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가 조금 특별한 이유 반달문고 15
던컨 볼 지음, 남궁선하 그림,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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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눈이 달려있다니?

[에밀리가 특별한 이유] 책을 고를 때, 처음엔 그냥 장애를 지닌 아이와 그 가족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로 생각했기에 다소 무거운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생각보다 유쾌한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장애'에 대해서도 기존 내가 지닌 생각에 이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장애를 지닌 것은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보다 조금 특별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장애를 지니게 되면, 비장애인보다 많이 불편하고 힘이 들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그러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동정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에 있는 에밀리 역시 특별한 장애를 지녔고, 또 그로 인해 겪는 불편함도 조금은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은 다 똑같은데 다만 왼쪽 검지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달라있다. 와우!  이 책의 작가의 기발한 생각에 책을 읽으며 얼마나 놀랐는지 궁금했고, 과연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지 궁금해졌다. 

사실 다른 장애에 비해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달렸다는 것쯤은 별 커다란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에밀리에겐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목욕을 하거나 손을 씻을 때 눈에 비눗물이 들어가 따가운 적이 많고, 놀이를 할 때에도 먼지나 흙이 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밀리의 아빠인 아이핑거 씨는 투명하고 둥근 플라스틱 덮개를 찾아 에밀리의 손가락 눈을 씌웠다.  게다가 언제나 밝고 명랑한 에밀리의 모습과 함께 손가락 눈으로 인해 남다른 능력(재주)을 갖게 되는 에밀리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전개되면서 일반적인 장애에 대한 편견을 싹 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혹은 어른들이라면 아마도 책을 읽고 난 뒤 장애를 지닌 사람을 만났을 때에도 대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다 남과 달리 자신이 잘하는 재주가 하나씩은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장애를 지닌 사람도 남과 다른 뛰어난 재능이 있으며 그 재능을 잘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공동체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에밀리는 자신이 가진 손가락눈을 좋아하고, 그것을 이용해 열심히 남을 돕는다.  구석에 보이지 않는 곳에 떨어진 물건을 찾기도 한다.
급기야, 에밀리가 친구들과 소풍을 가서 배를 타게 되었는데 갑작스런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게 되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손가락 눈 때문에 대활약을 한 에밀리 덕분에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게 된다.
또한 은행에 강도가 들었을 때에도 손가락눈을 사용해서 그 강도들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경찰이 강도들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준다. 

어느날 에밀리의 학급에 테리 미니(meany의 뜻은 심술쟁이)라는 친구가 전학을 온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름처럼 남을 놀리고 괴롭히길 좋아한다. 역시나 남과 달리 손가락에 눈이 있는 에밀리를 보고 그냥 지나칠 리 없다.
하지만 그런 테리 미니에게 에밀리가 보이는 반응이란?  사랑을 듬뿍 받는 긍적적인 마인드의 에밀리가 테리 미니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 책을 읽으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장애를 지닌 어려움을 극복한 동화책도 많고, 또 장애인 친구를 서로 도와가며 사이좋게 지내는 우정을 그린 동화책도 있다.
물론 그런 책도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고, 또 장애를 지닌 친구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간접경험이 될 것이다.  그런 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동화지만, 정말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에밀리가 특별한 이유] 역시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이 '장애'에 대한 생각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하고 의미깊은 책이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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