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친정엄마가 만나는 장소는 "대중 목욕탕"이다. 나보다 스케줄이 더 바쁜 엄마를 만나려면 천성 비가 오는 날이어야 하는데, 엄마는 비가 오면 몸이 찌뿌둥 하시다면서  목욕탕에 가시는데 꼭 가시기 전에 전화를 하신다, "진우야! 나 목욕탕 갑쩌. 올꺼민 오고(오고 싶으면 오라)"라고. 오늘 같이 마술에 걸리지 않는 날이면 나도  "알아수다!"라고 대답을 하고는 목욕탕엘 간다.

엄마랑 나랑 목욕탕에서 지내는 시간은 3~4시간 정도다. 그 시간동안 따뜻한 욕탕에서 계속 수다를 떤다. ------ 중간중간에 먹는 '사우나 훈제계란 '과 '시원한 감식초'의 맛도 환상이다 ----

 며칠 못 만나는 동안 있었던 엄마 주변 친구분들 이야기와, 아직도 시집도 안 간 백수 동생이야기와 함께 요즘 읽고 있는 책의 내용도 꼬박꼬박 얘기해 주신다. 저번 목욕탕팅 때 우리엄마가 읽고 있던 책이 바로  <친정엄마>였다. 나에게 책에 나온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 주시면서도 연신 웃으시면서 이 책이 너무 재미있으셔서 벌써 2번째 읽고 계시단다. 그래서 나도 엄마가 다 읽으면 빌려 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곤 서로 잊어버리고 있다가 오늘 문득 어디선가 <친정엄마> 관련 광고를 보고를 다시 생각이 났다.

바로 전화해야 겠다. "엄마, 다음번 목욕탕에서 만날 땐 이 책 잊어불지 맙써!!"

일일노동을 하시지만 그 속에서 신앙생활도 열심히, 취미활동도 열심히, 게다가 틈틈히 책도 열심히 보시는 엄마의 생활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 나이가 되서 엄마처럼 활기차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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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2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어머니께서 참 멋지신 분이세요..그렇게 열심히 사시는 주위분들 보면 정말 나이들어서도 그렇게 늙어가고 싶거든요..고혜정의 친정엄마..이건 증보판이군요..전 전에걸로 읽었는데 보면서 웃다 울다 손뼉치다 그러게 되더라구요..울 엄마보는것 같기도 하고 날 보는것 같기도 하고..하하하..딸앞에선 밉단 소리가 나온 아이가 시어미 앞에선 정말 밉단 소린 못하고 "지금이 다가 아니네요.이런 애들이 크믄 이뻐요."하시는데 ...이 책 정말 맘에 들어요.꼭읽어보세요..그리고"백은하의 엄마 생각하면 왜 눈물이 나지?"도 읽어보시면 좋겠네요..두권 한꺼번에 읽고 한 삼일은 눈 퉁퉁 부어있었던 기억입니다..ㅋㅋ

홍수맘 2007-03-2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얘기를 들으니 더 읽고 싶어지는데요? 조만간 엄마와 목욕탕 팅을 해야겠습니다. ^ ^

치유 2007-03-2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좀전에 받았어요..정말 푸짐하고 안전하게 날아왔답니다..너무 감사드려요..룰루랄라..♬..글은 제가 볼일좀 더 본 다음에 올릴께요..^^&

마노아 2007-03-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녀가 꼭 친구같은 분위기에요. 정겨움이 글속에서 마구 느껴져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_<)

홍수맘 2007-03-2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기다릴께요. ^ ^.
마노아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2007-03-27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3-27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