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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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사전에는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당연히 디자인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실체이기 때문에, 목적과 의도를 선택하여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창조활동의 결과물, 그 실체가 곧 디자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학적 측면이나 사물의 외관은 디자이너들이 특히 많은 공을 들이는 분야지만, 단 하나의 정해진 답이 없다는 데 있다.

 

그리고 제품 디자인을 하는 저자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디자인 사고가 우리 앞에 놓은 삶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도와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최상의 방법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든 것처럼, 페라리가 잘 빠진 스포츠카를 만든 것처럼, 당신의 인생도 훌륭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이 어떤 사람이고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나이가 얼마인지는 전혀 상관없다. 이 책을 통해서 당신의 인생에서도 디자인 사고의 혜택을 확인하게 된다면, 당신 역시 잘 디자인된 인생을 찾게 될 테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아래 세 가지 항목에 대해, 저자는 시작부터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전공이 경력을 결정한다? 아니다. 전체 대학 졸업생의 75퍼센트는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다. 그렇다면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아니다. 참된 행복은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디자인하는 데서 나온다. 어쩌면 이미 너무 늦었다? 아니다. 좋아하는 인생을 디자인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이 책은 여섯 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이틀 밤에 걸쳐 진행한 스탠퍼드 디자인스쿨의인생 디자인세미나에서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수업에 몰입한 나머지, 강의가 끝난 후에도 떠나기를 거부했고 결국 강의실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이후 학생들의 끈질긴 요청 끝에 정식 강의로 개설되어, 지금까지 2천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대체 어떤 강의였길래 이런 놀라운 인기를 얻게 된 걸까.

"학생들이 대학 시절은 물론이고 졸업 후의 인생을 디자인하는 사악한 문제에 디자인 사고의 혁신적인 원칙들을 적용하도록 도움을 주는 과목을 가르칩니다."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내기 위해 디자인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인생을 디자인하려면 우선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디자이너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길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다섯 가지 사고방식은 호기심, 행동 지향성, 재구성, 인식, 극단적 협력이다. 이 사고방식으로 무장할 때 원하는 삶은 물론이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1.호기심을 가져라.

2.시도하라.

3.문제를 재구성하라.

4.인생 디자인이 과정임을 이해하라.

5.도움을 요청하라.

끝없는 호기심은 잘 디자인된 인생의 핵심이다. 행동 지향적인 사람은 무슨 일로도 수렁에 빠지지 않는다. 재구성은 관점이 변하는 것이고, 거의 모든 디자인 문제는 관점의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 인생 디자인이 과정임을 인식한다는 것은 좌절하거나 길을 잃지 않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극단적 협력은 인생 디자인 과정에서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어렵지 않다. 다섯 가지 사고 방식이 전부다. 이런 사고방식을 당신의 삶의 방식에 적극적으로 적용해볼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인생을 디자인하는 여러 단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행복 일기> 라는 항목이었다. 일상 활동들을 일기로 기록하는 건데, '깊이 관여하고 에너지가 샘솟는 때가 언제인지, 혹은 관여하고 에너지가 샘솟는 순간에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매일 작성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며칠에 한번은 일기를 작성하고, 그 훈련을 3주간 계속하게 되면 '관여시키고 에너지를 생성시켜준 활동과 그렇지 못한 활동을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건 꼭 시간을 내어서 직접 실행해보고 싶은 항목이었다.

 

 

 

인생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다. 그러니 먼저 향후 5년에 대한 각기 다른 세 가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2년은 너무 짧아서 미래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유발하고, 7년은 너무 길어서 그때쯤이면 상황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에 5년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기간을 예로 들면, 유년기, 미취학 연령기, 10대 초반,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청소년기로 이뤄진다.   

인생을 디자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여러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매력적이었다. 향후 5년에 대한 각기 다른 인생 경로를 상상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을 '오디세이 계획'이라 부른단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시나리오가 최소 세개는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고 말이다.

 

 

 

잘 디자인되고 균형 잡힌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하루를 네 조각의 파이처럼 생각해보자. 각 조각은 일, 건강, 가족과 친구, 놀이와 즐거움을 의미한다.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삶의 영역이 어디인지는 자신만이 알 것이다.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한 후회, 그 모든 것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옅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내 삶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건지, 대체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건지 의심이 드는 건 어느 위치에 있건 마찬가지일테니 말이다. 인생을 디자인하라. 삶을 디자인하라.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라. 그냥 말로 하긴 쉽다. 하지만 이들처럼 이렇게나 구체적이고, 상세하고, 실제로 해볼 수 있도록 문서화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만 고스란히 따라가더라도, 당신의 내일이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질 테니 말이다. 이 책은 특히  대학에 진학했지만 미래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 그리고 오랜 직장 생활에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매일 쳇바퀴 돌듯이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 당신의 삶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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