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 고생대부터 현대까지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마루야마 다카시 지음, 사토 마사노리 외 그림, 허영은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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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처음에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존재였다. 하지만 산소를 뿜어내서 바닷속에 산화철을 쌓고, 하늘에 오존층을 만들기도 하면서 나의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다! 심지어 종류가 점점 늘어나더니 마침내 눈에 보일 만큼 커졌다. '아, 나는 얘네들과 함께 살아가겠구나...' 고생대에 접어들고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던 때, 이 녀석들이 서로 쫓고 쫓기며 잡아먹기 시작했다! 한쪽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을 하고, 다른 한쪽은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자신을 지키는 무한 반복의 생존 경쟁이 시작되었다.    p.22~23

 

이 책은 일본에서 8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멸종 동물 도감으로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의 후속 작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고생대부터 현대까지 멸종한 동물들을 시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멸종한 동물 50종, 멸종하는 줄 알았는데 멸종하지 않은 생물과 이유가 있어서 번성한 생물 18종, 그렇게 68종의 생물들이 자신의 사연을 직접 이야기한다. 멸종과 진화를 다루고 있는 책들은 기존에도 있어 왔지만, 각 동물들이 직접 자신의 멸종 사유를 들려주는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진행되는 책은 처음이라 굉장히 신선했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아이들이 이 책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구나 싶었다.

 

 

몸이 둥글둥글해서 멸종한 코틸로린쿠스, 허물벗기가 번거로워서 멸종한 마조타이로스, 오줌을 너무 많이 싸서 멸종한 파솔라수쿠스, 걸음이 느려서 멸종한 헤노두스, 등딱지가 없어서 멸종한 오돈토켈리스, 강해보이는데 약해서 멸종한 아르케론, 몸이 너무 길어서 멸종한 바실로사우루스, 소금에 중독되어서 멸종한 프로콥토돈, 숨어서 기다리다가 멸종한 틸라콜레오 등등... 내용만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황당하다가 웃기기도 한 흥미진진한 멸종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사람이 손을 대면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탈바꿈되었다. 당연히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던 생물들은 갑자기 터전을 빼앗긴 셈이 되었고, 점점 멸종으로 내몰렸다. 의아한 점은 멸종하는 생물을 보고 가장 크게 소란을 떠는 것이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 정말이지 이상한 생물이다. 하지만 어떤 생물이든 언젠가는 멸종한다. 사람은 환경을 바꾼 대가로 자기 무덤을 판 꼴로 멸종하게 될지도 모른다.    p.112~!13

 

지구에 생명이 태어난 뒤로 약 40억 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지구에 태어난 셀 수 없을 정도로 만은 생물 중에 99.9%가 멸종했다. 멸종의 가장 큰 이유는 환경 변화인데,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쪽은 진화해서 살아남게 되고, 옛 환경에 적응한 쪽은 멸종하게 되는 것이다. 시대순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멸종과 진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진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들과 각 동물들의 말투가 사연의 내용과는 별개로 귀엽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사실 각각의 페이지 안에는 중요한 기본 정보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동물마다 멸종 시기, 분류, 크기, 서식지, 먹이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고, 서식 연대를 표와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으며, 동물의 생태나 멸종 이유에 대한 해설도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멸종 동물 대형 포스터가 들어 있는데, 앞면에는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멸종 동물이 총출동되어 있고, 뒷면에는 난이도 상의 생존 체험 미로 찾기가 수록되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앞으로도 지구의 역사가 계속되는 수십억 년 동안 멸종과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인간들에 의해 바뀐 환경 때문에 지금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도 있으니, 이런 책을 읽으면서 진화와 멸종에 대해, 지구상의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에는 사람이 멸종시키거나 멸종 직전까지 내몰린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어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흥미로운 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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