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과학 2 - 과학에서 출발해 철학으로 나아가는 1분 드라마 1분 과학 2
이재범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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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우리 정신이 시간 여행을 하는 것과 같지요."

기억 속에 있는 경험과 추억을 떠올릴 때 우리는 마치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그때의 향기, 소리, 촉감을 기억하며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과거로 우리의 정신이 시간 여행을 한다면 어떨까?            p.74~75


여름의 불청객 모기가 생태계에 꼭 필요한 존재라면? 현대인들의 정신 질환이라고 여겨지는 우울증이 수십만 년 전에도 있었다면?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시대가 온다면?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우리의 호기심을 해결해주는 책이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동물은 바로 인간이라는 점을 진화의 과정을 통해 설명해주고, 겨드랑이에 털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화학적인 이론을 통해 알려 준다. 사라지지 않는 과학계의 거짓말을 리스트로 정리해 보여주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한다. 그야말로 과학이라는 창을 통해 일상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유튜브의 과학 채널 ‘1분 과학’을 운영 중인 과학 크리에이터 이재범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힐에서 공부하던 때 우울증을 앓다가 처방받은 항우울제로 상태가 곧 호전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 후 과학의 경이로움에 푹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에 대한 에피소드가 이번에 나온 2권에 수록되어 있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약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엄청난 충격이었던 것이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가 된 기분이 들었고, 어쩌면 그동안 자신이 가상의 세계에서 살았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알약 하나로 바로 행복해지는 경험이라니 그럴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가상의 세계와 진짜 세상에 대한 사유가 그를 과학의 세상으로 이끌었다니 그또한 놀라운 일이었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의 세계를 만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기름 없이 전기로 500km를 달리며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전을 하고 주차까지 하는 자동차를 상상하지 못했다. 기술의 발전은 멈출 줄 모르고 인간이 만든 기계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 로봇들 중 하나는 언젠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시점을 싱귤래리티, 혹은 '특이점'이라고 말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날이 온다는 것을 의심하는 과학자는 별로 없다.                 p.148~149


구독자 90만 명의 유튜브 교양 과학 채널 ‘1분 과학’의 두 번째 책이 다. 누적 조회 수 9000만 회를 돌파하며 '과알못'도 빠져들게 만드는 꿀잼 과학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1분 과학의 대표 에피소드를 만화로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시리즈이다.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과학 이야기라는 점과 요점만 콕콕 찝어서 만화로 보여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1권에서 커피, 고양이, SNS 같은 생활 속 주제부터 유전자, 시간, 진화 등 무게 있는 주제까지 다양한 과학 이야기를 들려 주었었다면, 2권에서는 모기, 우울증, 사랑에 관한 이론부터 인공지능, 신, 가상의 세계에 관한 철학까지 다루며 시의성 있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이번 2권에서는 특히나 미래를 다루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로봇들에 대해서, 증강현실과 종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종교를 증강현실 게임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상당히 새로웠는데, 각 종교별로 지켜야 하는 규칙과 최종 목표, 그리고 종교를 믿는 이들에게만 보이는 존재와 믿음에 대한 부분은 진짜 설득력이 있어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1분 과학 채널은 '과학 채널을 가장한 철학 채널이 아니냐’는 말이 많을 정도로 과학 이야기의 범주를 넘어선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과학과 철학을 이렇게 함께 읽어 낼수도 있구나 감탄하게 되었다. 게다가 최신 과학 이론을 굉장히 단순화시켜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과학 공부의 문턱을 낮추고 싶거나, 과학이라는 분야를 폭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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