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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ㅣ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외 옮김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르네상스 미술에서부터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미술에 이르기까지 유명 화가들이 남긴 명화를 스토리에 맞춰 편집한 '명화로 보는 시리즈'는 현재 단테의
<신곡>과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일리아스> 세 권이 출간되었다. 사실 세 작품 모두 실제 원전의 분량이 만만치 않고, 번역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읽기에도 엄청난 두께와
방대한 내용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작품들이다.
그래서 더욱
'명화로 보는 시리즈'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바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이다.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이타케 왕국의
오디세우스 왕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멘토르가 오디세우스 왕이
20여 년간 전쟁을 치르는 동안 왕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아 그의 친구요 스승이자
상담자로, 혹은 때로 아버지가
되어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양육한 것에서 유래했다. p.44
유럽의 문학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쓴 수수께끼 같은 작가를 중심으로 시작한다.
사실 호메로스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기원전 8세기 무렵 활동한 시인으로 추정할
뿐, 그가 실재한
인물인지, 서사시인 전체를
가리키는 총칭인지, 실재한
인물이라면 두 서사시는 동일한 작가의 작품인지 등 호메로스를 둘러싼 질문들은 아직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끝없는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기원전 700년에 쓰인
호메로스의 작품은 서양에서 구전이 아닌 최초로 기록된 문학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호메로스는 유럽 문화가 문자가 없는 시대에서 문자시대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있는
작가이다. 문자시대 이전의
문학은 기록 없이 전해졌으니 말이다.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자 이타케 섬의 왕으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이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아 전쟁에 배 12척을 가지고 참가하여 지모가 뛰어난 장군으로
활약하였다. 전쟁 후에
귀향하던 길에 각 지역을 표류하며 많은 고난을 겪었으나,
출국
20년 후 간신히 고국에 귀환한다. 오디세우스의 활약을 담은 예술 작품들은 매우 많다. 그만큼 그의 소재가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이다. p.446
<오디세이아>라는 시의 주제는 트로이아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귀향 모험담이다. <일리아스>와
마찬가지로 시는 총 24편으로
나뉘며, 6각운으로
작곡되었다. 이 책은 시간
순의 구성 대신에 복합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스와 트로이아 간의 전쟁이 끝이 난 뒤의 상황에서 시작해, 7년간 노예로 전락해 있는 오디세우스와 그의 모험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와 그가 구혼자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유명 화가들이 남긴 명화들을 통해서 스토리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과 고대 그리스 도자기에 새겨진
일리아스 장면을 함께 수록하고 있어 스토리의 고증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오디세우스에 관한 고대 부조상 및 등장인물들의 조각상 등 사진 자료들이 가득해
사실적 리얼리티를 살려내고 있다. 18세기 이래 학계에서 끊임없이 호메로스라는 시인의 실존 여부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고, 그러다 극단적으로 “호메로스라는 시인은 실재하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가
있었을 뿐으로 이것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집대성되어 호메로스의 시가 이루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하니,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수많은 자료들로 인한 리얼리티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에는 다시 호메로스의 실존을 긍정하는 견해가 유력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 동안 호메로스의 작품이 다소
어렵게 느껴져 원작을 읽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명화로 보는 시리즈'를 통해서 조금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만나보면 어떨까 싶다. 이 놀라운 이야기에 각종 자료를 통해서 살려진
사실성으로, 신화 속 이야기
혹은 오래된 고전문학이라는 틀을 넘어서 현재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듯한 영웅들의 모험담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