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뒤집는 크기 빅
벤 힐먼 지음, 윤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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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가장 큰 건 다 여기 있다 

문학동네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소설과 동화책을 주로 읽어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그림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금새 떠오르는 책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상식을 뒤집는 크기 빅]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제목을 [지구상에 가장 큰 건 다 여기 있다]로 정해놓고 보니, 책안에는 지구 뿐 아니라 지구 밖의 있는 거대한 모습도 나온다. 바로 화성에 있는 올림포스몬스 화산인데 미국의 한 주 크기가 된다니...  사실 외국 작가의 책이라 비교를 그렇게 했는데, 우리나라 면적과 한 눈에 비교하는 그림이 있다면 더욱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을 듯 하다.   

첫번째 나온 것은 대왕오징어. 각각의 크기를 실제 사물이나 사람과 비교해놓아서 그런지 정말 실감이 난다.  책에 나온 대왕오징어의 길이는 16.8m인데 1887년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커다란 목조주택과 비슷한 길이에 눈알의 지름이 46cm라니! 실제 살아있는 대왕오징어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야말로 끔찍할 것 같다. 

하늘을 나는 파충류  케찰코아틀루스는 날개를 펼친 길이가 12미터라고 한다. 비행기 위에서 함께 하늘을 나는 케찰코아틀루스의 그림을 보니 그 모습이 얼마나 큰지 실감난다.  

거대한 거미를 보면 언제나 해리포터 영화가  떠오른다. 골리앗새잡이거미가 있는데, 몸길이가 25~30cm가 된단다. 책 속 그림을 보면 냅킨위로 올라간 포크와 가운데 있는 커다란 접시 가득 들어찬 거미, 오른쪽에 있는 나이프와 스푼을 보며 작가의 유머감각까지 느낄 수 있다.  새와 개구리 뿐 아니라 뱀이며 박쥐까지 잡아먹는다니 그 식성에도 놀랄 따름이다. 다행인 것은 사람은 잡아먹지 않는다고 하니...  독성은 없으니 만일 물린다해도 잠시 따가울 뿐이라나! 

영화 [해운대]를 통해서도, 얼마 전 발생한 일본 대지진을 통해서도 쓰나미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느꼈는데...  이 책에서도 거대한 쓰나미의 모습이 나온다. 1958년 미국 알래스카 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바닷가 발생한 지진과 그 뒤를 이어 나타난 쓰나미. 무려 파도의 높이가 520m였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다음 북극곰. 워낙 곰이란 동물이 덩치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농구코트에서 장신의 농구선수들과 비교해놓은 그림을 보니 새삼 놀라게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북금곰이 똑바로 섰을 때 3.7m로 농구 바스켓보다 65cm가 크다니, 북극곰이 농구를 한다면 덩크슛은 그냥 자유자재로 넣을 듯 하다.  

잠자리는 지구상 가장 오래 된 동물 중 하나이다. 공룡시대보다 더 먼저 살았던 생물이니까. 그런데 지금 잠자리보다 그 시절 잠자리의 크기가 무척 큰가보다. '메가네우라'라는 잠자리는 송골매만했는데, 날개의 총길이가 70cm가량 되었단다.  

책 속엔 여자 아이가 거대한 잠자리채로 잠자리를 잡은 그림이 있는데, 보기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 잠자리채는 왠만한 사람도 다 들어갈 듯 하다.  잠자리는 몸집이 클수록 빨리 날 수 있다는데, 지금 지구상에 있는 시속 50km란다. 시속 50km로 나는 거대한 잠자리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지만 상상이 잘 안 된다. 떼로 다닐지도 모르는 덩치 큰 잠자리들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닌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 외에도 엄청난 높이와 크기를 자랑하는 빙하나, 지름이 10km나 되는 소행성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나무 '세쿼이아' ('레드우드' 혹은 '미국삼나무'라고도 함)는 100m가 넘는 높이라고 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국립공원에 있다니까, 직접 꼭 한 번 보고 싶다. 

사람이 만든 잠수함이나 그런 것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피라미드 역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지만, 그것 역시 건축물이니까.   역시나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거대한 동식물의 모습이다.  모든 동물 가운데 키가 가장 큰 기린 - 2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5.5m의 기린도 있는데, 사람도 기린도 모두 7개의 목뼈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린의 목뼈 한 개가 25cm라니! 우와~ 

지구 상 가장 커다란 꽃인 라플레시아. 지름이 90cm라는데 문제는 향기를 풍기는 게 아니라, 하늘을 찌르는 썪은 고기 냄새와 같은 악취를 풍긴다고 하니 꽃이라고 다 좋아질 수는 없을 듯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실제 비교대상과 함께 한 그림으로 인해 유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게다가 지식 가득한 그림책이라 초등생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  

책 마지막엔 엄청나게 커다란 숫자인 '구골'에 대해 알려준다. 지금은 구골보다 더 큰 숫자가 몇 개나 더 나왔고, 가장 큰 숫자는 '구골플렉스(1구골플렉스는 10의 구골제곱= 10^구골)'와 '구골 플렉시안(10^구골 플렉스)'이란다. 컴퓨터로 인해 점점 읽을 수 있고 처리하는 숫자 단위가 높아진 걸까? 끝없이 펼쳐진 1다음의 0의 행진은 어디서 멈출 수 있는 것일지...   실체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숫자까지 상식을 뒤집는 크기 '빅'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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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호 2011-08-24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구골플렉스보다 더 큰 숫자가 어서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저도 숫자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보니 이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