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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되는 아이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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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방의강..와이프는 친구와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귀국할 동안 방의강에게 친구의 중학생 딸을 대신 봐주라고 명령합니다. (와이프에게는 꼼짝 못 하는 방의강) 하지만 방의강은 그 아이 자체가 귀찮은 존재...어떻게는 떨어져 있으려 하는데 자꾸만 그아이 주변으로 사건들이 생기면서 방의강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또 한 번 킬러로서의 본성을 드러내며 살육을 벌이게 됩니다.



현재까지 나온 방의강 시리즈 중 마지막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2022년 장혁 주연의 [더 킬러 - 죽어도 되는 아이]로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저는 영화 속 뭐 하나가 마음에 들어 꽂히면 그 하나 때문에 최애하는 영화가 되는데 [더 킬러]가 그런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 영화들은 시간 날 때 자주 보게 되는데 주식을 소재로 한 [작전]이나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으로 나온 [리트리머스], 콜린 파넬이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토탈리콜]이 그렇습니다. 좀 특이한 취향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영화쯤 몇 개 있다고 크게 문제 될 것 없으니까요...방진호작가의 [방의강 시리즈]는 요즘 들어 가장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국내 장르소설이었습니다. 근데 왜 3번째 작품인 [퍼스트 킬]을 건너뛰고 4번째 작품을 먼저 읽었냐면 [퍼스트 킬]은 일종의 프리퀄 작품으로 프로 킬러가 되는 과정의 이야기라고 하길래 우선 은퇴한 프로 킬러로서의 방의강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읽어도 될 것 같아 순서를 바꿔서 읽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로 나온 작품이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영화는 소설 원작에 굉장히 충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소설 속 대사들도 그대로 영화 속에 나오기도 하고요.. 물론 영화적 상황을 고려하여 바뀐 설정들도 꽤 있지만 상당히 충실하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 속 방의강과 소설 속 방의강의 캐릭터는 좀 갭이 있는데요.. 영화 속 방의강이 전투력 만렙의 끝판왕급이라면 소설 속 방의강은 뛰어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지만 운이나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고 다치기도 많이 다치는 그런 약간 허당끼있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어느 캐릭터가 좋은지는 두 작품을 다 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 방의강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건이 사건인지라 사이다 같은 전개가 필요하기에 그런 전개에는 영화 속 방의강같은 넘사벽캐릭터가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 영화를 먼저 보느냐 원작을 먼저 보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영화 시간이나 스토리상 짧게 넘어갔던 부분들이 소설에서는 자세히 나와있고 특히 여자아이와의 교감 같은 부분은 소설이 더 자세히 나와있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부분도 꽤 있습니다. 너무 영화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소설은 기존의 방의강 시리즈에 비해 작품 자체로도 완성도가 좋아졌다고 할까요 기존의 작품들이 오락적 요소(액션 같은 부분..)를 강조하였다면 [죽어도 되는 아이]같은 경우 오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스토리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작품이 B급 오락영화였다면 [죽어도 되는 아이]같은 경우 B급이지만 A급 같은 영화가 되었다고 할까요.. (예전에 성룡의 영화를 그렇게 평가한 평론가가 있었죠..) 하여튼 믿고 읽는 시리즈이며 기존에 나온 작품 외에 또 다른 방의강의 이야기를 계속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방의강 시리즈였으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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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코너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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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코너

장애물에 가려 진입할 때 앞쪽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코너를 지칭하는 레이싱 용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방의강은 외출하던 아내가 집 앞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한 부상으로 의식이 없는 아내.. 설상가상으로 괴한이 입원실에 침입하여 아내를 죽이려 하는 것을 저지하게 됩니다. 심지어 누군가 집안에 침입하여 CCTV 영상까지 훔쳐 가게 됩니다. 서서히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던 방의강에게 분노의 불을 붙이는 일이 생기는데 바로 아내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은퇴한 킬러 방의강...지금까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의뢰를 받고 일을 처리했다면 이제는 자기의 의지대로 아내의 사건을 처리하려 합니다. 피의 복수를....


