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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영향력 - 10세에서 25세까지, 젊은 세대를 변화시키는 동기부여의 새로운 과학
데이비드 예거 지음, 이은경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사람들은 강요자와 보호자 마인드셋에 기댈까? 이러한 차선의 리더십 유형은 타당한 두려움과 걱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강요자 유형은 미성숙하고 반항적인 청소년들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청소년들에게는 책임과 규율,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뛰어난 인재가 되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어른들은 생각한다 '나는 청소년들이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다그칠 수도 있고 그냥 방치할 수도 있어.' 애초에 이런 가정에서 시작한다면 강요자들이 스스로 청소년들과 사회에 최선인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p.102
사춘기부터 사회초년생에 이르는 젊은 세대와 바람직하게 상호작용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조언을 들려주는 <어른의 영향력>을 어크로스의 600P 클럽으로 읽었다. 600페이지의 두툼한 분량이지만 리딩 가이드를 통해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책 속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미션과 필사를 하며 차곡차곡 따라가다보면 가뿐하게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할 수 있다. 가끔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아이가 이상 행동을 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 알고 보면 부모의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사춘기 청소년들 대부분은 어른의 조언을 꼰대질로만 치부하고, 부모와 선생님 말은 지독하게 안 듣고 반항을 일삼는데, 그 또한 그들의 마음을 너무 모르는 어른들의 문제였다면 어떨까.
이 책에서 심리학자 데이비드 예거는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들의 피드백이 실패하는 이유가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신경생물학적 무능 모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어른들이 청소년의 뇌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신경생물학적 요구를 정확히 이해해 동기와 행동을 유도하고, 그들에게 현명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멘토 마인드셋’을 제안한다. 멘토 마인드셋이란 젊은 세대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런 높은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지원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높은 기준을 유지하면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막을 수 있으며,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진지하게 대하고 그들이 유능하다는 평판을 얻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지위와 존중을 얻을 길을 열어준다. 저자는 '강요자', '보호자', '멘토' 마인드셋이라는 것을 각각 나누어 설명하며,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떤 역사를 거쳐 왔으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비교해서 알려 준다.
중요한 것은 '흥미'가 아니라 '의미'입니다." 버거가 말했다. 그는 교육과정 설계자들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단기적 흥미와 장기적 만족 지연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버거의 관점에서 보면 둘 다 썩 적절하지 않다. "우리 사회는 흔히 '지금 공부해서 나중에 좋은 일자리를 얻어'라고 말합니다. 매년 미국 학생 5000만 명에서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다리라고 말하는 거죠." 버거는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와 사회적 평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를 성취할 기술을 학습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지금 당장'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p.322
전설적인 NBA 코치인 칩 엥겔랜드는 선수가 훈련 중에 슛을 실패했을 때 "틀렸어, 멈춰, 이렇게 해!"라고 소리 지르지 않는다. 대신 "어떤 느낌이었어?"라고 묻고 대답을 기다린다. 서지오 에스트라다는 학생이 물리 문제를 풀다가 틀렸을 때 "힘을 곱하는 걸 깜빡해서 이 문제를 틀린 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이 답을 구했는지 말해볼래?"라고 물으며, 학생의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적 문제해결을 시작한다. 스테프 오카모토는 낮은 평가를 받을 듯한 직원에게 "당신은 전부 잘못하고 있어요"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어디에서 막혔고, 지금까지 뭘 시도해봤는지 알려줄래요?"라고 물으며 곤란한 문제를 해결해준다. 그렇게 NBA 코치는 자존심 강하지만 실수가 많은 스타 선수의 슈팅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고등학교 교사는 매년 90% 이상의 학생들을 대학 수준의 물리 시험에 합격시켰으며, 관리자는 지옥 같은 회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지시'보다 '질문'이 멘토 마인드셋을 실천하는 핵심을 이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데이비드 예거는 이 책에서 멘토 마인드셋이 학습 의욕 결여, 해로운 식습관, 학교폭력 등 청소년의 행동 문제를 줄인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 보인다. 그리고 멘토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청소년의 삶에 영향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고 드라마틱하게 서술한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효과적이고 배우기 쉬운 실천법을 수록했다. 부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치고는 꽤나 많은 분량인데,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 저자가 사용하는 개입법과 워크북에서 뽑은 것이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각 장의 내용에 맞춰 질문에 답을 하면서 따라가다보면 멘토 마인드셋을 현실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신경과학, 심리학 연구와 실험의 최신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다, 누구나 배우기 쉬운 효과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어 대단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들의 피드백은 왜 항상 실패하는지 궁금했다면, 청소년기 뇌에 대한 오해와 통념을 깨는 동기부여의 새로운 과학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