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변화를 먹고 살아라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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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실망스러웠다. 정말 이 책에서 저자도 이야기 하듯이 선입견을 갖고 이 책을 접근했기 때문일지는 모르겠다. 30대에 해야할 일들에 대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요는 30대에 변화를 먹고 살려면 책을 읽어라 였다. 사람의 부류를 피곤하니까 책을 읽는 사람과 피곤하니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부분에서부터 걷기 싫어하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작가의 주장은 공감할 수 없었다. 난 걷는 걸 싫어하지만, 책 읽는 건 좋하하므로.

그리고, 책을 한 주일에 한 권씩 낸다는 말은 실로 놀라웠다. 물론 저자는 평소에 글을 통해 일기를 쓰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저자가 정말 능력있는 작가라기 보다는 책이 좀 가볍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는 한 작품을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데... 물론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시간(독서시간)과 돈(책값)을 지불케 하려면 그만큼 투자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하고자 하는 사항이 고농축액 상태이어야지 흰멀건한 물상태로는 좀 곤란하지 않나 싶다.

가벼운 마음에 쭉 읽어 나갔다. 한 1시간이면 족히 읽을 책이다. 나의 30대도 이렇게 가벼운 마음에 살아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그렇지를 못하다. 책이 내가 살아가야할 30대에 직면할 모든 문제들의 해답을 풀어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참고서 정도는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CEO 100인에게 독서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정말 독서를 많이 했다. 시간이 날 때가 아닌 시간을 내어서. 심지어 안철수 사장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면 1년에 책 1권은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책의 내용이 너무 뻔한 이야기여서 일까? 부딪히기 직전에 피하면 배울 수 없다. 세상을 바꾸려면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구태연한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안다. 이렇게 단순하고 내 가까이에 있고 내가 알고 있는 사항들이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이 책을 대하는 내 태도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무엇. 경이롭고 획기적인 그 무엇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책이 그러하듯 읽어볼만 하다. 하나가 되었든 둘이 되었든 얻음이 있으니까. 나도 이젠 양이 아닌 질의 공부를 해보고 싶다. 양적이 아닌 질적인 어른의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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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 조광호의 그림과 글
조광호 지음 / 샘터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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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고 싶었다며 언니가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주었다. 보니 같은 책이 5권이나 꽂혀 있었다. 너무도 좋아 이만원씩이나 하는 책을 다섯권이나 샀단다.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려고. 난 그런 언니의 맘을 받은 것만으로도 기뻤다.

특이한 건 신부님이 그린 그림과 글로 엮여진 책이란 것과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의 얼굴이 그 주제이고, 그 얼굴을 사전 위에 그렸다는 것이다. 그림에 문외한인 난 그림을 이해하려고 애써 보았지만, 좀 어려웠다. 피카소의 추상적인 그림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보고 느껴지는 대로 느끼면 좋으련만 그림을 글에 맞춰 이해하려 하니 불만이 하나 둘 쌓였다. 그래서, 영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다. 하지만, 이 소중한 책을 그냥 책꽂이에 꽂을 수도 없고...

하여 난 내 머리 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얼굴 하나 이야기 하나씩을 읽어 나갔다. 지난 12월에 받은 책을 이제야 다 읽었다. 글은 왼쪽에 그림은 오른쪽에 있었기에 나의 시선은 오른쪽 보다는 왼쪽에 오래 머물렀다. 만약 왼쪽에 머물렀던 시간 만큼을 오른쪽에 두었다면 그림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정말 아는 만큼만 볼 수 있구나 새삼 느꼈다.
두 번째장의 해가 뜨면 아이들은 그를 아빠라 불렀다에서 신부님이 들려주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네 번째장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잠시 책의 여백에 시선을 잃고 생각에 잠기게끔 한다.

이 책은 정말 책장에 꽂아 두고 세월에 따라 음미해 가며 읽어야 할 책같다. 세월의 흔적과 함께 변해가는 내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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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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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그 무엇인가를 잃게된다. 그것이 사물일 때도 있고, 좋은 기회일 때도 있고, 사람일 때도 있다. 물론 그 중 가장 가슴 아픈 건 사람을 잃는 것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아픔이 크면 클수록 기억 속에서 쉽사리 잊혀지지가 않는다. 세포 하나 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아파 떨고 있는 듯...

피와 살을 함께 나눈 일란성 쌍둥이라면 더욱 그러하겠지? 얼마전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잃어버린 쌍둥이 동생을 찾는 프로를 본 적이 있다. 언니가 나와서 동생을 찾으며 걱정을 했다. 자신의 몸이 많이 아프다고 그래서 혹 동생이 아픈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정말 걱정대로 미국에서 살고 있던 동생은 똑 같은 곳이 아팠다.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일란성 쌍둥이인데 얼굴은 세월의 흔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두 쌍둥이는 몸이 아프고 안 좋은 일이 있을 적마다 서로를 걱정했었단다. 하긴, 꼭 쌍둥이가 아니어도 내안에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나 역시 확신한다.

이야기는 일란성 쌍둥이인 선명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잃음과 함께 선명이를 기억하는 사람들(부모님, 진명이, 미래..)의 잊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부모님은 시골로 내려감으로, 미래는 산악인이 되는 방식으로 선명이를 잊으려 한다.

