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시즈닝의 예술
제임스 스트로브리지 지음, 정연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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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잘 구운 스테이크에 흩뿌린 햇빛에 반짝이는 흰색 소금 플레이크. 버터 향을 풍기는 으깬 감자에 가미한 실크처럼 고운 훈제 해염. 손끝에서 우아하게 떨어져 그릴에 구운 아스파라거스에 올라앉은 무작위한 형태의 완벽한 가니시. 한 꼬집 넣을 때마다 식재료의 맛은 달라지고 우리가 먹는 방식도 변화한다. 나는 소금이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기를 바란다.         p.7


최근에 지인에게 선물을 받았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너무 예쁜 소금 세트였는데, 함초, 블루베리, 복분자 천일염이 각각 보라, 핑크, 베이지 컬러로 맛보기도 전에 눈이 즐거웠다. 요즘에는 소금도 이렇게 예쁘게 나오는구나 싶었다가 생각해보니, 언젠가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가 소금이 종류별로 플레이팅 되어 나왔던 게 기억이 났다. 좋은 고기의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소금을 찍느냐에 따라서 그 풍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소금은 요리를 완성할 수도, 망칠 수도 있다. 그 어떤 다른 재료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풍미를 변화시키거나 맛을 향상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책은 셰프이자 TV 진행자, 포토그래퍼인 제임스 스트로브릿지가 소금에 대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정리한 것이다. 그는 이 책이 '내 모든 소금 마법 주문 모음집'이라고 말한다. 제대로 된 손만 만나면 소금은 요리의 연금술이 되어준다고 말이다. 수년간 소금을 깊이 탐구해 온 셰프로서 소금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소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나에게 있어서 레몬 소금절임이란 마치 병에 담긴 햇살과 같다. 복합적인 풍미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해산물 요리에서 바비큐 치킨, 맛있는 타불리와 멋진 리소토에 이르기까지 내 요리를 많이 향상시켜 준다. 내 레몬 소금절임 레시피는 훈제 해염과 장미 꽃잎, 카디멈을 가미해서 정원 안개 속을 떠도는 자욱한 바비큐 연기와 향기로운 향신료, 활짝 핀 꽃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여름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이다.             p.92


모든 소금은 해수를 이용해서 바로 생산하거나 수백만 년간 엄청난 지각 압력으로 지하에서 압축 및 건조된, 오랫동안 잊힌 바다에서 형성된 암염 퇴적물에서 만들어 낸다. 소금은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천일염, 자염, 암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암염'이라는 것이 히말라야 핑크 소금처럼 지하에서 덩어리로 채취한 다음 분쇄해서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 책은 소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방법부터 시작해 소금의 역사와 다양한 맛과 풍미, 다양한 종류와 소금 간을 하는 방법과 계량법 등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려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내 소금 공예 기술'이라는 세 번째 파트였다. 건식 염지, 습식 염지, 젖산 발효, 소금판, 소금 크러스트 구이, 가향 소금, 훈제 소금, 베이킹 등 소금을 재해석해 새로운 소금을 만들고, 다양한 조리 방법을 통해 요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레시피까지 담겨 있다.


소고기 육포 만드는 법에 갓 갈아낸 커피를 섞는다거나, 브런치를 완성시키는 달걀 노른자 염지하는 법, 요리에 복합적인 풍미를 더해주는 레몬 소금절임 만드는 법, 너무 간단하지만 훌륭한 당근 피클인 골든 크라우트,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리는 토마토 마늘 샐러드 등 새로운 레시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인 제임스 스트로브릿지는 자칭 소금광이다. 콘월 남동부의 해안 근처에 살기로 결정한 것 또한 바다에서 나오는 소금이라는 가장 중요한 식재료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는 깨끗한 바닷물을 퍼다 몇 시간이고 끓여 직접 소금을 만들어 보고, 집 주변 소금 장인이 어디 사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할 정도로 소금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 나트륨 수치가 낮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소금이 점점 식단에서 제외되고 있기도 한다. 하지만 정제하지 않은 형태의 천일염이 함유한 미네랄은 맛과 풍미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정제된 식탁용 소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위해 소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자, 소금이 주방에서 펼치는 마법의 세계를 경험해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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