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재정비하는 법 -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전성민.김원중 지음 / 리드잇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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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81세라는 요즘... 어쩌면 내 나이가 삶을 재정비해야 할 나이가 아닌가 싶다.

20살전까진 정말 정해진 스케쥴대로 바쁘게 살아왔고... 그 후로부터 제작년까지는 정말 여유롭게 살아왔다. 누구나 가장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그 시기를 붕떠서 지나와서 이제 다시 삶을 재정비해야 할 때가 온 것만 같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서 편하게 지내온 시간을 조금씩 후회하며 정말 시간에 쫒기듯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책에서 읽었던 시간을 관리하고 지배하는 방법에 대해서 유심히 읽게 되었다.

 

"모든 일은 Plan->Do->See->Check의 흐름으로 이루어진다"

 

는 마쓰모토 유키오의 말이 나온다. 그는 이 흐름이 하나의 과정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누구나 계획을 세울수 있다. 2012년 새해가 열린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해의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나 역시 그렇다. 그리고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다음 필요한 것은 See->Check라는 것을 미처 몰랐던 거 같다. 자신의 계획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연 내 계획은 올 한해동안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계획을 세웠으니 그대로 진행시키면 되지 않겠나'라고 방심하는 순간 방향을 잃기 쉬으니까...

 

시간관리의 대명사라는 벤자민 프랭클린 이야기도 많이 실려있는데... 프랭클린다이어리를 어플로 받아서 써보긴 했는데 그다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뭘써야 할지 잘 모르겠는 느낌이랄가...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잘 쓰는 법에 대한 책도 있던데 그럴만 하다는 느낌... 그가 한 말이 인상깊었다.

 

잡초를 한번에 따 뽑으려고 하면 매우 힘이 들어요. 한번에 한 구석씩 뽑고 그 구석이 끝나면 다음 구석으로 옮겨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죠.

 

나쁜 습관을 한번에 없애는건 불가능하다. 습관이란 말 그대로 몸에 익혀져 있는 것인데... 새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대신 벤자민플랭클린이 사용한 방법이 인상깊었다. 자신이 고치고 싶은것을 매일매일 체크해서 몇년이 지나자 드디어 체크시트가 깨끗해질 수 있다는 것. 나도 해보고 싶은 것중에 하나이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휴지통에 버리는 것... 그리고 중요한 것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점심은 한자어 뜻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는 시간이라는 것. 10년이 넘는 시간을 말그대로 편하게만 지내서 점심이나 휴일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남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감을 잡지 못했는데... 거기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을 배울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확실히 잘 몰랐다. 선천적으로 잠을 많이 자지 않을수 있었기 때문에 할 일이 늘어나면 잠을 더 줄이는 방법으로 대처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런 단순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요즘 새해 처음 읽은 책이 좋은 답을 제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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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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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부르는게 좋을까요?"
"안 되지, 얘야. 우리와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인 사람들은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은 오직 우리를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뿐이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이 책을 잘 표현한 삽화와 대화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대화속에서 사귀고 싶다를 갖고 싶다나 이루고싶다로.. 사람을 물건이나 지위등으로 대체해도 충분히 우리는 공감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것에서 사람들은 열등감과 더 좋은것에 대한 열망 그리고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서 느껴지는 박탈감... 두려움... 그리고 불안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속에는 불안과 지위 역활에 대해서 이야기한 많은 학자들을 만날수 있고... 유럽과 미국 역사의 흐름속에서 인간의 위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볼 수 있다. 사회속에서 사람에게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혹은 어떤 서열속에서의 위치뿐 아니라 성에 따라 나이에 따라 주어지는 사회적 역활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역활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더 세분화되고 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역활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는 어쩔땐 변검을 하는 중국배우처럼 수시로 자신의 역활을 바꾸어야 할때도 있다. 거기에서 오는 피로감과 그 역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거기다 근대사회에서는 지위를 얻는것도 잃는것도 참 어려운 일이였지만 능력주의 체제하의 현대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불안함을 감출수 없는지도... 하지만 영원히 그렇게 불안정하게 살아갈수는 없으니...

 

흔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던 같은 지역출신이라던가 같은 학교출신이라던가... 그렇게 비슷한 배경을 지닌 사람이 성공을 했을때 거기에서 오는 박탈감은 더 크다고 한다. 나도 어린 시절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늘 두분다 사업으로 바쁘셔서 늘 집에는 일하는 아주머니만 있었던 것을 그렇게 이상하게 여겨본적이 없었다. 물론 책이나 영화나 TV를 통해서 단란한 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것은 그 시절 나에게는 그저 동화속 이야기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던 어느날 꽤 친한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밤에 혼자 집에 남겨져있는 것이 무섭지 않냐고... 그때 처음 내 생활에 균열이 오고 불안함이 내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것 같다. 거기에 대해 내가 대처해왔던 방식을 어떤 학자가 논리적으로 제시한 것을 책에서 읽었다.

