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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림은 특별해 ㅣ 벨 이마주 79
피터 카탈라노토 글.그림, 유영록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매일같이 그림일기를 쓰는 우리 아이. 이제 막 여덟살이 된 아이는 유치원에서 내준 방학숙제인 그림일기르르 쓰고 있습니다.
스케치북 크기의 그림일기장에 멋진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몇 줄 이야기를 씁니다. 혼자서는 아직 잘 글씨를 쓰지 못하기에 옆에서 보면서 모르는 글자를 불러주고 가끔은 "엄마가 써주면 안 돼?" 하고 이야기를 하지만 선생님이 누가 쓴 글씨인지 알거라고 하며 좀 삐뚤빼뚤 쓰라고도 한다.
작년에도 가끔 그림일기를 썼지만 생각날 때마다 했었고 요즘에는 숙제라고 하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쓰는 모습이 제법 기특하다. 나중에 학교에 가서도 일기를 꼬박꼬박 쓰며 어린 시절 아이의 일기장을 모아서 어른이 되었을 때 보여주고 싶다.
며칠 전 풀빛 풀판사에서 나온 <오늘의 일기>를 무척 재미있게 읽고 아이랑 일기 내용에 멋진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런 일기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게다가 방학이기에 시간이 많아서인지 책을 읽으면 아이랑 독후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색칠을 하는 것을 힘들어해서 요즘 내가 가지고 있었던 수채색연필 72색 세트를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며 총천연색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역시 동물을 그리거나 또 자신이 원하던 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 틀렸다고 울상을 짓곤 한다. 지난 번 그림을 그리면서도 코끼리 코가 너무 붙어서 책이랑 그림이 약간 다르게 나왔더니 곧 바로 그림이 틀렸다고 어떡하냐고 묻는다.
나 역시 어릴 때는 항상 똑같이 그리는 것이 가장 멋진 그림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요즘 미술 전시회도 많고 나 역시 미술과 화가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기에 아이랑 어린이용 미술책을 많이 찾아서 읽는 편이다.
추상화도 피카소 같은 입체그림도 또 초현실주의 화풍 같은 것도 재미있게 보지만 그래도 아이는 그런 그림을 보면서 연신 웃어대며면서도 자신이 그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영 이상하게 생각되는 모양이다.
좀 달라도 되고 네 생각을 그림 속에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또 동화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나 동화 속 멋진 장면을 그려보라고 하면 신이 나서 그리지만 책을 보며 똑같이 심지어는 색깔까지 똑같이 하려고 한다. 자꾸 하다보면 또 그림을 자주 감상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느끼겠지 하면서 왠지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역시나 엄마의 욕심인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그림에 대한 소재를 동화로 다룬 것이기에 꼭 보려고 했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에밀리는 그림 그리기를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그림 속에 표현을 무척이나 잘 하고 자신에 그림에 대한 자부심 역시 대단하다.
그래서 에밀리의 그림 속에는 아침 식사를 하는 가족을 그리면서 너무 바쁜 엄마의 모습을 한 장의 종이에 네 번 그렸다. 또한 강아지 토르의 귀는 길게 그리고 왜 그런지 묻자 그 이유를 당당하게 밝힌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친구 켈리에게 그림도 가르쳐주고 , 선생님은 천사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멋진 선생님의 모습을 그릴 때면 천사 날개를 그리기도 한다.
학교에서 미술대회가 열리고 에밀리는 자신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든 강아지 토르를 그린 그림을 제출한다. 그리고 켈리는 열심히 에밀리가 가르쳐 준 대로 연습한 나비 그림을 제출하고...
그림을 심사하는 분은 교장 선생님이신데 처음 강아지 토르가 토끼인줄 알고 너무 잘 그렸다고 하다 강아지인 것을 알자 강아지가 싫다는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는 나비를 최고의 그림으로 뽑는다.
단 한 사람의 기호 때문에 에밀리는 마음의 상처를 박고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켈리에게는 다른 아이들이 와서 나비를 그려달라고 한다. 180도 상황이 바뀐 것.
하지만 켈리는 에밀리에게 와서 언제나 네 그림이 좋다고 네 그림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내 용기를 내어 다시 그림을 그리는 에밀리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누가 잘 그렸고 누가 못 그리고... 물론 특징을 잘 살려서 형태를 잘 표현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고 색감이 좋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기는 하다.
그림 역시 자꾸만 그리고 또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 큰 보탬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력하는 것과 자신감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 또한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도 그림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참 많이 그렸고 그 그림들을 많이 모아놓았다. 아이가 재작년 유치원에서 여섯살 반이 되었을 때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싫어하던 때가 있었다. 집에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더니 어느 날부터 그림을 그릴 시도를 하지 않게 된 아이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색칠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다섯 살 때에는 편하게 그렸는데 여섯살이 되어 미술 선생님과 가끔 수업을 할 때면 크레파스로 스케치북 그림 전체를 다 색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 때부터 난 그럼 그림만 그리고 색칠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했었고 우리 아이는 다시 그림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연필로 그림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에게 요즘은 수채색연필과 물감, 파스텔 등 다양한 미술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내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나 역시 어린 시절 스케치북 가득 크레파스 칠하는 게 싫었던 기억이난다.
가끔 나도 아이가 좀 더 그림을 잘 그렸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저런 간섭도 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과 친구가 되어 관찰하고 사물을 주의깊게 보는 법을 평소에 익힌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다음에 아이의 그림은 아이 스스로가 어떤 느낌으로 그릴 것인가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맡겨야할 것 같다.
자신감을 갖도로 격려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 자신의 생각이나 상상, 느낌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 아마도 엄마가 할 일은 그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