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즈 - 만화로 보는 여성 투쟁의 역사
마르타 브린 지음, 제니 조달 그림, 한우리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1800년대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았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거의 없었고, 교육을 받을 수 없었으며, 직업을 가질 수도, 돈을 벌 수도, 재산을 소유할 수도 없었고, 투표도 하지 못했다. 여성은 무력하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나 노예와도 같았다.

 

이후 노예제 폐지 운동과 더불어 여성의 참정권 운동과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 모임, 그리고 여러 페미니스트 단체가 등장한다. 하지만 1800년대 말까지 여성들은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직장에 다닐 수도 없었다. 여성은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가정에 있어야 한다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 속에서도 평등을 위해 투쟁한 만국의 여성들이 있었다. 덕분에 세상은 150년 전보다 나아졌다.

 

움직이지 않는 이는 자신을 묶은 사슬을 알지 못한다.

 

이 책은 만화를 통해 종교, 국적, 교육 수준에 상관없이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사회의 불평등에 맞서 어떻게 연대하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왔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노예 출신으로 페미니즘에 기여한 여성은 목숨을 걸고 수백 명의 노예가 자유의 몸이 되도록 탈출을 도왔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한 여성은 조합을 결성해 수백 건의 폭발과 방화를 저지르며 여성 투표권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투적인 여성참정권 투쟁에 돌입했다.

 

 

 

여성들에게 피임 방법을 가르쳐 성 혁명을 일으키는 데 역할을 한 간호사도 있었고, 탈레반의 횡포를 세계에 퍼트린 여학생도 있었다. 이렇듯 자유, 평등 ,연대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150년 역사는 만화를 통해서 보여지기 때문에 더 생생하고, 한 번에 와 닿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이 싸워 온 주요 안건은 세 가지였다.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지며, 재산을 소유할 권리, 정치인을 뽑는 선거에 투표할 권리, 신체 온전성을 유지할 권리.

자신의 몸을 소유하지 못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여성은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배우고 자라온 우리들은 이렇게 당연한 권리 조차 누리지 못했던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깝고, 분노도 느끼게 된다. 특히나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2018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처한 불평등과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차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다.

 

 

페미니즘은 성별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의 평등을 위한 것이다. 과거에 비해 많은 여성은 자유를 얻었으나, 아직 모든 나라에서 평등한 것은 아니다. 어떤 나라에선 여성이 가져서는 안 되는 직업이 수백 가지가 넘으며, 많은 어린 소녀가 결혼을 강요당하고, 어떤 문화권에서 소녀들은 할례를 받아야 한다. 성 평등을 자랑하는 나라에서조차 여전히 많은 여성들은 억압을 경험하며,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은 강간을 당하고,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니 말이다.

150년 전 여성 투쟁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여전히 지금에도 유효한 그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는 계속 울려 퍼질 것이고, 천천히, 확실히 우리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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