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태도 - 꾸준히 잘 쓰기 위해 다져야 할 몸과 마음의 기본기
에릭 메이젤 지음, 노지양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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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 적합한 사람으로 존재하려면 가장 먼저 일상적 자아를 벗어버려야 한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날씨와 사과 가격을 걱정하는 사람,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에게 창피를 당했던 사람, 지난 20년 동안 흡족할 만큼 충분히 글을 쓰지 못한 사람, 손님이 온다며 미친 듯이 집 안을 청소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벗어버려야 한다.   p.20

글쓰기에 관련된 책은 이미 너무도 많다. 문장, 캐릭터, 플롯..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구체적으로 작가가 되기 위한 절차 등을 다루고 있는 책들을 나도 꽤 많이 읽어본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독특하게도 글을 쓰기 위한 '태도'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가로막는 무수한 이유로부터 당신의 글을 지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바쁜 일상에서 쓰는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또한 어떻게 하면 상상했던 글쓰기 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마법이 일어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에릭 메이젤은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창의력 컨설턴트로 20년 넘게 작가, 미술가, 음악가 등 예술가들을 상담하고 코치해왔다. 그렇게 글쓰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토대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총 여덟 챕터에 걸쳐 직접 글을 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최적의 글쓰기 공간 만들기, 불필요한 감정을 다스리고 잡념에서 벗어나는 방법, 상상력을 회복하는 방법 등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각각의 챕터 속에 담긴 글마다 마지막에 'LESSON'이라고 키 포인트를 정리해서 요약해주고, 'TO DO'라고 해서 그에 맞는 실제 독자들이 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 동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단지 동기에 불과하다.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온 분야에 관해 훌륭한 논픽션 책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단순한 동기에 불과하다. 동기는 작은 장애물만 만나면 바로 약해진다. 글의 첫 번째 페이지 어딘가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불타오르지 않는다면 실제로 무언가를 창조해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작품을 위해 뜨거워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흥분하라! 약간 미쳐도 좋다.    p.144~145

왜 마음먹은 만큼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일까, 왜 글쓰기에 몰입하기가 이렇게나 어려울까. 아마도 '글이 쓰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을 현실적으로 실천하고 있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문제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당신의 글쓰기의 문제는 작법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고. 우리는 글쓰기를 회피하기 위해 동원했던 모든 핑계와 변명을 포기해야 한다. 너무 바쁘다, 너무 피곤하다,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너무 많은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책상에 앉으면 불편하다 등등... 사소하지만 글쓰기를 가로막는 데는 치명적인 수만 가지 이유들을 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꾸준히 쓰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실제로 글을 쓰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챕터 부분이었다. 사실 글쓰기 공간은 의자와 테이블, 고요한 그리고 약간의 경외심이면 충분하다. 물론 필요하다면 원하는 다른 어떤 것을 추가해도 좋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단순해지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의 목표는 오로지 집중하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저자는 이 책에서정말 글을 쓰고 싶은가?’ ‘, 무엇 때문에 쓰는가?’ ‘지금은 왜 글쓰기를 멈췄는가?무엇이 글쓰기를 방해하는가’ ‘못 쓰는가, 안 쓰는가’ ‘진짜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 등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를 생각하고, 말하고, 써보며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그러니 이 지침들을 따라가며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든 꾸준히 자신의 글을 써나갈 수 있는 단단한글쓰기 근육이 길러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쓰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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