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는 유전자 - 너와 내가 생겨난 40억 년의 진화 이야기
애덤 러더포드 지음, 안주현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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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Where are you really from?’이다. 당신은 정말 어디에서 왔나요? 라는 말은 단순히 어디 출신이냐는 뜻도 되겠지만, 더 멀게는 우리 인류의 기원에 관한 문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짜 어디에서 왔을까? 


대부분 알고 있듯이 우주의 시작은 138억 년 전의 빅뱅에서부터 이다. 그리고 45억 년 전 지구가 형성되고, 초기 생명체가 등장하며, 첫 인류가 탄생하기까지의 생명의 기원은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하다. '진화론'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한 느낌부터 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여기,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유전자와 진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영국의 과학자인 애덤 러더퍼드는 인기 과학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의 연구와 업적에 대해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놀라운 성과'라며 극찬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청소년은 위한 진화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진화와 유전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고정 관념과 차별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 집단 사이의 차이를 우리가 어떻게 오해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어떤 나쁜 결과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의 제목인 ‘Where are you really from?’이라는 말은 유럽이나 미국에 사는 유색 인종들이 자주 듣는 질문이라고 한다. 백인과 유색 인종의 사회적인 위치와 차이를 규정짓는 편견이 담긴 질문이었던 것이다. 




애덤 러더퍼드는 사실 피부색과 머리 모양 등의 신체적 특징으로 인종을 구별하는 것은 전혀 과학적인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피부색은 우리의 능력이나 행동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하기 수십만 년 전부터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아프리카 인류도 다양한 피부 색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은 아주 작은 부분일 뿐, 모든 인간은 99퍼센트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그러니 인종적 구분이나 차별은 '과학적 인종주의' 시대에 던져버려야 할 사회적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과학적 접근으로 편견에 맞설 수 있다니, 뭔가 속이 시원하면서도 신선했다. 이 책의 국내 번역본 제목이 괜히 '편견없는 유전자'로 지어진 것이 아니었던 거다. 원제와는 다른 제목이지만, 참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와 지구의 탄생, 생명의 탄생, 선사 시대의 진화, 영장류와 털복숭이 인류의 등장, 그리고 약 50만 년 전 아프리카에 나타난 인류의 모습까지 인류의 선사 시대 기원을 살펴본 뒤에는 인류의 역사적 기원으로 넘어간다. 이 부분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전학이 등장하는데, 너무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다, 흥미로운 사례와 질문, 간단한 그림들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각 챕터마다 코믹한 여섯 컷 만화를 통해 주요 내용을 정리해주는데, 덕분에 지루할 틈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주요 용어들을 별도로 정리해두었다. 


진화와 유전자라는 어려울 수도 있는 개념을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해당 주제에 관심있는 성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인류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혹은 진화와 유전자에 관해 쉽게 풀어쓴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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