 

미국의 윌리엄 제임스는 단순히 어떤 일에 내가 실패하거나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존심을 걸고 어떤일을 했을때 실패했을때 수모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수학공식으로 표현했는데... 자존심 = 이룬것/내세운것이라는 것이다.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이루고 성취하고 싶은 것을 줄이면 된다는 답을 제시했다 나 역시 그런 방법을 취했던 것 같다. 다른 친구들처럼 늘 함께 할수 있는 부모를 갖을수 없다면 그 부분을 제거해서 원래 주어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행동하기는 것이 처음엔 쉽지 않다. 소공녀를 읽으며 난 반대의 환상에 빠지곤 했으니까... ㅎ 집에 돌아가면 온갖 맛난 음식과 선물들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그건 이미 이루어져있던 것이였으니까... ) 서재에선 책을 읽고 있는 아빠가 쇼파에선 뜨개질을 하는 엄마가 날 기다리는 상상을 하곤 했다. 늘 생각하지만 무엇을 내려놓는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난 앞으로도 다 잘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내가 하고자하는 것... 내가 인정받길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인정하는 가치 뿐 아니라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것은 절대자로 불리는 신도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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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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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보통 사람이 태어나서 겪어야 되는 과정중에 상당부분을 자의든 타의든 생략된채로 넘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회성이 약한편이기도 하고... 또 그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난 가끔 지금이 무섭다. 외국으로 흩어진... 물론 나 역시 외국으로 흩어진 중에 한명이지만... 친구들과 생활을 공유하고 연락을 하기 위한 소셜 네트워킹은 좋지만... 들어갈때마다 너에게 친구를 찾아주고 너에게 인맥을 만들어주겠다. 니가 졸업한 학교 니가 생활한 지역 니 취미를 말만 해라... 라는 화면을 볼때마다 겁이 난다. 그리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뭐가 문제가 있는건가 생각할때가 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봤을때 거기에 대한 답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뭐랄까... 더 큰 틀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바라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황을 제시하고 거기에 빠져 따라가다보면 여러 학자들의 의견과 연구결과를 함께 만날수 있다. 이런 상황이 대부분 사람들이 겪는 당연스러운것이구나 할때도 있고... 때로는 특이한 경우로 분석되기도 하는구나 라고  깨닫기도 한다. 19장 정책대신 경험을 제시하라. 는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들 가설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머리속에 이론과 학자의 이름이 그저 둥실둥실 떠다니다 사라진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예시를 읽으며 그들을 만나다보니 어느새 그 이론들에 공감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보통은 인간의 합리적인면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읽게 된다. 합리적으로 사고해야 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때문이지만... 인간은 늘 합리적인 동물일수는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목한 무의식에 지배되는 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일반적인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게 특이하다. 누구나 겪는 일이고 또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을 분석해낸 이야기가 도리어 새롭게 느껴진다. 동화의 끝이 늘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인 것은 그 후의 이야기는 절대 동화가 될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대부분은 그 후의 이야기에 속해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에리카와 헤럴드라는 절대 동화속의 환상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두 사람의 행복한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가상의 캐릭터가 살아가면서 겪을수 있는 삶과  갖을수 있는 관계 그리고 선택에 따른  경우의 수를 보여준다. 물론 이 두사람을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좀 더 위에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17장 사람을 만드는 것은 관계다. 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는데...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 '현명함의 기술은 무엇을 보고도 못 본 체할 것인지 아는 기술이다.' 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부부가 열정적인 사랑에서 동반자적인 관계로 잘 넘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현명함이 아닐까...? 결혼생활이 길어지다보면 부부만의 암묵적인 룰이 존재한다는 말은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라는 것은 그런것이 아닌가 한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

 

아마...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간접체험을... 나정도의 나이의 사람에게는 내 삶의 모습을 보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가이드를 볼수 있는 책이 아닐까..? 특히나 나처럼 사람들의 관계가 많이 비어있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관계속에서 사람들의 대처방식을 보며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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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하룻밤 자고 나면 좋아질 거야 - 100년을 산 할머니의 인생 지혜
니핑 지음, 이현아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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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니핑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서... 검색을 해보았다. 지적인 능력과 편안함, 바른 언어구사력 품위를 바탕으로 대중들의 오랜 사랑을 받는 50대의 여자대중문화인이라는 소개를 보았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녀의 할머니가 그녀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할머니는 다 그런거 같다. 친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외할머니가 아직 계셔서... 책에서 할머니가 자꾸 삶아주시는 만두를 죽기살기로 먹는 이야기를 보며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길쭉한 호박이 아니라 둥그스름한 호박으로 호박전이나 나물을 해주면 잘 먹던 손녀를 아직도 기억하시고... 저번에 찾아갔을때 냉장고에 신문으로 꽁꽁 싸매놓은 호박들을 꺼내주셨다. 온다는 소리를 듣고 직접 따러 가셨는데... 나쁜사람들(...)이 따가서 몇개 남지 않았다고 서운해하시며 꺼내주시는 호박들... 신문에 그렇게 싸놓으면 금새 상하지 않는다며 잘 챙겨주셨지만 갖고 나갈수 없는 거라는걸 알면서도... 할머니가 꺼내주시는 호박을 한도끝도 없이 받아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괜찮아,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야..시간이 약이다.. 아마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말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도 이런 위로를 받은적이 있고... 정말 시간만이 답이 될때가 있다는 걸 온몸으로 깨달은적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외할머니는 가장 통속적인 말로 나를 일깨워주고 지탱해주었다. 답답해할 때마다 외할머니는 소소한 비유로 정신이 확 들게 했다. 외할머니는 너그러움과 선량함으로 내 결점과 잘못을 고쳐주었고, 지혜와 빛으로 나를 비추고 따듯하게 해주었다.