전작 [유령 리스트] 이후 두 번째 방의강시리즈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읽는 속도가 느리고 집중력도 약해 한 권을 읽을 때 며칠이 걸리는데 이 책은 하루 만에 다 읽을 정도로 가독성 하나만은 정말 끝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도 스피디하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장르가 액션 스릴러다 보니 하드보일드한 화끈함도 있어 말 그래도 엔터테인먼트 소설 그 자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장르소설과 웹 소설의 적절한 믹스 작품으로 앞으로 미스터리 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는 소설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제 개인적인 의견을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소설은 아닙니다. 극의 전개 중 개연성과 연결성이 부족한 면이 있고 단순한 플롯 전개로 뒤의 일을 너무 쉽게 독자에게 간파당한다는 것입니다. 후반에 반전 아닌 반전이 있는데 그 부분도 좀 약한 부분도 있고 반전이 있을 거면 몇 번을 꼬아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방의강의 일 처리를 보라'라고 한다면 머리를 비우고 액션 영화 한편 본다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나름 만족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단 전작 [유령 리스트]보다 스케일이나 빌런들이 약하다는 것이 아쉽고 영화에서 너무 많이 본 그런 소재의 내용이라 전작을 읽었다면 먼가 밋밋함을 느낄 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의강의 유쾌함과 졸보 (킬러 캐릭터 중 겁이 이렇게 많은 킬러가 있었나 할 정도..) 그런데 전투력은 넘사벽인 캐릭터의 매력은 살아 있어 그를 보는 재미만으로도 읽을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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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리스트 방의강 시리즈
방진호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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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2년) 장혁 주연의 [더 킬러 - 죽어도 되는 아이]가 상영했었습니다. 은퇴한 전직 킬러가 와이프가 여행 간 사이 임시로 와이프 지인의 딸을 돌봐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납치가 되면서 그 아이를 되찾기 위한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 언뜻 보면 [존윅]이나 [아저씨] 느낌이 나는 그런 영화로 생각했는데 전개도 사이다급 진행에 주인공 장혁이 전투력 만렙의 킬러라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끝에 크레딧 올라갈 때 원작이 있다는 걸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그 원작 소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저는 한 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시리즈로 4권이나 나와있더군요. 그래서 좀 더 검색해 보니 읽어본 사람들은 재미있다는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그러니 더 궁금해지더군요. (저는 궁금하면 우선 사놓고 나중에 기억나면 읽는 이상한 성격이라..) 그래서 우선 첫 번째에 해당하는 [유령 리스트]를 구매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정말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 책은 이틀 만에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읽은 지 한참 지났는데 이제야 블로그에 올리는 부지런함(?)이란..)


소설의 주인공 방의강은 영화처럼 은퇴한 전직 킬러입니다. 결혼도 한 상태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데요 어느 날 전에 자신이 몸담고 있던 청부회사 사장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그의 아들이자 회사의 이인자이던 정치상 실장이 살해되었고 며느리는 실종 상태라는 것입니다. 사장은 아들의 유골을 택배로 받았고 택배를 보낸 사람은 회사에서 운영하던 유령 리스트 속의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유령 리스트란 살인청부회사에서 관리하던 명단으로 이미 죽은 사람을 살아있는 것으로 꾸며 회사에서 운영하던 리스트였습니다. 방의강은 내키지 않았지만 10억이라는 금액에 이일을 맡기로 합니다. 다시 뒷세계로 돌아간 방의강은 정실장의 죽음, 며느리의 실종 이 모든 것에는 유령 리스트와 얽혀있음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목숨을 건 싸움을 계속하게 되며 그 모든 사건의 실체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됩니다.


제가 이틀 만에 다 읽게 만든 확실한 재미를 주는 오락 소설 있었습니다. 속도감과 몰입감은 웹 소설을 읽을 때와 같다고 할까요.. 보통 장르소설이 바닥을 다지면서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 마지막에 터트리는 전개로 어쩌면 자칫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 이 소설은 전혀 늘어지는 부분 없이 빠른 전개로 몰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캐릭터 방의강같은 경우 영화의 장혁은 과묵하고 전투력 만렙의 킬러로 나오지만 소설 속 방의강은 허당끼도 있고 겁도 많은 인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에게는 약간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전 오히려 소설 속 주인공이 더 마음에 들었고 그런 허당미나 유머스러움이 더 몰입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영화 같은 캐릭터였으면 먼가 심심했을 것 같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주말에 가볍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참고적으로 전 이 소설을 읽자마자 바로 나머지 시리즈를 다 구매했습니다.(아직 읽지 않은 건 뭐....)

놈이 다가올 때 난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놈이 의아한 표정으로 멈칫하다 내 손을 보고는 얼어붙었다.

놈은 내 손에 들려 있는 권총을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황당한 것은 놈뿐만이 아니었다.

