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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6 - 10개 구단에 대한 전문가 분석이 담긴 야구팬의 필수품 ㅣ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6
이효봉 외 지음 / 이덴슬리벨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나도 한때는 일년 내내 야구 시즌만을 손꼽아 기다린 적이 있다. 야구가 3월 시범 경기를 시작으로 무려 9월, 늦어지면 10월까지 대장정을 하니, 야구가 없는 계절이란 겨우 네 달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함께 하던 야구 경기를 막상 볼 수 없게 되면, 그 짧은 네 달이 마치 사 년이라도 되는 듯, 어서 빨리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되며 다시 야구를 볼 수 있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아무래도 야구라는 경기의 특성상, 마치 뉴스처럼 거의 매일 매일 경기가 있다 보니 습관이 되고, 그것이 중독이 되고, 그렇게 되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뭏튼 야구는 나의 활력소이자, 친구이자, 연인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과거형' 문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제 갓 16개월이 되는 아기 덕분인데, 모든 생활의 중심이 아기에게 맞추어져 있다 보니 야구는커녕, 웬만한 티비 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산지 어언, 2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으니 뭐. 하지만,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도 야구 태교를 했고, 벌써 아기와 함께 야구장 갈 날을 꿈꾸며 아기용 유니폼까지 맞춰 놓고 있으니, 곧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야구를 볼 수 있으리라 꿈꾸며... 곧 시작될 새로운 시즌을 이번에도 역시나 기대해본다.
나보다 더 야구 마니아에 거의 전문가 급 수치들을 줄줄 외우는 남편은, 내가 매년 챙겨보는 스카우팅 리포트에 별 관심이 없지만 (왜냐하면 여기 있는 정보들이란 그에겐 이미 새로울 것도 없는 것들이라;;;) 그럼에도 나는 꿋꿋하게 이 시리즈를 사 모으고 있는 중이다. 뭐랄까. 이 리포트가 일종의 야구 역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야구의 역사라는 것에는 나의 개인적인 시간들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스카우팅 리포트 2012년 버전을 펼치면 그 해에 활약을 펼친 주요 선수들과 팀의 모습 위로 당시 나와 내 남편의 추억이 함께 펼쳐지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매년, 야구 시즌이 시작하려고 할 때마다 꼭 챙겨본다.

올해는 특히나, 내가 응원하는 팀에게 중요한 해인데, 이유는 주요 선수들이 죄다 해외로 떠나버렸고, 그나마 남아 있던 주요 선수들도 이적이나 트레이드다 팀을 떠나서... 정말 빈약한 라인업이 되어 버렸다는 것. 그래서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우승후보였던 팀의 전력이 바닥으로 치닫고 말았다는 건데, 시범경기가 시작하고 이제 겨우 일주일이 조금 지났건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다던가... 비록 시범 경기 순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 팀이 꼴지를 하고 있다. 마음이 아파서 시범 경기를 보러 가려던 계획도 취소 해버리고 (사실 주말 경기에 입장료를 무려 만원이나 받는 것도 이유가 되긴 했지만.. ) 방송해주는 경기도 거의 보지 않고 있다. 뭐 보고 싶다고 내가 시간 맞춰 경기를 보고 앉아 있게 놔둘 16개월짜리 우리 아기도 아니지만 말이다. 암튼... 그러다 보니 어째 시즌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살짝 김이 빠져 버린 느낌마저 드는 2016년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증이랄까. 그런 게 남아서 마냥 모른 척 할 수만은 없는 게 야구라 오늘도 스카우팅 리포트를 뒤적이며 과거(그래 봤자 작년, 재작년이지만)의 영광을 추억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올해 달라지는 규정부터,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팀의 순위와 개인 타이틀 선수들, 그리고 10개 구단 400명의 선수들을 완벽히 분석한 내용들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어서 야구 정규 시즌이 개막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야구 팬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