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로맨스소설을 정신없이 읽어댔다. 그만큼 내가 우울하다는 얘기다. 난 우울할때 로맨스 소설을 본다. 답답한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며칠전 작업장이랑 살림집이 따로 있어서 이왕이면 살림집이 붙어있는 가게방을 얻어보면 어떨까 해서 찾다가 맘에 드는 곳이 있었는데 마침 엄마가 아시는 분이 주인인지라 엄마한테 살짝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었다. 결과는? 생선비릿내가 건물전체에 진동할까봐 싫다는 뜻을 비췄단다. 그러면서 엄마가 "냄새가 안나는 다른 일을 찾아보면 어떻겠냐고" 한마디 하신다. 무지 속상했다.
그날, 점심때쯤 친구가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전화가 왔다. 그 친구덕에 항상 평소에 못 먹어본 것들을 먹을 수 있기에 이번에도 무조건 오케이 하고 따라가서 "굴밥"을 얻어 먹었다. 그런데, 친구가 우리 생선장사하는 것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리고 한달 매상이 "50만원"정도 된다고 했더니 깜짝 놀란다. 그돈 가지고 4식구 생활이 되냐고 물으면서 이제라도 다른 일을 찾든지, 생선장사는 옆지기 혼자하게 하고, 나만이라도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얘기를 한다. 나 역시 맘 한구석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옆지기랑 일단 추석때까지 기다리기로 약속한 이상 그냥 묻어두고 있었던 부분인지라 친구얘기 들으면서 먹은 "굴밥"은 맛이 별로였다. 무지 유명하다는 곳이었는데....
게다가, 월요일에는 "홍이의 폭탄발언"까지 있었다.
그래서, 다시 근처 만화방을 찾았다. 그리고 열심히 읽어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씩씩하면서도 엉뚱한 여주인공이 좋았다. 남자 주인공도 냉정한 척 하면서 끌려가는 모습이 귀엽다. 1권을 무지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2권은? 지루했다. 그냥 1권으로 압축하지 2권까지 굳이 늘릴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끝까지 읽어 내려갔다.
<김치만두 다섯개>를 무지 재미있게 읽었는지라 "이지환"이란 이름에 그냥 선택했다. 나랑 영~ 코드가 안 맞는 책이다. 여주인공이 씩씩한 건 좋은데 그냥 와닿지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읽었다. 옆지기가 "재밌냐?" 하고 묻는다. "아니, 무지 재미없어" 대답하고는 그냥 읽는다.
이 책은 맘에 들었다.
씩씩하고 귀여운 여주인공도, 너무나 차가운 그러나 여주인공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남주인공도 좋았다.
지금 앞쪽 부분을 읽고있다. 역시 씩씩하고 엉뚱한 여주인공이 나온다. 일단, 여주인공은 나의 스타일이다. 계속 읽고 싶다. 그러면 알라딘 서재질을 못할텐데 걱정이다. 오늘은 홍이가 1시전에 오니까 내가 컴질을 할 시간이 별로 없다.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일단, 이번달(6월)은 오늘까지만 로맨스 소설을 읽을거다. 난 로맨스 소설을 읽기시작하면 정신이 멍~ 해지는 스타일이기에 조절이 필요함을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까지만이다. 오늘까지만' 하면서 나를 달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