내 주머니에 총이 들어 있었다는 걸 이제 깨달은 나도 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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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아레나
후카미 레이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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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마리코의 별장에 모이는 친구들. 그들은 '미스터리 연구회'멤버들로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다. 별장 주인 마리코의 방을 찾은 사부로는 등에 칼이 꽂힌 채 죽어있는 마리코를 발견하게 되고 죽은 그녀가 남긴 S라는 글자를 보고 자신이 청혼한 사야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황급히 지운다. 그리고 멤버들을 부른 사부로. 멤버들은 마리코의 시신에 적잖이 놀라게 되고 그 와중에 멤버 중 한 명인 마루모가 탐정 역할을 자청하며 나서게 된다. 그리고 사부로가 마리코의 방으로 가는 것을 본 멤버가 있었고 자신들을 부른 시간차가 나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루모는 마리코를 살인한 범인으로 사부로를 의심하게 되고 그로 인해 마루모와 사부로가 서로 대립하게 된다. 폭우로 인해 별장과 마을로 통하는 다리도 끊기고 전화도 안 되는 상황에 그들은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날이 밝기를 기다리게 된다. 다음날 마루모와 사부로마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위에 내용은 <미스터리 아레나>라는 TV 쇼의 문제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일본에서<홍백가합전>이나 <가키노츠카이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시리즈>를 방영하면 올해도 다 가는구나 하고 일본 대중문화를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아는 방송들입니다. 이 소설 시간적 배경은 이 <홍백가합전>이 없어지고 그 자리를 이 <미스터리 아레나>가 차지한지 10년이나 지난 미래가 배경입니다. 참가자들은 문제를 읽고 자신만의 추리를 말하고 제일 처음 정답을 맞힌 사람이 모든 상금을 가지는 그런 쇼 프로입니다. 10년 동안 정답을 맞힌 우승자가 안 나와 당첨금은 누적되어 어느새 2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200억이 넘는 상금이 모이게 되어있는 상황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소설은 문제 챕터와 정답을 유출하는 참가자 챕터로 번갈아가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 쇼 프로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선 이 쇼 프로의 사회자의 말속에서 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프로가 단순히 게임이 아닌 정답을 못 맞춘 참가자는 죽음을 당한다는 내용을 대놓고 사회자의 잦은 말실수 속에 표현함으로써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누구나 이상함을 느끼게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문제의 답을 추리하는 참가자의 설명이 끝나면 이어지는 문제에서는 참가자의 말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창과 방패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읽다가 이런 내용이 자주 나오다 보니 이건 마치 정답을 못 맞추게 일부러 조작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읽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의심만이 커지면서 참가자의 추리가 중요하게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TV 쇼를 한다는 자체가 더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이런 프로를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TV 쇼와는 반대로 이 방송 관계자들이 살인자 집단인 건지...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이런 생각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순간 한순간에 모든 것이 풀리는 내용이 나오면서 방송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여기까지의 내용 전개로 본다면 흠을 잡을 수 없는 장르소설이었습니다.


영화로 따지면 후반 20분... 추리 문제의 해결과 실제쇼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단계에서 소설은 제대로 된 수습을 못하고 어영부영 결말을 짓고 맙니다. 이런 소설 같은 경우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반전이나 아니면 사이다같이 시원하게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런 것을 기대했건만 기대와는 다르게 어영부영 사건 해결.. 끝... 이런 식으로 끝이 납니다. 당연히 '뭐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는 거죠. 작가가 벌여놓은 건 많은데 아이디어가 바닥나서 그냥 뻔하게 해결책을 낸 건지.. 마감시간에 쫓겨 급하게 마무리 지은 것인지는... 다른 독자리뷰를 봐도 저랑 비슷하게 생각한 분들이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고충도 이해가 되는 게 추리 문제 구상해야 하고 각각의 참가자들의 추리들도 구상해야 하고 정말 생각할게 너무 많다 보니 마무리까지 갈 여력이 없었나 보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시간을 들여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데 끝이 너무 어이없게 끝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결말이 안 좋으면 그 작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저에게 있어 이 소설은 80%의 흥미와 20%의 어이없음과 실망으로 점철된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언제까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단단히 결심하고 행동에 나섰다.

만약 내가 무슨 행동에 나섰는지 들통나면 목숨마저 위험하겠지.

하지만 이미 각오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다.

신이여 부탁드립니다. 부디 일이 잘 풀리게 도와주소서. - P119

순문학과 비교하며 아직도 미스터리를 저급한 장르로 취급하는 자칭 ‘현학적‘인 놈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순문학은 가능성의 총체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성립해. 「덤불 속」은 물론 두말할 나위 없는 걸작이지만, 세상에는 그 작품을 모방한 셈인지 그다지 재미도 없는 가능성만 몇 가지 던져주고 나머지는 독자 여러분이 알아서 생각하라는 듯이 ‘도망‘치는 ‘순문학‘작품이 수두룩하게 많아. 오히려 마지막에 수습을 하지 않는 작품을 ‘열린 결말‘ 운운하며 높게 평가하여 현학 콤플렉스를 마구 드러내는 멍청이들도 있어.

