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순간 자기 약점을 방어하고,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어 한다. 제법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기를 어필하여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싶어
하고, 어필하기 힘들 때는
조금 뒤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래서 강점을 내세우기 힘든 자리에 있거나(면접 등)
자기보다 명백히 강한 사람 앞에 있으면, 긴장이 심해진다. 또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확신이 없는 사람은 말을 흐리고 자신을 아예 숨기려
든다. p.81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로 시작하는 <가시나무>라는 곡의 노랫말을 아마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속엔 헛된
바람들과, 어쩔 수 없는
어둠과, 이길 수 없는
슬픔들이 가득하다. 그리하여
인간은 외롭고 또 괴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굳이 다중 인격이라는 질환으로까지 확대 해석하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는 말이다. 사람의 내면은 여러 가지 인격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특정 상황에 적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한 누군가를 따라 하거나 상상해낸 성격일 수도 있다.
집에서는 얌전했던 내 딸이 친구들 사이에선 나서기 좋아하는 리더로 변신하고, 동성 친구들 앞에서는 왈가닥 푼수 같은
성격이, 이성 친구 곁에선
내숭 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자주 소리 지르는 무서운 상사였지만,
집에 와서는 세상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람들이 가식이거나 이중
인격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상황에 맞춰, 대상에 따라 얼마든지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야 사회 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니
말이다.
그래서
사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자기 내면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마음이 보이지 않는 만큼 삶의 액셀을 더욱 세차게 밟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삶이
마치 브레이크 없는 차를 모는 것같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자기 사랑과 행복, 자존감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한도전>, <톡투유>의 마음주치의로 활약한 정신과 전문의 송형석
박사는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나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나에 대한
표면적인 사실들, 즉 나의
취향이나 인간관계,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 등으로 시작해, 종국에는 나에게 숨어 있는 이중적인 모습들,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보는 걸 방해하는 방어기제들,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 근원적인 콤플렉스와
무수한 욕망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본다.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도덕적이라고 믿고 자신과 타인을 기만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정의와 도덕을 주장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면, 그와
어울리지 않는 융통성 없는 엄격함이나 내면의 분노가 명백히 느껴져 언밸런스하게 보일 때가 있다. 타인은 그 불균형을 쉽게
느끼지만, 본인은 왜 자신의
주장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도덕성의 커다란 부분은 자기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신중함에 있는데
말이다. p.145
자기 자신을 분석하면 할수록 자신의
'의지'와
'진짜 욕망'
사이에 수많은 메커니즘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을 조절하고 수정해야만 내가 하는
그 '이상한' 행동을
바꿀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그 행동을 하고 싶다.' 이 두 문장 사이의 간극, 의지와 진짜 욕망이 바로 키포인트가 된다. 이 책은 우선 자신을 분석하기 위해 나를 관찰하는
방법부터 제시하고 있다. 지금
내가 가방에 넣고 다니는 물건은 무엇이며, 책상 위에 둔 물건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아도 좋고,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음식들을 나열해봐도
좋다. 자신의 일하는
스타일, 게임하는
스타일, 사람을 다루는 스타일
등 외부 세계를 다루는 방식 등은 비교적 같은 패턴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이런 부분들은 실제 생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나를 관찰하고, 마음을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미처 몰랐던 내
모습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해
탐색을 하다 보면, 내
능력이나 성향이 어떠한지, 내가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수많은 일상의 갈등이나 고민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고, 자신의 능력과
장점, 단점을 파악해 그에
맞는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자기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회가 좋은 것이라고 강제로 만들어준 기준과,
자신의 진정한 취향 및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줄테니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어렵지 않게, 당신도 '내 속에
있는 수많은 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