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의 입학식 - 조선의 국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키워드 한국문화 4
김문식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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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의 입학식은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나라의 자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제목을 써보았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에 있다보니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을 많이 찾게 된다.  특히 아이가 제법 나이가 들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책이 많이 필요하였고, 이 책은 아동용 도서는 아니지만, 시리즈 다섯 권 모두 굉장히 가치있어보이는 문학동네의 야심작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단박에 책을 집어들었다.
 

키워드 한국문화 그 네 번째 책인 [왕세자의 입학식]  사실 이 책은 딱 친정아버지가 좋아하실 법한 책이다.  그래서 다섯 권의 책을 다 읽으면 아마도 조만간 우리 집 책장을 떠나 친정으로 갈 책일 듯싶다. 친정 아버지께서 다 읽고 나면 다시 우리집 책장에 넣어두면 되겠지. 고급스런 양장본으로 된 [키워드 한국문화] 세트는 두고두고 볼 책이며,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컸을 때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서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을 물려주고 싶다.

 

여기에 있다보니, 이국적인 문화를 많이 접하게 된다. 아주 작은 싱가포르 -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면전은 전체 다 합해도 서울보다 아주 조금 크니까 말이다.

그런 이 나라에 말레이 계와 중국계, 그리고 인도계 사람들이 한 나라를 이루고 살고 있다. 또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지역적인 위치와 더불어서 아시아의 금융과 경제 중심지인 싱가포르이다보니 세계 각국의 나라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다.

영어가 공용어지만, 각 나라의 말과 함께 어디서나 4개국어로 쓰여진 안내판을 볼 수 있는 나라.  세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나라에 아시아 권 여러 나라 뿐 아니라 서양인들도 심심치않게 만나게 된다.

우리 아이 역시 학교에서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과 함게 어울려 친구가 된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화와 역사, 언어에 대한 관심도 많다.

박물관에 가면 싱가포르의 역사와 함께, 여러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엿볼 수 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계속해서 필리핀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몇 개의 박물관들이 연합하여 전시를 이루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 역사를 가르치기에도 좋고, 외국의 역사와 비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작년 여름에도 아시아 문명 박물관에 가서 중국의 다양한 역사를 접할 수 있었고, 이번엔 필리핀 역사와 고대 이집트 전시회, 그리고 페라나칸 박물관에서는 인도 신화인 라마야나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 있는 힌두교 인도계 사람들의 축제인 타이푸삼을 우연히 보면서, 그들의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오천년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화제를 갖고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싱가포르 역시 왕이 없다. 하지만 워낙 여러 나라 아이들을 친구로 두다보니 각 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그런지 왕이 있는 나라를 묻는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중국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몽골, 인도네시아 등 모두 옛 시대에는 왕들이 존재했을테니까.

그들의 문화는 수준이 낮고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문화는 수준이 높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아이는 여기서 다양한 나라와 민족 아이들을 만나면서 종교나 인종의 편견이 거의 없다. 흑인도 백인도 다 같이 어울려 놀고, 메이드나 페인트공 등 타국에서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과도 편안하게 인사를 나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우리 아이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더 갖기를 원했다. 우리 아이에게 조선시대 왕세자들의 교육은 어떠했는지 잠깐 잠깐 이야기해주며,  또한 풍부한 그림들과 자료를 보면서 조선시대의 왕세자 교육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아이의 질문을 받아서 내가 아는 힘껏 대답을 해주었다. 

우리 아이가 조선시대에 왕세자들의 교육에 대해 흥미로워했다.  그들 역시 왕이 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더 예의바른 사람이 되어야했고, 학습 면에서도 뛰어나야했을 테니까.  조선시대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 할 왕세자 - 그래서 그들의 의무와 책임은 여느 사람보다 막중했으니말이다.

작년에 싱가포르의 한 박물관에서 중국의 왕이 행렬을 하는 그림을 본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여러 사진을 함께 보며 또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그들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도 아이의 느낌과 생각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행차도 굉장했지만, 우리나라의 왕세자 입학식 역시 국가의 중요한 행사였다는 것을......

또한 신라시대와는 한참 지난 조선시대 왕세자들에 대한 책이었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신라시대의 금관이 떠올랐다. 

