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웅진 세계그림책 212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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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코끼리 어니스트는 엄마와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매일 코끼리들은 걷고 먹고 마시고 자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이런 일들 말고도 다른 세상이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정글은 너처럼 작은 꼬맹이가 갈 곳이 아니라는 엄마의 말에도 불구하고, 어니스트는 몰래 정글로 들어간다. 알록달록한 색깔, 눈부신 빛,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로 가득한 정글 속은 멋졌다. 처음 보는 풍경에 반한 어니스트는 깊고 깊은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어 버리고 만다. 어니스트는 무사히 길을 찾아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책은 앤서니 브라운이 40년 전 작가 지망생 시절 처음 구상했던 아기 코끼리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노년의 거장도 한 때는 그림책 작가를 꿈꾸던 지망생 시절이 있었다. 20대 후반의 앤서니 브라운은 축하 카드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였다. 그는 그림책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코끼리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한다. 앤서니 브라운이 처음으로 쓰고 그린 <코끼리>는 당시에는 책으로 출간되지 못했지만, 40년이 훌쩍 지난 뒤 이렇게 그림책으로 완성이 된 것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코끼리에게 정글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다. 게다가 만나는 동물들은 모두 어니스트에게 관심이 없다. 고릴라도, 사자도, 하마도, 악어도 성가시게 굴지 말라며 외면한다. 길은 찾을 수가 없고, 아무도 안 도와주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어니스트는 무섭고, 슬프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너는 반드시 길을 찾을 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타자에게 관심 없는 무시한 동물들을 지나 어니스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누구일까. 작은 친절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구원하는 단 하나의 희망이자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법 같은 책이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책장에 꼭 한 권쯤은 있을 법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그는 어린이책 작가에게 최고의 영예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과 두 번의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은 그림책의 거장이자, 출간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의 작품들은 언제나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매우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그림책을 잘 모르는 누가 보더라도 앤서니 브라운 그림이라고 알아볼 수밖에 없는 그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는 작가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번 신작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에 등장하는 동물들 역시 그림만 보더라도 앤서니 브라운이구나 싶을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팬이라면 비슷한 풍경과 동물들을 만나서 반가울 것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그가 아주 오래 전에 구상했던 이야기라서 과거와 현재, 에너지와 원숙한 표현력이 공존하고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살다 보면 누구나 길을 잃어 버린 듯한 느낌과 마주할 때가 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이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을 때, 이 책을 만나 보자. 당신에게도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결코 희망을 잃어 버리면 안 된다고 말해줄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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