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2004 6 7, <굿모닝 아메리카> 생방송 현장에서 댄 해리스는 불안 발작,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대타로 보조 앵커 석에 들어선 그는 뉴스를 보도하는 도중에 극심한 공포, 두려움을 느끼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는 걸 느낀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목소리가 쉬지 않고 투덜댔고, 결국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면서 틱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목격한 시청자는 무려 519천명이었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는 자신의 공황장애를 일으킨 모습이 전국적으로 방영된 뒤에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방송국에 첫 출근하던 스물여덟 살 이후로 인생의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려왔던 그 동안의 시간을 말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노이로제, 그리고 약물에 의존하려는 마음과 싸워가면서도 종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그가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어보고자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현재의 순간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순간을 일종의 장애물로 간주하고 살아갑니다. 다음 순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 말이지요. 그러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겁니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야기이다. 그는 가장 긍정적이고 가장 강력한 변화는 새롭게 각성된 의식 상태에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간디가 존경 받는 이유는 그 자신의 내면이 이미 평화로워진 상태에서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라는 그의 말은 극중 댄 해리스 처럼 나도 공감이 되는 대목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그는 서운하거나, 화가 나거나, 혹은 슬프거나 하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실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면 삶이 아주 단순해진다고. 댄 해리스는 톨레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중생활을 영위해온 목사와 엉뚱하고 괴짜 같은 자기계발 전문가, 그리고 한 무리의 과학자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거울을 볼 때마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히곤 했던 그의 노이로제, 불안 장애에 시달리고,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했던 그는 어느 날 '명상'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래도 난 명상 같은 건 하지 않을 거다' 에서 '한 번 해볼까? 까짓 거 한 번 해보자. 밑져야 본전 아닌가'로 바뀌어 명상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두 다리를 앞으로 뻗은 자세로 맨바닥에 앉아 등을 침대에 기대고, 휴대폰의 알람을 5분 뒤로 맞춰놓고, 눈을 감는다. '마시고. 내쉬고. 마시고. 내쉬고.'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 어느새 5분이 지나 알람이 울린다. 그는 이 체험을 명상에 대한 생각을 상당수 바꾸게 된다. 여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가치만은 인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자꾸만 달아나려는 마음을 붙들어 매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다음 날부터 매일 10분씩 명상 수련을 시작한다.

수련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삶에 일련의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에 보다 충실해진 것이 첫 번째 변화였다. 이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위층에서 곧 벌어지게 될 상황을 예상하면서 초조해하지 않았다.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 덕분이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내 자신에게 한결 관대해진 것이 두 번째 변화였다. 실수를 하고 난 뒤에도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다시 노력해서 바로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예전처럼 나 자신을 심하게 다그치지 않게 된 것이다. 분심이 들 때마다 자책하지 않고 다시 집중하는 훈련 덕분이었다.

결국 댄 해리스는 명상의 유익함을 입증하는 과학실험 결과들을 확인하고, 대기업 회장들과 유수한 과학자들을 비롯해 명상 수련을 통해 행복을 증진시키고 있는 각계의 인사들을 인터뷰한 끝에 자신 역시 명상가의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자신의 '머릿속 목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가부터 자기계발 전문가, 신경과학계와 정신문화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이 바로 명상이었던 것이다. 그는 명상을 통해 10%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우리도 100%의 행복을 욕심내지 않고, 10%의 행복을 이해한다면 그가 그랬던 것처럼 삶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6개월 정도 요가를 다녔었다. 체력도 많이 떨어져있었고, 바쁜 일상에 스트레스도 많아 지쳐있었던 나에게 요가 수업은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요가 수업은 항상 호흡으로 시작한다.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이었기에 아직까지도 요가 강사의 목소리, 호흡 방법, 단계 등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먼저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셔주고 편안하게 내쉬어준다. 그리고 주의를 좀더 자신 안으로 기울여준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자신의 의식이 바깥으로 뻗어있다면, 지금 이순간 여기있지 못하다면, 자신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하는 지금 순간으로 모든 것들이 연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호흡을 통해서 온전하게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요가 강사가 강조했었다. 그 호흡을 자신의 아름다운 몸과 연결하고, 함께하는 그 시간과 교감을 하고, 오로지 그 순간 여기에 있을 수 있도록.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두뇌는 잠시만 눈을 감고 있어도 온갖 상념들이 머릿속을 가만두지 않으니까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수업을 따라 하면서도 자꾸만 다른 생각이 끼어들었었다. 점심때 만날 친구들과의 모임, 저녁때 해야 할 일, 내일 진행될 일정, 더 나아가 다음 주에 준비해야 할 일들까지 온갖 걱정 거리들, 혹은 설레임들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머릿속을 잠식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그 호흡과 명상 속에서 그런 것들을 떨쳐버리고, 오로지 그 순간 그곳에 집중할 수 있는 걸 체험했었다. 그랬기에 이 책에서 댄 해리스가 명상 수련을 통해 얻게 된 행복에 관해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면, 댄 해리스의 솔직하고 흥미로운 여정을 따라가보자. 최소한 지금보다 10%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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