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저녁 식사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3
마이클 갈랜드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보림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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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읽으면서 못 다한 내 꿈을 다시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릴 적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대학 때에는 출판사로 들어가고 싶어 공부를 할까 심각하게 생각도 했었는데...

아이를 기르면서 다양한 종류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또한 한 동화작가의 일생을 알게 되면서 예순이 넘어 처음 동화를 썼다는 말에 용기를 얻기도 하고 또한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도 동화작가라는 또 하나의 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꼭 어떤 직업을 가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직업도 있고 다양한 꿈을 가질 수 있다는 방향 제시를 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내 꿈도 있고 또한 아이에게도 다양한 소재의 책을 접해 주기 위해 미술에 대한 책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답니다. 텔레비전을 거의 잘 보지 않아서인지 파란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커다란 파이프 그림과 녹아서 흘러내리는 시계 그림이라든가, 검은 모자를 쓴 신사가 파란 하늘을 가볍게 클릭하는 TV 광고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두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이나 ‘데이비드 위즈너’의 작품은 모두 읽었기 때문에 이제야 이 책을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학교에 다닐 때 억지로 배운 인상주의라든가 초현실주의, 야수파나 입체파 같은 미술사조가 요즘은 동화책을 읽으면서 왜 이리 재미가 있는지... 보림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중에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책이 많이 있더군요. 초현실주의에 관한 책도 있고 인상주의와 입체주의 같은 책을 나중에 꼭 읽어보리라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무더운 여름 시골 별장에서 지내기 위해 주말마다 가지만 그 곳에는 또래 친구들도 없고 늘 심심합니다. 아빠는 신문을 엄마는 뜨개질도 바쁘고 자신과는 놀아주지 않는 것 같고 이웃에 집이 한 채 있는데 부모님께서는 이웃집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주인공 소년 피에르는 너무 심심하고 무료한 하루가 싫은지 드디어 이웃집 문을 용기를 내어 두드립니다. 하지만 소년의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 반가이 맞아주는 마그리트 부부. 게다가 다른 손님까지 등장을 하고 무척 신기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마그리트’라는 화가도 몰랐고 당연히 그의 작품 또한 본 적이 없는데 한 장면 장면이 너무나 독특하고 재미있어 아이 뿐 아니라 제가 더 그림에 푹 빠졌답니다. 실제 마그리트가 이렇게 유머가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화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솟아납니다.

또한 마그리트의 그림을 묘하게 합성시켜 놓은 그림과 이야기가 너무 멋져 이 책을 쓴 마이클 갈런드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다른 책도 한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아직 번역된 책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좀 아쉽네요.

피에르의 부모님은 언제나 돌처럼 굳어 있는 듯 의자에 앉아 있고 그 그림을 볼 때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자신만의 세계를 즐기는 어른들의 모습과 아이들에 대해 무관심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긴 이웃집에 놀러간 피에르의 모습에서는 타인에 대한 열린 마음과 선입견은 좋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는 듯 합니다.

마그리트 부부에게 찾아 온 친구는 다름 아닌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그런데 달리 아저씨의 의상이 기가 막힙니다. 우리 아이는 이런 옷이 정말 있냐고 물어봅니다. 실제로도 초현실주의 화가인 두 사람이 친하게 지냈다고 하더군요. 피에르는 마그리트 아저씨가 그림 그리는 것도 지켜보고, 마그리트 부부와 달리 아저씨와 함께 숲을 산책하기도 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도 함께 합니다.

그런데 새알을 보며 새를 그리고 숲 속을 산책하는 네 명의 모습이 어찌 이상해 보입니다. 급기야 하늘에서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비대신 떨어지고 저녁을 먹는데 파이에서는 자고새가 살아서 튀어나오고 수프에서는 날치가 날아오릅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데 경악하는 피에르의 모습도 정말 볼만하지요.

낯설고 좀 어색하기도 하고 이상했지만 그러나 즐거운 시간이 다 지나가고 이제 피에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여전히 석상처럼 굳어 있는 부모님을 지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피에르는 꿈을 꿉니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요?

초현실주의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지만 상상과 현실의 멋진 조화만으로도 우리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었고 또 같이 책을 읽는 제게는 부모의 권위의식이나 아이들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그런 모습을 갖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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