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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요괴 2 : 조마구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반려 요괴 2
김영주 지음, 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 요괴'라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면서도 귀여웠던 작품, 반려요괴 그 두번째 이야기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주인공이 반려 요괴를 돌보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것이 주요 서사인데, 1권에서는 주희가 화단 할아버지 대신 수레지기가 되면서 끝이 났었다. 반려 요괴 수레지기는 수레 안에 사는 요괴들을 돌보고 원하는 요괴와 만나게 하는 임무를 하게 된다.
2권에서는 주희가 본격적으로 요괴들을 돌보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괴 방을 청소하고, 식성에 맞게 먹이도 채우고, 간지러운 곳도 긁어 주고, 상처 난 곳에 약도 발라주고, 떼쓰는 요괴들을 달래주기도 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요괴의 반려를 찾아주는 일을 맡게 된다. 과연 주희는 첫 번째 과제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귀여운 강지처럼 생긴 조마구는 자신의 반려 인간을 찾아 달라고 주희에게 부탁한다. 조마구는 자신의 반려로 화가 많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화를 잘 안 내는 남자애를 찾아 달라고 말한다. 착하고 순한 아이라고 알려졌어야 하고, 나이는 열살, 엄마랑 둘이서 살면 좋겠고, 물건을 집어 던지면 더 좋고, 먹는 걸 좋아해야 한다는 등등 조건이 너무 많았다. 조마구의 말을 들으면서 주희는 생각한다. 저런 조건에 딱 들어맞는 아이를 찾으려면 천 년은 걸릴 것 같다고 말이다.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온 주희는 친구인 해진이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같은 반 친구인 동구를 발견한다. 귀여운 남자가 이상형인 해진이가 두어 달 전부터 관심을 가진 아인데, 한 달 전에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엄마랑 둘이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연히 화장실에 갔다가 주희는 동구가 혼자 화를 내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조마구에게 데려가보기로 한다.

동구를 요괴의 길로 데려가 조마구를 보여주는 주희는 마음에 든다면 조마구를 데려가 함께 살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작고 귀여운 데다 첫눈에 시선을 확 끄는 조마구가 마음에 들었던 동구는 조마구를 집에 데려가기로 한다. 주희는 동구에게 '만약 네가 저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다면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야.'라며 주의 사항에 대해 알려주지만, 동구는 조그맣고 순하고 약해 보이는 조마구에게 당할 만큼 자신은 약하지 않다고 생각해 무시한다. 과연 조마구가 찾던 반려 인간이 동구가 맞을까?
귀여고 사랑스럽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조마구는 설화 속에서 형제의 어머니를 해치는 것으로 나오는 존재이다. 혹시 전설처럼 조마구가 동구의 엄마를 잡아먹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요괴는 인간의 화를 먹고 자라서,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마구는 더 이상 품에 쏙 안길 만큼 작지 않았고, 동구에게 엄마의 앞치마를 하고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 대체 동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반려 요괴’ 시리즈는 우리 설화 속 인물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 색다른 재미 요소인데, 이번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소문을 가진 조마구가 등장해 요괴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극에 몰입감을 더해준다.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를 돕고, 도움을 받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 동물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반려'의 의미란 무엇인지, 반려가 된다는 것에는 어떤 책임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옛이야기와 현대 이야기를 색다르게 조합해 요괴와 인간이 서로의 반려가 되는 따뜻한 판타지 동화가 탄생했다. 100% 어린이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답게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려 깊은 동화이기도 하다. 엉뚱하고 매력 넘치는 요괴들과 함께 환상적인 반려 요괴들의 세계를 만나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