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의 좌표를 내리그은 최초의 이정표,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문학 읽기의 새로운 길을 연 현대의고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미국 출간 43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제인 오스틴에서 에밀리 디킨슨까지, 존 밀턴에서 월트 휘트먼까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영미 여성 문학사! 너무너무 기대된다! ‘다락방의 미친 독자’ 라는 귀여운 이름의 서포터즈로 한 달 동안 이 책을 만나 보게 되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듯, 여성 작가는 당황스러운 이중의 속박에 갇혀 있었다. 여성 문인은 자신이 '단지 여자'일 뿐임을 인정하거나 '남자만큼 훌륭하다'고 저항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 같은 불안감을 조장하는 선택에 직면한 여자들이 문학작품을 창조하자 그들의 작품에는 제한된 선택에 대한 강박적 관심뿐 아니라 예외 없이 강박적 감금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나타난다.        p.169

 

이 책의 출발점은 두 저자가 대학에서 함께 가르친 여성문학 수업이었다. 영문학과 교수로 그들은 제인 오스틴과 샬럿 브론테부터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에 이르는 여성들의 작품을 읽으며, 작품들이 지리적 역사적 심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주제와 이미지가 일관적이라는 데 놀랐다고 한다. 실제로 극단적으로 다른 장르에 속하는 여성 문학을 연구할 때도 여성문학의 고유한 전통이라 할 법한 것을 발견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19세기 여성문학을 정밀하게 연구했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1주차에는 1부, 230페이지까지 읽었다. 1부에서는 글을 쓰고 읽고 생각하는 일이란 본래 남성의 활동이라고 생각해왔던 부권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아가 그러한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여성을 ‘천사’와 ‘괴물’이라는 극단적인 이미지 안에 가두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이러한 이미지가 여성의 현실적인 삶뿐만 아니라, 여성이 펜을 들게 된 것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메리 셸리는 브론테가 전복시키려고 애썼던 밀턴의 여성 혐오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녀 또한 추방당한 사람의 의지가 내포하는 위험한 잠재력을 이해하고 있었다. 메리 셸리의 잃어버린 이브는 괴물이 되었고, '그' 또한 사회 구조에 파괴적이었다. 19세기 후반에 다른 여성 작가들도 밀턴의 악령과 싸우면서, 이브의 억누를 수 없는 의지를 말살하겠다고 위협했던 가부장제와 그에 대한 여성들의 대응 수단이었던 마녀 같은 분노를 검토했다.         p.552

 

2주차에는 2부와 3부, 554페이지까지 읽었다. 2부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3부에서는 밀턴의 악령에서 시작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당대에 통속 소설로 마크 트웨인을 비롯한 남성 작가들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D.H. 로런스는 오스틴에 대해 '매우 불쾌하고 형편없고 인색하고 속물적이라는 의미에서 영국적'이라고 말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제인 오스틴은 '자신이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에 대한 불편함, 특히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부여한 협소한 위치에 대한 불만, 성적 착취의 경제학'에 대해 끈질기게 보여주었다. 3부에 접어들면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여자를 기껏해야 남에게 봉사하는 이차적 존재, 아이를 낳거나 아담의 사려 깊은 안내에 따라 나뭇가지를 다듬는 참회하는 이브로 여겼던 밀턴의 악령이 여성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3주차에 만나게 될 4부에서는 샬럿 브론테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분석해 볼 예정이라, 서둘러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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