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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ㅣ윤고은
개인적으로 민음사에서 출간하는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에 관심이 많다. '달고 차가운'과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을 모두 읽어보았는데, 독특한 색깔의 감각있는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 세번째로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이 출간되었다.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 직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그녀가 이번에 향한 곳은 사막의 싱크홀 '무이'다. 재난과 여행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마치 현실에 발딛지 않고 떠 있는 환상 속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더욱 궁금하다.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공지영 작가의 등단 26주년, 그리고 '도가니'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감회가 새롭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고등어'를 읽었던 시기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물론 그만큼 나도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어버렸지만 말이다. 이번 작품은 신부 서품을 앞둔 베네딕도 수도회의 젊은 수사가 사랑에 빠지고, 같은 길을 가던 친구들의 갑작스런 사건을 겪는 이야기라고 한다. 한국전쟁의 한복판에서 일어났던 이방인 노수사들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순례기를 담았다고 하는데, 무조건 믿고 보는 몇 안되는 작가 중의 한 명이라 기대가 된다.
제3인류 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엄청난 상상력으로 유명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2년만의 신작이다. 웹에 연재되는 작품의 앞부분을 읽어보았는데, 시작부터 심상치않은 것이 아마도 올 가을 최대의 화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시간적 무대를 상대적 시점으로 선언하고, 현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첫 번째 인류가 아니라는 설정부터가 그가 아니면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장대한 스케일의 과학 소설이라는 홍보문구 없더라도, 이번에는 또 얼마나 기발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까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베르나르의 작품이라 이번 달의 필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10만 분의 1의 우연 |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에서는 오래 전부터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들을 출간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작품이 나오고 있어 추루판사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ㅋㅋ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은 이상하게도 미스터리인데, 읽다보면 그냥 문학 작품같은 느낌이 들때가 많다. 그리고 수십년전에 출간되었음에도 현대에 읽기에 전혀 촌스러움도 어설픈 트릭도 느껴지지가 않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작품은 한밤중의 속도로에서 일어난 6중 추돌사고로 사람들이 죽고, 마침 근방에 있던 사진가가 이 현장을 카메라에 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10만 분의 1의 우연'이 만든 셔터 찬스였다는 극찬을 받는 사진은 사실 6명이나 사망한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와 사진 사이에 벌어진 필연적인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스토리가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여름의 거짓말 | 주디 블런델
주드 왓슨이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 주디 블런델이 데뷔 이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을 내걸고 쓴 작품이라고 한다. 아마도 필명으로 발표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기에, 이제야 본명으로 쓴게 아닌가 싶어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이다. ‘현실적이고 냉철한 수사관의 역할을 순진하고 꿈 많은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라고 하는데, 미스터리물이면서도 열다섯 소녀가 주인공이라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