하지만 미스터리는 거기에서 한 단계가 더 필요해. 가능성의 총체를 제시한다고 해서 미스터리 독자는 만족하지 않아. 그중에서 납득이 가면서도 의외성이 충분한 단 한 가지의 결말을 준비해야 하지. 한 가지 상황에는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의 싹이 무수하게 돋아 있는데, 매번 눈물을 머금고 그중에서 단 하나만을 ‘진실‘로 제시해야 하는 거야. - 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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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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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는 놀라운 초능력을 얻었다. 아주 짧은 상대방과의 접촉으로도 내가 상상하는 대로 상대를 살해할 수 있는 능력,,, 그래서 나는 킬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사람들에게서 '풍선인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런 귀찮은 일>에서는 내가 살고 있는 집주변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업가를 없애는 일을 하였고 의도치 않게 옆집으로 이사 온 린카이원이라는 자와 얽히는 문제를 해결했다. <십면매복>에서는 경찰과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는 브렌트스크기업의 CEO 프레이 스미스 박사를 제거했다. 거기서 거싱이 형사에게 잡힐뻔한 순간도 겪었지만.. <사랑에 목숨을 걸다>에서는 영화배우 출신의 딩제원으로부터 자신과 결혼한 궈칭옌이란 대부호의 딸 궈치란을 없애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나는 의뢰비로 딩제원의 몸을 요구한다. <마지막 파티>는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전전과 샤오바오는 우연한 기회에 옆집에 사는 사람이 킬러이고 어제 있었던 박물관 살해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전전과 샤오바오는 그가 '풍선인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를 조사해보기 한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오히려 옆집 사람에게 들키고 만다.


작가들 중 단편은 잘 쓰는데 장편을 잘 못쓰는 작가와 장편은 잘 쓰는데 단편은 못쓰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물론 두 가지를 다 잘하는 작가들도 많은데 찬호께이 작가도 단편과 장편 모두 다 잘 쓰는 작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작가를 처음 알리게 된 <13.67> 역시 각각이 연결성이 있지만 단편들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풍선인간>은 나라는 1인칭 시점으로 킬러 '풍선인간'을 주제로 4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단편들을 영화 장르로 구분해 봤는데요..<이런 귀찮은 일>은 단순한 소품집.. 드라마로 보면 인물 소개 정도 되는 파일럿 프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십면매복>은 액션 스릴러, <사랑에 목숨을 걸다>는 에로틱 스릴러, <마지막 파티>는 아동 모험 활극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각각의 색채가 다양하지만 대중소설로서의 재미는 보장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유머 코드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킬러의 이미지와는 다른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들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소심하고 어떻게 보면 나약하게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있으면 일본의 <데스노트>를 떠오르게 합니다. 아무래도 생각만으로 사람을 해친다는 설정 때문인 것 같은데요 소프트한 <데스노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4편의 단편들이 모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단편은 <십면매복>과 <마지막 파티>입니다. <십면매복>은 스피디한 전개로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빠져읽었고 특히 마지막 유머 코드도 좋았던 단편이었습니다. <마지막 파티>는 마지막 반전이 기가 막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반전을 읽다가 다시 되돌아가서 다시 읽게 되는..... 이런 설정을 만든 찬호께이에게 찬사를 보내는 단편이었습니다.


저는 작가 소개란에 있는 '찬호께이는 홍콩 중문대학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뒤 재미 삼아 타이완 추리작가협회 공모전에 참가'했다고 하는 부분을 읽고 화가 났습니다. 누구는 마음잡고 단편 하나 쓰고 싶어도 써지질 않는데 누구는 재미 삼아 글을 써서 이제는 어디에 내놔도 인정받는 작가가 되다니... 신은 만인을 사랑한 게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찬호께이의 반의반만이라도 나에게 재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그를 따라잡기 위해 그의 책들을 열심히 읽어보게 됩니다. 읽을 때마다 깊은 좌절만을 느끼지만 말입니다. (찬호께이작가는 제가 좋아하는 선망의 대상 중 한 명입니다. 오해없으시길...) 찬호께이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정말 장르소설이란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소설과는 뭔가 다른 좀 더 노골적인 엔터테인먼트 면이 더 강하다고 할까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재미있는 건 여타의 추리소설 작가들이 자신만의 페르소나처럼 대표하는 캐릭터 시리즈들이 있는데 찬호께이는 그런 캐릭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찬호께이를 대표하는 캐릭터 소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합니다. '풍선인간'으로한 연작 시리즈물도 계속 나오면 좋을듯한데 말이죠.... 끝으로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해서 찬호께이의 작품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나오는 데로 다 읽어줄 용의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저의 최근 작품은 실제 사회 이슈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실 순수하게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첫째, 살아 있는 생물이면 피부 접촉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목표물의 신체 일부분 혹은 내장기관에 공기를 불어넣거나 팽창하게 하거나 비트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명령 발동 시점을 늦추도록 지정할 수 있다.



셋째, 명령어를 입력한 뒤에는 목표 대상이 명령 발동 전에 사망하더라도 능력이 시체에서 똑같이 작용한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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