자신의 그림자 같은 선명이를 잃은 진명이는 선명이를 잊기 위해 미친 듯이 달리고, 문제집을 풀지만, 그 어떤 식으로도 잊혀지지 않는다. 김정인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신던 운동화를 벗어 버리고 구두를 신는다. 그리고, 더 이상 달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단지 잊음에 대한 또 다른 방식으로의 전환이지 갈등의 해결은 아니었다. 김정인도 김동휘도 윤미래도 그 무엇도 갈등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것이 잃는다는 거겠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는 거.

아쉬운 건 김정인이나 김동휘라는 인물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나의 소망을 작가는 깨버렸다는 것이다. 대신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주어진 네번째 종을 찾아 삿뽀르로 간다. 하지마, 난 솔직히 속 시원히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가 않다. 어쩜 잃음. 특히나 죽음으로 인한 잃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해결이 될 수 없듯이 말이다.

장면 장면의 묘사는 내 마음을 아리게 할 정도로 놀라웠다. 하지만, 스토리상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다소 필연성이 결여된것 같아 아쉬었다. 하지만, 작가는 그 필연성을 의도적으로 결여시켜 독자에게 상상력이라는 독자들의 이야기상의 몫을 남겨 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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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어령 라이브러리 31
이어령 지음 / 문학사상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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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리뷰 제목이 의기 소침이냐 할지 모르겠다. 처음 이 책을 볼 때도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검색을 했을 때도 난 의기 소침해 졌다. 우선은 사고의 범위때문이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똑같은 세상을 살면서 사고의 깊이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조목조목 짚어가며 우리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를 비교해 나갈때 아하 그렇구나. 수긍할 수 있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건 참 나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같이 느껴졌다. 문제는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40년이 흐른 뒤 다시 같은 문제를 놓고 새로운 시작으로 이야기 할 때 난 또 아하 그렇구나 하며 수긍을 했다. 마치 내 지적 수준이 어린 아이 마냥 떠먹여 주는 밥만 낼름 낼름 받아먹는 정도인듯... 물론 그 모든 문제들을 100% 수긍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 문화에 지나치게 긍정적인 시각과 지나치게 비하적인 시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친구가 대충 책장을 넘겨보더니 한단 소리가 왜 우리 민족은 이렇게 한이 많은지 모르겠어. 하는 거였다. 그래서, 답하길 못살았으니까. 라고 답하자 친구왈 못산건 우리 민족만은 아니잖아. 유독 왜 우리 민족만이 이렇게 짙은 한이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이 의문점이 풀리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민족 문화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토록 의기 소침까지 할 사항이었느냐고? 히히... 리뷰를 달기 위해 검색하다 다른 사람이 올려 놓은 이책에 대한 서평을 읽게 되었다. 똑같은 책을 읽었는데 어찌 그리 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른지.

물론 같을 순 없을 것이다. 다른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내 짧은 지식과 사고에 좀 마음이 상했다. 어쨌거나 한 번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정답이 되었든 오답이 되었든지 간에 타인의 생각을 책으로 나마 읽고 나 스스로 생각해 본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가. 특히나 우리 민족 문화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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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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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입부는 별로 내 흥미를 이끌어 내지를 못했다.다소 지루했다. 하지만, 책장이 한 장 한 장 넘어 갈수록 난 스토리에 푹 빠져버렸다. 다음은? 그리고, 또 그 다음은? 추리소설이 주는 흥미를 충분히 발휘해 냈다. 로맨틱한 사랑에 다시 한 번 가슴이 찡해 왔다.
지하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에릭. 너무도 측은했다. 물론 난 에릭처럼 생긴 것이 괴물같지는 않지만, 세상 살아가면서 상처 받으며 나 역시 조금씩 조금씩 일그러졌다 생각한다.

그가 그의 흉함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썼듯이 나 역시 내 헛점을(그것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감추기 위해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외면하는 세상에 대하여 증오하듯이 나 역시 어느 일면에서는 아웃사이더로 그것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을... 다소 광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모습은 인간 어느 누구에게나 약간은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가 내는 깊고도 긴 신음소리! 그것 역시 시'갈대'에서 처럼 인간 내면의 흐느낌이지 않은가!

그의 극에 달하는 감정과 사고는 비정상적이긴 했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에릭이 11시를 기해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갈 땐 공포와 미움에 떨었고, 에릭이 페르시아인을 만나 크리스틴 다에에게 반지를 결혼 선물로 주었다 말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너무도 에릭이 불쌍했다. 마치 나의 짝사랑이라도 이루어 지지 않은 것처럼. 에릭의 광적인 사랑과는 달리 크리스틴 다에의 자작에 대한 이성적이고도 열정적인 사랑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 소설은 단지 그런 로맨틱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지배인들을 통한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활함을 함께 풍자한다. 두 지배인이 돈을 안전핀까지 꽂아가며 지키려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는 서로를 의심한다. 익살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좀 아쉬웠던 건 건축기법에 대해 좀 더 잘 설명을 했더라면, 혹은 내가 좀 더 이해를 잘 했더라면 이 소설을 읽는 묘기가 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만약 내가 파리에 가게 된다면 오페라 극장의 2층 5번 박스석에 꼭 한 번 가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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