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노후 독립 - 나이 드는 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오종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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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대수명이 길어질수록 우리 인생에 추가로 주어지는 시간이 많아진다. 70세까지 산다면 61만 3,200시간이 주어지지만, 100세까지 산다면 87만 6,000시간이 주어진다. 따라서 26만 2,800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후반기 인생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시간을 돈 모으는 데 쓸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지식이나 기술을 터득하는 데 쓸 것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 건강을 돌보거나 휴가를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p.109~110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100세 시대는 분명 과학과 의학의 진보가 가져다 준 선물이지만 오래 사는 것이 모두에게 축복은 아니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긴 노후가 재앙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60세에 퇴직한다 해도 40년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경제력과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시간은 오히려 고통이 될 수 있다. 저출산과 고실업으로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풍요롭게 나이 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전 통계청장이자 노후설계 전문가인 오종남 교수는 이 책에서 자녀나 국가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현명한 노후설계 방법을 제안한다. 자식과 나라에 기대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위한 11가지 전략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철학부터 소비 습관, 건강, 인간관계, 배우자와의 유대까지 꼼꼼하게 짚어준다. 저자는 공부하고, 일하고, 활동하며, 변화하는 시대를 받아들이는 능동적 노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데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고, 노후 대비는 모든 방면을 고려한 입체적인 준비가 필수라고 말이다. 노화와 노쇠는 다르다며, 노년기에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70대에 들어서면 다양항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데, 70대는 건강한 100세 인생을 위한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식습관 조절과 운동 등을 통해 잘 관리해나가야 하는 시기이다. 단순히 오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누구든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노년의 시간 역시 그렇다. 다만 클라인의 시각에서 보면 사람이 늙지는 않고 계속 젊게만 산다는 게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노인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기에 가장 적합한 단계에 있다. 젊은 시절과는 다르다. 젊었을 때는 대부분 바쁘게 일하느라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와 같은 철학적 화두에 매달릴 겨를이 없다. 노년에 들어 노익장의 삶이냐, 아니면 철학자처럼 느긋한 삶이냐를 놓고 고민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각자의 성향과 건강 상태, 경제적 상황 등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삶을 꾸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208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늙음'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은퇴를 하고 유동적인 경계 지대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엇갈리고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변화의 시간을 잘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지만, 노년기는 한참 일할 때와는 다른 고민과 심신의 변화가 찾아오게 마련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억력이 감퇴하고,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병에 잘 걸리게 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 몸의 시스템은 40대 이후로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하던데, 이는 50대, 60대가 되어가면서 점점 더 가속화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종종 하지만, 그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좀더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에너지 넘치게 삶을 대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할까. 어떻게 슬기롭게, 노후를 대비할 수 있을까. 


노년은 잘 무장해야 진입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아니라 친숙하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시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에도 '노년이 인생의 절정일 수도 있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면 어떨까. 이 책은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 자극과 조언을 받으며 귾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읽다 보면 마음가짐을 서서히 달라지게 만들어 준다는 느낌이다. 이는 더 늦기 전에 나이 듦에 대한 태도와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보다 능동적인 노후를 위한 대비로서 와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 듦의 철학과 태도부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노후 생활에 유리하게 접목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가올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준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언젠가 준비해야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노후 대비를 지금부터 차그차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늙어가도 마음은 늙지 않도록, 누구든 자신의 노년을 떠올릴 때 걱정이나 불안이 아닌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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