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이 성적으로 자신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강박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여러 요소들 중에서 젠더, 나이, 체격, , 매력, 당신의 정체성이나 인식되는 정체성, 인종, 사회적 지위, 가족에서의 역할 등을 바탕으로 당신이 성적으로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미지를 내면화하고 있다.   p.81

이 책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대에서 성교육학 공부를 하고, 20년간 섹슈얼리티 교육을 해온 저자 에이미 조 고다드는 여성들이 가슴에 담아둔 비밀들을 접하며 결국 같은 것을 원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성적 수치심을 치유하고 싶은 20대 초반의 여성들부터 무언가 해소되지 않는 불만족감을 가진 30대 여성들, 섹스에서의 결핍이 가득 차오른 40대 여성들, 너무 늦기 전에 뭔가를 시도해보고 싶은 50~70대 여성들까지 섹스라는 공통의 고민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을 코칭해왔다.

사회적, 문화적 인식의 그늘 속에서 스스로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성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누리면서 보다 충만한 삶을 이끌어나갈 것을 끊임없이 제안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성적 결함이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섹스가 만족스럽지 않아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결국 같은 것을 원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여성들은 성적으로 보다 강한 자신감을 갖고 싶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이 책은 성에 무지하고, 두려움까지 갖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성에 관한 매우 건강하고 긍정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욕망은 섹슈얼리티, 그리고 삶 자체의 근본적인 부분이다. 내면의 꿈틀대는 욕망이 없다면 당신은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당신의 욕망은 당신이 인생을 향해, 삶을 향해, 관계를 향해, 창조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당신의 욕망은 당신을 성장으로 이끌고 동기를 부여한다. 더 커지고, 더 많이 갖고, 더 온전히 삶을 경험하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촉구한다.    p.186

65세 케이티는 대학 졸업 후 수녀가 되었고, 수도원에서 20년을 보낸 후 행복하지도 충만감을 느끼지도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곳을 떠나 평범한 삶을 시작한다. 그녀는 여태껏 성 경험이 전혀 없었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늘 비웃음을 사게 되어 수치심만 늘어 갔다. 50세 앤은 세 번째 이혼을 했고,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평생토록 종교적인 수치심 때문에 성적으로 충족되지 못한 삶을 살아 왔다. 24세 나오미는 총명하고 재능 있는 사업가였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마음 속으로 수치심을 품고 있다. 10대 시절 엄마에게 자신의 퀴어 성향을 고백했을 때의 수치심과 아이들이 그녀에게 레즈비언이라며 손가락질을 해댔던 모욕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성적 학대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여성, 18년간 남편과 섹스리스 결혼 생활을 해온 여성, 오랜 세월 자신의 욕망을 부끄러워했던 여성 등등.. 다양한 여성들이 성적 임파워먼트를 위해 저자를 찾아 온다. 

이들의 사연들이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 대부분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고, 자신의 몸, 에로티시즘, 욕망으로부터 거의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이 흥미로웠단 것은 여성들이 자아를 찾고 성적인 힘을 가진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두려움 없이 내면의 욕망을 온전히 끌어안을 수 있도록, 외부의 압력에 떠밀려 자신을 규정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섹슈얼리티가 삶을 긍정한다는 증거라면, 성적 에너지가 삶의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을 보다 활기차고 유쾌하게 해주는 열정을 가지고 당신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해보자. 삶에는 때때로 격렬한 불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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