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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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기억은 쉽게 가동된다. 매일 똑같은 결정을 내릴 때 습관 기억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우리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 준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일관된 전체로 묶는 과정을 '덩이 짓기'라고 부른다...습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힘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저 특정한 상황이 닥치면 정해진 반응이 튀어나온다. 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치켜들지 않고도 일이 처리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도 똑같은 방식으로 형성된다.    p.86~87

 

아마도 사람들이 가장 의욕에 불타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고, 연초에는 새해의 계획을 세우며 올해는 좀 달라진 자신을 상상하게 마련이니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당신에게 매우 유용한 조언을 안겨 준다. 30여 년간 인간 행동의 근원을 연구한 웬디 우드는 금세 고갈되어 사라질 의지력 대신 주변 상황의 조건을 살짝 바꿔 저절로 목표를 달성하는 ‘습관 과학’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뇌 과학과 심리학을 접목해 습관의 형성 원리와 작동 방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노력과 투지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몰아붙이는 세상 속에서, 거꾸로 상황에 집중해 애쓰지 않고도 자동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검증된 습관 설계 법칙이 있다면 어떨까. 30여 년간 인간 행동의 근원을 탐구해 온 저자가 수천 건의 실험과 수십만 명의 피험자로 밝혀낸 대답은 매우 흥미롭다.

 

가장 흔한 습관은 샤워, 이 닦기, 옷 입기, 취침, 기상 등이다. 이러한 일상적 행동의 88퍼센트는 의식적 자아의 개입 없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일과 관련된 행동 중에는 55퍼센트가, 격한 신체 활동에서는 44퍼센트가, 휴식과 관련한 행동에서는 48퍼센트가 습관이다. 여러 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저자가 밝혀낸 사실은, 우리 삶에서 습관에 지배되는 행동의 비율은 개인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퍼센트를 넘는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에서 습관이 관여하는 영역이 이토록 크다는 점에서 깜짝 놀라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무려 43퍼센트나 되는 행동이 습관적으로, 의식적 자아의 개입 없이 수행된다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어떤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을 좀 더 체계적인 습관으로 재창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마음만 먹으면 삶의 43퍼센트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57퍼센트 영역도 습관이라는 시스템으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습관이 설계되는 원리는 명백하다. 특별한 계획이나 심사숙고 없이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지속할 때 습관은 형성된다. 상황에 통제권을 넘겨주면 행동(반응)은 신호에 자동으로 반응하게 된다.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마찰력을 적절히 배치하고 제거하면 좋은 습관은 촉진되고 나쁜 습관은 억제된다. 결국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제시간에 일을 끝마치고, 가족에게 스스럼없이 마음을 표현한다. 이것이 방치된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습관 설계의 법칙이다.    p.233

 

당신이 만약, 매주 3회 이상 헬스장에 가는 행동을 시작하고, 저녁으로 치킨 대신 고구마와 샐러드를 먹는 행동을 시작했다고 치자. 중요한 것은 시작이 아니라 그것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가 더 이상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지 않을 때까지이다. 바로 그때 습관이 형성되며, 1년 뒤 우리는 달라진 자신의 몸을 보고 흡족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그러한 마법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시작된다. 단,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와 기억 시스템에 습관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반복은 습관을 낳고 우리의 제2의 천성이 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삶이 자동조종 모드로 운전을 시작할 때까지 대체 몇 번이나 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하는 걸까. 저자는 인내심이 부족한 독자들이 궁금해할 그 '횟수'나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런던대학교 학생 96명에게 40달러씩 주고 3개월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어떤 행동이 자동화됐다고 느낄 때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6일'이었다. 즉, 새로운 행동을 두 달 조금 넘게 반복하면 습관이 형성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다. 저자의 말처럼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불안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삶은 금세 헝클어지게 마련이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다가올 미래를 앞서 고민하지 말고 '지금'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습관'이다. 습관적 마음은 철저하게 무심한 마음이다. 나 역시 너무 생각이 많은 인간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올해는 조금 더 단순해져야겠다고 마음 먹어 본다. 그리고 습관이 더 나은 삶으로 이끈다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특정 행동이 저절로 일상에 뿌리내리도록 유도한 ‘습관 설계 법칙’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생각보다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들이 아니어서 더욱 와 닿았던 것 같다. 자, 그럼 의지박약과 노력만능이라는 거짓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습관 과학'에 대해 만나 보자. 어쩌면 올해에는 나도, 당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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