게 마쓰에가 자신의 빌라에 무상으로 입주하라는 조건을 제시한다. 단 집안일을 도와주고 하무라의 직업을 살려 죽은 자신의 아들이 남기고 간 서적과 유품 처분 정리를 해달라는 조건이 붙는다. 마쓰에는 손자 아오누마 히로토와 살고 있는데 몇 달 전 교통사고로 아들 아오누마 미스타카는 죽고 같이 있던 히로토 역시 큰 부상으로 여전히 다리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그들 세명은 가족 아닌 가족이 되었고 다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물건 정리를 하기로 한 전날 의문의 화재사건이 나고 하무라는 간신히 목숨을 구했지만 그 화재로 인해 히로토는 사망하게 되고 마쓰에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사망하고 만다. 그 화재는 단순 사고처리로 마무리되는듯했지만 그 화재사건과 더불어 히로토와 그의 아버지 미스타카 역시 마약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를 경찰을 통해듣게 되고 하무라는 화재사건과 마약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기로 한다.


또다시 하무라 월드에 빠졌습니다. 전작 '조용한 무더위'를 읽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또 다른 신작이 나와 열심히 이어 읽을 수 있었습니다. 거의 한 달 동안 '조용한 무더위' 드라마 '하무라 아키라' 그리고 '녹슨 도르래'까지 하무라 월드에 빠져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저를 왜 그렇게 빠져들게 한 매력이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래도 하드보일드 특유의 감성과 허무함 그리고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까지... 무엇보다도 하무라 아키라의 매력...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전작 '조용한 무더위'가 단편집이었다면 이번 '녹슨 도르래'는 장편소설입니다. 과연 단편소설에서 보여줬던 강한 임팩트가 장편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궁금증이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반반의 성과였다고 봅니다. 시작 부분부터 화재가 나기 전까지의 내용은 평범한 일상 그 자체였습니다. 하무라가 평소에 겪어보지 못한 따뜻한 일상처럼 묘사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도우미로 불여 먹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제가 너무 세상의 때를 많이 묻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더불어 히로토와의 로맨스가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내용이 너무 평범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계속 간다면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화재사건이 벌어지는 중반부터 기대에 부응하듯 하무라의 활약이 펼쳐지면서 점점 작품의 재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건의 연결성이나 해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결말 역시 급 마무리하는듯한 인상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지루해짐을 느낄만한 부분도 곳곳에 들어있는데 장편으로 하다 보니 굳이 안 넣어도 되는 내용들(예를 들어 하무라가 살던 맨션 사람들 이야기..)을 줄였더라면 좀 더 스피디한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가벼운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다시 한번 '하무라 아키라'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선택한다. 선택한 끝에 일어난 일에 대해 혹자는 자신의 선택을 칭찬하고, 혹자는 후회한다. 그리고 다시 선택한다.

엘리베이터에 탔다. 무인 엘리베이터는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기압이 변해 귀 안쪽이 막혔다. 현실을 차단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마쓰에나 히로토와 함께 보낸 며칠간은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때로 인생에 찾아오는 멋진 순간....누군가와 무언가를 공유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을 그들은 내게 주었다. 그것이야말로 현실이고, 현재의 내 쪽이 환상처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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