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 한 줄 코드로 재밌게 읽고 평생 기억하는
서경석 지음, 염명훈 감수 / 창비교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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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대개 시험을 보기 위해 한국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왕-업적'으로만 짝을 지어 외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성과 뒤에는 기획 단계부터 중간 과정, 최종 결과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신하와 수많은 실무진들이 있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대의 사람들은 왕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현실이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중요한 역할을 한 신하만이라도 함께 알아 가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p.42~43


방송인 서경석이 한국사 이야기꾼이 되어 돌아왔다. 한국어교원 2급 자격 취득, 공인중개사 합격,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만점 등 자타공인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그는 그는 십여 년 전부터 사람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재밌게 소개해 주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 결실로 만들어진 이 책은 재미있게 읽고 평생 기억할 수 있는 한국사 이야기를 보여준다. 특유의 입담이 글 속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되어 선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길고 방대한 한국사를 술술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다. 유쾌한 만화, 다양한 사진과 연표 자료도 곳곳에 배치되어 이해를 도와준다. 


무엇보다 수많은 한국사 책들 중에서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한 줄 코드’를 통해 각각의 시대별 주요 사건과 인물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동예의 무천, 책화, 단궁, 과하마, 반어피의 앞 글자를 사용해 '동무랑 책 들고 단과반에 간다'로, 흑창, 역분전, 사성제도, 사심관제도, 기인제도, 결혼정책, 훈요십조라는 왕건의 업적을 '왕건의 흑역사는 사기 결훈이다'로, 순서대로 만들어진 반일 단체들 보안회, 헌정연구회, 대한자강회, 신민회를 '보정해! 자신있게!'로 외우는 식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요약하는 이 '한 줄 코드'는 한국사를 한 번 읽고 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국사를 다루는 책을 꽤 많이 읽어 봤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머리에 들어오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잘 정리된 노트를 빌려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한국사에 관심있는 성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숙종' 하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장희빈의 남자로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워낙 자주 나오니까요. 숙종은 왕비가 셋이나 있었지만 왕비를 통한 후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궁들 사이에서 나온 아들이 후대 왕들이 되지요... 적장자가 없는 궁 안에서 왕실 여인들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라니, 이 얼마나 좋은 이야깃거리입니까?! 그렇다 보니 미디어에서 숙종의 이미지는 이 여자 저 여자에게 '휘둘리며' 줏대 없이 살아가는 갈대 군주의 모습인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실상 숙종은 이름에 엄숙할 숙자를 쓸 만큼 상당히 카리스마있게 권위를 '휘두른' 왕이었습니다.                p.173~174


학창시절에는 역사와 한국사를 참 재미없게 배웠었다. 연도별로 일어난 사건을 외우고,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외우는 식으로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그저 암기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지루했던 과목이 바로 역사였고, 당연히 성인이 되어서도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그런데 그 재미없었던 역사가 조금씩 재미있어 지려고 하는 중이다. 역사가 그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드라마처럼, 소설처럼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였던 역사를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는 서사로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도 이런 책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자는 한 방송에서 학창 시절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을, “왜적이 쳐들어왔는데, 이러고 있(일오구이)을 수 없다.”라고 기억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실 내용을 모두 외우기에는 한국사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특별한 암기법이 있다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사의 주요 사건 연도를 쉽게 기억하는 방법을 이런 식으로 정리해두기도 했다. 1차 개헌 연도인 1952년은 "오이? 국회 의원들이 날 안 좋아해?"라고, 2차 개헌 연도인 1954년은 "글쎄, 5는 세우고 4는 버리는 거라니까!",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난 1961년은 "그냥 읽어도 61.5.16, 거꾸로 읽어도 61.5.16", 그리고 6차 개헌 연도인 1969년은 "삼육구, 삼육구! 3선 개헌은! 6차 개헌이고! 1969년!"이라고 외울 수 있다. 저자가 갖가지 재치와 센스를 발휘해 만든 이러한 내용들은 이 책에 꽤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으니 기억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간 중간 시대별 주요 사건들을 정리한 핵심 요약 정리도 역시나 잘 외워지도록, 한 방에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도록 도식화되어 있어 좋았다. 현직 역사 교사의 감수를 받아 정확성과 전문성도 놓치지 않았으니, 한국사를 제대로 마스터하고 싶었던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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