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이전의 자유 교유서가 어제의책
퀜틴 스키너 지음, 조승래 옮김 / 교유서가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이러한 자유론의 초기 경향을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내 생각에 그 이유는 그것이 오늘날의 자유주의적 헤게모니에 도전할 수 있는 소중한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자유를 좀더 민주적으로 이해하여 자유와 평등, 자유와 민주주의를 최근의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허용하는 것보다 더 밀접하게 한 묶음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7


교유서가의 '어제의 책' 시리즈는 절판된 비운의 책을 찾아 다시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기획으로 훌륭한 책들을 다시 독자들 곁으로 데려와 주었다. 이번에 나온 것은 지성사학계의 거장 퀜틴 스키너의 고전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이다. 오랫동안 절판되어 독자들의 재출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책이기도 하다. 


자유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지금, 다시 읽어볼 기회가 생겨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이번에 재출간된 버전은 역자인 조승래 교수의 서문과 해설 <노예의 자유를 넘어서>와 보론 <로크의 자유론>을 추가한 버전이기 때문에 책의 본문 내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7세기 중반 혁명기의 잉글랜드 왕정의 비판자들이 동료 시민들의 자유를 보존하고 고양하려고 했을 때, 그들이 말했던 자유는 자유주의적 자유가 아니었다. 자유는 단지 강제적 간섭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지배와 종속의 배경이 되는 조건에 의해서도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퀜틴 스키너는 이러한 자유론의 초기 경향을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오늘날의 자유주의적 헤게모니에 도전할 수 있는 소중한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가 주장한 것처럼, 근대에 들어와 서양에서는 이러한 첫번째 입장은 기꺼이 받아들이면서도 두번째 입장은 대체로 접어두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데에는 명백하게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그것이 선택의 문제였지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려 하였다. 우리의 선택은 과연 옳은 것이었는가? 내가 발굴한 신로마적 자유를 반추하면서 독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기를 바란다.               p.155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비롯해서 19세기의 자유론이다. 하지만 이 책은 17세기 잉글랜드 혁명을 전후로 한 잉글랜드 지식인들의 자유에 대한 담론을 분석한다. 저자는 신로마적 이론이 처음 어떤 지적, 정치적 맥락 안에서 형성되었는지를 알아보고, 그 이론 자체의 구조와 전제들을 탐구한다. 그는 '자유'에 대해서 개인이든 국가든 자율적 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다른 사람의 의지나 권력에 귀속되지 않은 상태, 즉 종속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오늘날에는 '자유'를 단순히 물리적, 강압적 제약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두 가지 자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가 1997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했던 강연에서 시작되었던 책이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여전히 시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자유주의적 자유 개념 이전에 존재했던 공화주의적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책을 읽으며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