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평점 :
페이스북은 SNS라는 서비스를 개방의 관점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공유 요소가 있다. 바로 플랫폼의 구조와 설계, 그리고 접근성에 대한 개방이다. 구글은 검색엔진이라는 핵심도구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검색엔진의 핵심원칙은 공유하지만 그 전부를 공개하지 않는다. 반면에 페이스북은 플랫폼의 모든 구조와 설계 그리고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회원들의 소셜그래프를 공개한다. p.51
플랫폼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을 의미한다. 비지니스에서 플랫폼이란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자리를 마련해서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이고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무료로 문자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이 서비스는 현재 카카오톡 유저를 기반으로 쇼핑, 택시, 배달 등 다양한 플랫폼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이라는 단어의 발상지는 미국이다.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들 모두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했으니 말이다. 플랫폼의 시작이 미국이라면, 현재 그 플랫폼을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는 개방된 지식 플랫폼으로서 구글이나 공유된 미디어로서의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없다. 대신 하루에 10억 개의 주문을 처리하는 타오바오와 10억 명의 생활을 책임지는 위챗이 존재하고, 메이투안은 하루에 수천만 개의 주문을 처리하고 도우인(틱톡)에는 수억 개의 동영상이 올라온다. 현실적이면서도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모두의 관심이 모여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중국인들의 삶을 해결하고 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성립되고 경쟁하고 성장하는 과정들을 소개한다.
중국에는 어떤 콘텐츠 플랫폼이 있을까? 먼저 답을 이야기하면 정답은 '없다'이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콘텐츠 플랫폼은 아직 중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미디어에 대한 중앙정부의 우려에 기인할 것이다. 중국은 아직 자신의 생각을 대중들에게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미디어가 없는 나라다. 물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도 있고 위챗이나 게시판을 통해 자유롭게 (?)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있지만, 동영상이라는 매체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p.282
이 책의 저자는 2000년대 중반 국내를 강타했던 실명 기반 SNS 싸이월드에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플랫폼 기억의 서막을 함께 했었다. 이후에도 국내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들을 이끌어왔고, 실패한 플랫폼과 성공한 플랫폼을 비교 분석해 대학에서 오랜 기간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전작인 <플랫폼의 생각법>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장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이 그려나갈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중국 플랫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플랫폼의 정석을 보여주는 '알리바바', 중국 게임산업의 지배자인 '텐센트'가 제공하는 각종 메신저,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검색 플랫폼 '바이두', 중국 승차공유 시장의 지배자인 '디디추싱',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 등 현재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의 플랫폼들이 모두 등장한다. 그들의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 미국 플랫폼과의 차별점들을 파헤치며 플랫폼 기업들의 향후 미래도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플랫폼의 나라이고, 그들은 매일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나타나고, 서비스로 제공되던 영역들이 모두 플랫폼으로 대체되고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들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중국이 어떻게 플랫폼 초강대국이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소비, 기술, 문화 등 전체 생태계를 움직이는 중국의 플랫폼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