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어쩌면 나는 보통 사람이 태어나서 겪어야 되는 과정중에 상당부분을 자의든 타의든 생략된채로 넘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회성이 약한편이기도 하고... 또 그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난 가끔 지금이 무섭다. 외국으로 흩어진... 물론 나 역시 외국으로 흩어진 중에 한명이지만... 친구들과 생활을 공유하고 연락을 하기 위한 소셜 네트워킹은 좋지만... 들어갈때마다 너에게 친구를 찾아주고 너에게 인맥을 만들어주겠다. 니가 졸업한 학교 니가 생활한 지역 니 취미를 말만 해라... 라는 화면을 볼때마다 겁이 난다. 그리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뭐가 문제가 있는건가 생각할때가 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봤을때 거기에 대한 답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뭐랄까... 더 큰 틀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바라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황을 제시하고 거기에 빠져 따라가다보면 여러 학자들의 의견과 연구결과를 함께 만날수 있다. 이런 상황이 대부분 사람들이 겪는 당연스러운것이구나 할때도 있고... 때로는 특이한 경우로 분석되기도 하는구나 라고  깨닫기도 한다. 19장 정책대신 경험을 제시하라. 는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들 가설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머리속에 이론과 학자의 이름이 그저 둥실둥실 떠다니다 사라진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예시를 읽으며 그들을 만나다보니 어느새 그 이론들에 공감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보통은 인간의 합리적인면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읽게 된다. 합리적으로 사고해야 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때문이지만... 인간은 늘 합리적인 동물일수는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목한 무의식에 지배되는 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일반적인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게 특이하다. 누구나 겪는 일이고 또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을 분석해낸 이야기가 도리어 새롭게 느껴진다. 동화의 끝이 늘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인 것은 그 후의 이야기는 절대 동화가 될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대부분은 그 후의 이야기에 속해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에리카와 헤럴드라는 절대 동화속의 환상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두 사람의 행복한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가상의 캐릭터가 살아가면서 겪을수 있는 삶과  갖을수 있는 관계 그리고 선택에 따른  경우의 수를 보여준다. 물론 이 두사람을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좀 더 위에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17장 사람을 만드는 것은 관계다. 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는데...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 '현명함의 기술은 무엇을 보고도 못 본 체할 것인지 아는 기술이다.' 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부부가 열정적인 사랑에서 동반자적인 관계로 잘 넘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현명함이 아닐까...? 결혼생활이 길어지다보면 부부만의 암묵적인 룰이 존재한다는 말은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라는 것은 그런것이 아닌가 한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

 

아마...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간접체험을... 나정도의 나이의 사람에게는 내 삶의 모습을 보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가이드를 볼수 있는 책이 아닐까..? 특히나 나처럼 사람들의 관계가 많이 비어있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관계속에서 사람들의 대처방식을 보며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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