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려 요괴 1 : 천잠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반려 요괴 1
김영주 지음, 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6/pimg_7694311454444647.jpeg)
주희는 못하는 게 없고, 인기도 많은 쌍둥이 언니 세희에 비해 부끄럼이 많고, 소심한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춤추는 걸 싫어하면서도 언니랑 친구들과 같이 놀고 깊어서 좋아하는 척하며 따라가느라 힘겹다. 그날도 쓰레기 담당이라 조금 늦게 교실에 돌아왔더니 언니랑 친구들이 자신만 빼고 가버려서 서운해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을 따라 잡기 위해 샛길로 향하다 주희네 아파트 터줏대감인 화단 할아버지를 만난다.
길을 잃어버린 주희는 화단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대로 길을 가다 요괴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코끼리만 한 고양이 두 마리를 보고 놀란 것도 잠시, 신기할 정도로 모든 것이 조그만 여자아이인 꼬마와 함께 수상한 오두막으로 간다. 그곳에는 별처럼 많은 반려 요괴들이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꼭 하나를 데려 가야 한다는 거였다. 주희는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을까.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6/pimg_7694311454444649.jpeg)
꼭 강아지 같기도 하고 고양이 같기도 한 나무 말부터 형형색색 보석처럼 등딱지가 반짝이는, 동전처럼 작은 거북이, 도깨비불, 커다란 지렁이, 이제 곧 용이 될 거라는 뱀, 물고기 꼬리를 가진 인어, 하얀 콩과 검은콩으로 만든 병사 등 기괴하고 아름다운 요괴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어떤 요괴도 주희의 마음에 쏘옥 들지는 않아 고민이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보고 결정해야지 싶은 마음으로 들어선 다음 방에서 검은 천을 씌운 새장이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검은 천을 벗기자 새장 안에는 작은 알이 있었다. 짚으로 만든 새 둥지에 놓인 파란 알을 보는 순간 주희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지만, 주희는 그 파란 알이 그냥 좋았다.
그렇게 은빛 새장 속 파란 알을 반려 요괴로 맞이하게 된 주희는 집으로 돌아와 파란 알이 든 새장을 자신의 방에 소중히 두고 보살피기 시작한다. 언니나 엄마에게 알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알을 쓰다듬어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낸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6/pimg_7694311454444650.jpeg)
이 작품은 100% 어린이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 요괴'라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면서도 귀여운 작품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주인공이 반려 요괴를 돌보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이 이야기는 '반려'의 의미란 무엇인지, 반려가 된다는 것에는 어떤 책임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주희는 알을 쓰다듬으며 손안의 온기가 마치 자신을 위로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에 주희는 알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기 시작한다. 사실은 춤추는 거 안 좋아하는데, 친구들이 좋아하니까 자신도 좋아하는 척 했다고. 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춤이 안 되는 것이 고민이라고. 자신이 춤을 안 좋아한다고 말하면 친구들이 안 놀아 줄 것 같다고 말이다. 춤추는 것보다 꽃밭 가꾸는 게 더 좋다고 말해도 애들이 나랑 친구 해 줄까, 가 고민이었던 주희에게 파란 알은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금이 가더니 새하얀 누에를 보여준다. 작고 귀여운 누에가 점차 자라나서, 주희와 마음이 잘 맞는 반려 요괴가 되어줄까?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6/pimg_7694311454444651.jpeg)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를 돕고, 도움을 받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 동물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주희가 처음으로 자신의 반려 요괴를 선택할 때 꼬마는 이렇게 말한다. "한 생명을 데려가는 거잖아. 생명을 맡는데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 알고 있냐고." 물론 주희는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반려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주희와 비슷할 것이다. 단순히 예쁘고, 귀여워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지, 하나의 생명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한다. 이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이 서로의 '반려'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극중 반려 요괴는 반려 인간의 마음을 들으면서 자란다. 덕분에 주희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 없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꽤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반려 요괴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가며 주희는 마음에 위안을 얻게 되고, 점차 자신감을 얻어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옛이야기와 현대 이야기를 색다르게 조합해 아주 사랑스러운 판타지 동화가 탄생했다. 앞으로 주희가 반려 요괴 수레지기로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도 매우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