 

이 책안에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그런...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면 손해보는거 아니야?? 라는 반문을 할법한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하지만 외할머니는 오랜 세월 스스로 행하셨고 그럼으로서 얻은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주셨다. 니핑의 할머니는 예전에 땅콩종자의 껍질을 벗기는 일을 하셨다고 한다. '똑똑한'사람들은 자기집에 안 좋은 땅콩을 가져온 좋은 땅콩과 몰래 바꾸기도 했지만 할머니는 그런 '똑똑한'일을 한번도 하신적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러셨냐고 묻는 손녀에게 할머니는 이런 답을 해주신다.

 

큰땅콩이나 작은 땅콩이나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만 땅에 심는 것은 다르다. 좋은 씨앗에서 큰 땅콩이 나오고 나쁜 씨앗에서는 작은 땅콩이 열리지. 아이도 마친가지다. 너희들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 내가 그 '똑똑한' 일을 했다면 너희들은 자라서 똑똑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나오는 과실도 다르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독불장군이라고 우겨대도 따듯한 정이 느껴지는 추억 한자락은 누구나 갖고 있을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따듯한 말을 나를 바르게 이끌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생각했다. 친가는 유난히 냉정했고 외가는 유난히 다정했다. 난 그 중간에 끼어서 그 어느쪽과도 가깝게 지내질 못했던 거 같다. 그래서일까... 내가 나이를 들어가는 만큼... 내가 의지하던 몇몇 어른들에게도 공평히 시간이 흘러... 이제는 내 곁을 한분 한분 떠나시려고 한다. 난 아직 언제 철 들거냐는 소리를 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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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배반 - 뒤집어보고, 의심하고, 결별하라
던컨 와츠 지음, 정지인 옮김, 황상민 해제 / 생각연구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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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연구방향을 이야기할때 나는 피터버거와 안톤지더벨트가 쓴 [의심에 대한 옹호]를 떠올린다. 그들이 말하는 의심은 무조건적인 부정이 아니라 의심스러운것들을 부분적으로 무효화할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피터버거의 장점은 의심을 통해 다원화 사회에서의 균형감각을 견지한다는 점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피터버거를 많이 떠올리게 되었다. 사회학을 하이픈학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던컨박사는 경제,정치,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접근해 부제 그대로 뒤집어보고 의심하고 결별할것을 우리에게 제안하고 있다.

 

가끔은 나에게 조금 버거운 도전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예를 들면 평소 점잖고 평생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의도적인 행동은 한적이 없다는 남자와... 그 사람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가족을 다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범죄행위는 어디까지나 의도가 아니라 결과를 바탕으로 정해진다. 태어날때부터 그랬든... 주위환경탓이든...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든... 타인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없었더라도 범죄일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저자는 음주운전을 옹호한다던지... 모든 음주 운전자를 살인자 취급하려는게 아니라... 사태의 결과에 따라 정의가 오락가락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화제의 선택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난처함은 짧은 순간일 뿐이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것을 반복적으로 또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특히 어떤 결과가 나왔을때 우리의 사고방식이 움직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은 아닌 여러가지 요인들이 순식간에 하나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거론된다. 이것을 인과설정의 오류라고 하는데... 요즘 연달아 발생한 학생들의 자살사건에 대한 뉴스보도를 보면 이런 오류를 볼 수 있다.

 

중간 중간 표와 그래프가 삽입되어 있어서 이해를 쉽게 도왔는데 이런식의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후광효과... 예를 들면 아이팟, 아이폰등으로 설명되는 잡스의 성공이 있었기에 그의 리더쉽이 칭찬받고 그의 전기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가 실패했다면... 그가 처음 애플에서 실패했을때처럼 그의 독단적인 경영 오만한 태도가 도마위에 올라갔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결과를 보고 그 원인을 찾게 마련이고... 거기에 어긋나는 증거는 저 멀리 날려버려온 것이 우리의 말하는 상식 혹은 합리적 추론이 아닐까...?

 

책을 읽고나니 "이의,탈선,즐거운 불신,조랑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건강의 징조이다. 무조건적인 것은 병리학의 대상이다." 라는 니체의 말이 떠올랐다. 뭐처럼 건강한 사고를 즐길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위 서평은 북몬스터(cafe.naver.com/dbsals053) 이벤트 참여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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