왜나하면 작년 설에 싱가포르 대통령 궁인 이스타나에 갔을 때 제일 처음 눈에 띈 것이 신라시대 금관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앞 중앙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던 아름다운 우리 문화.  - 얼마나 자긍심이 생기는지 그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함께 간 남편도 우리 아이도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늘상 한국에 있을 때에도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게 금관이었지만, 외국에서 그것도 싱가포르의 대통령 궁 안에서 보았던 신라시대 왕관은 장관이었다.

신라시대 역시 왕이 되기 위해 어떤 수업을 받았을까?  그 찬란하게 빛나는 금관은 그냥 왕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물려받은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해보았다.

조선시대는 이런 신라시대의 왕관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들 역시 왕과 왕세자들만이 쓸 수 있는 왕관이 있었고, 곤룡포가 있었고 세자복이 있었으니까.

그 왕관을 쓰기 위해서 왕세자는 성균관에 입학식을 할 때부터 국왕이 되기까지 겸손과 덕양, 학문과 지혜를 함께 배우는 것이다.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어릴 때부터 그들은 왕세자이기 때문에 왕실에서도 다른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하물며 온 백성이 지켜보는 성균관의 입학식을 하는 마음은 어떠했을까?

싱가포르 공립학교는 입학식이 따로 없다. 입학 한 달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엄마와 아빠가 입학하는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간다. 말은 오리엔테이션이지만 입학식이나 다름없는 행사인 것이다.

그래서 새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이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재학생과 똑같이 줄을 서고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똑같은 시간에 끝마친다.

우리나라의 입학식과는 사뭇 달라서 처음엔 무척 신기했는데,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입학식은 우리와 다르기에 그리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입학식이 중요하고 졸업식이 중요하다.  지금 뿐 아니라 조선시대 역시 그러했다는 것에 우리 역사와 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생긴다.

첫단추가 올바르게 껴있어야 그 다음 단추들도 잘 연결이 되듯이, 우리나라에선 무엇이든지 그 시작을 중시했고 그랬기때문에 왕세자의 입학식 역시 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첫단추가 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왕세자의 입학식을 접하고 보니, 한국에서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도 떠올랐고, 온 백성이 함께 즐기는 국가의 경사였다는 사실이 기뻤다.
얼마 전 조선시대 성균관 입학 의식을 그대로 본뜬 대학 입학식이 열렸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우리 아이도 그런 경험을 시켜보고 싶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선 순조의 맏아들인 효명세자의 입학례를 재현했다는데 그 신입생들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먼훗날, 우리 아이가 어느 나라에서 무엇을 하고 살지는 모른다. 국내에 살게 되어도 난 우리 아이가 외국인들을 만나게 될 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욱 외국에서 살게 된다면, [자신은 한국인(Korea)이며, 우리나라는 무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조선시대 왕세자들은 이런 교육을 받았고, 왕의 자리에 올라도 단순히 권력자가 되어 독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중시하며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고 백성을 널리 이롭게 하는 현명하고 인자한 왕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며 우리나라의 문화와 긍지를 알리는] 멋진 한국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디에 있든지 자랑스런 우리 문화를 나타내는 삶. 그래서 이번에 읽은 왕세자의 입학식은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데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속에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 그 속에는 이렇게 멋진 [왕세자의 교육]이 있음을......

성균관에서 입학례를 하면서 세상에 첫발을 내딪는 왕세자.  자신이 제 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승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무릎을 꿇은 왕세자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왕세자이지만, 그를 가르치는 스승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않는가?

 

또한 입학식 당일엔 한양에 거주하는 수천명의 백성이 보았다고 하는데, 비단 한양에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몰려오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의 왕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왕세자를 보는 사람들의 심정도 십분 헤아려볼 수 있었다.  인자한 왕, 성군, 태평성대를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

왕세자의 입학 의식과 더불어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별시가 시행이 되었으며, 지금도 국경일이 되면 특별사면이 있지만, 왕세자의 입학식 역시 사면령이 내려졌다니.....

비록 책은 못 읽었지만, 나의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서 왕세자의 입학식을 접한 우리 아이도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왕세자 역시 왕이 되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스승께 예의를 갖춰 먼저 인간이 되는 학습부터 한 것처럼,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인성이 중요함을.
동방예의지국의 나라 조선시대. 자랑스런 우리 문화와 역사를 늘 기억하고 살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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