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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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지고, 실제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게 주의할수록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정찰병 관점으로 사고하면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쉬운 질문에 답할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병원에서 그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까? 여기서 손절매해야 할까, 지금 매도하면 너무 일찍 처분하는 건 아닐까? 관계가 나아질 수 있을까? 배우자가 자녀 계획에 대한 생각을 바꿀 확률은 얼마일까?         p.32

 

인간은 대부분 자신의 결함과 실수를 합리화할 때가 많다. 일, 관계, 생활, 정치를 비롯한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상황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을 겪어도 각자가 기억하는 것이 다른 이유는 각자 주관적인 시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가장 큰 배경이 된다. 합리적 사고 전문가이자 젊은 사상가로 촉망받는 줄리아 갈렙은 이러한 태도를 가리켜 '전투병 관점'이라고 부른다. 진지를 사수해야 하는 전투병처럼 자신의 신념을 방어하고 요새화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할까.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스카우트 마인드셋(정찰병 관점)'이다. 이는 전투지의 지형을 살펴 지도를 만드는 정찰병(scout)같이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정찰병처럼 상황을 직시해야 주용한 순간에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TED 강연 '왜 우리는 틀렸을 때조차 옳다고 생각하는가'로 750만이 넘는 조회를 기록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내 안의 편견이나 맹목적인 확신, 지나친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세상을 명확히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실을 중요시하는 정찰병 관점이 어떻게 판단력과 성공으로 직결되는지 찰스 다윈, 알프레드 드레퓌스, 제프 베이조스, 필립 테틀록, 사울 펄무터 등 수많은 실증 사례와 인지과학 연구결과, 각계각층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터무니없는 꿈'을 품은 사람에 관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러나 그는 단념하지 않았다. 의심하는 이들이 틀렸음을 가슴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되지 않는다. 친구들이 그가 십중팔구 실패할 것이라 얘기할 때 머스크는 이렇게 답했다. "그래, 나도 동의해. 우리는 실패할 것 같아." ... 머스크 스스로 성공에 대한 기대치를 그토록 낮게 봤다는 사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사람들은 보통 성공 확률이 높아야 어떤 일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찰병은 '이 일은 성공할 거야'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라 '이 일은 가치 있는 베팅이야'라고 생각할 때 의욕을 느낀다.        p.159~160

 

일론 머스크가 항공우주 회사를 세우기로 했을 때 다들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머스크는 페이팔을 매각해 1억 8,000만 달러를 손에 넣었고, 그 거금을 이후 스페이스 X로 알려질 회사에 대부분 베팅했다. 친구들은 실패할 거라며, 페이팔로 번 돈을 전부 잃고 말 거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 머스크 조차 자신의 투자가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사업이 성공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그는 왜 시도한 것일까. 머스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떤 일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설령 실패할 게 뻔히 보여도 말이다. 머스크가 보는 성공 확률은 대략 10%, 실패 확률은 90%였다. 그는 사업의 성공 여부보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 베팅을 했다. 이는 '가치 있는 베팅'이라는 개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준다. 확실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더라도, 베팅에서 얻는 기댓값이 긍정적이라면 결국에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선택으로 인해 삶이 더 나아질지, 나빠질지 방향을 달리 하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근거에 기반을 둔 서사를 구성하고 이를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한 사람의 진실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례함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해석 외에 다른 합리적 해석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려면 정찰병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투병 관점에서의 우리와 정찰병 관점에서의 비교 사례들이 대단히 흥미진진했다. 우리의 무의식중에 벌어지는 선택의 과정과 인간이 왜 합리적으로 비합리적인 존재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것들에서 벗어나 다른 시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기기만을 멈추고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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