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때도.. 철학이 어려워서 정치철학수업 버리고 경제학 전공선택수업들었던 나인데..11월 12월달 여성주의 책 읽기 선정도서가 미셸 푸코의 책『성의 역사』시리즈었다. 어엉? 푸코..? 이름은 들어봤는데..프랑스 철학자.. 아 그래 앞에서 말한 그 버렸다는 정치철학 수업의 교수님도 프랑스에서 공부하신분이였다. 부르디외 전공자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뭐.. 사전같은 책도 읽어왔던 나인데 성의 역사 쯤이야.. 하고  1권을 뒤 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같이 읽는 분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처음 받아든 성의 역사 1권의 느낌은 '어.. 뭐 두껍지도 않고. 할 수 있겠네.' 


그렇게 약 일주일만에 1권은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책 내용이 뭐였지? 읽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이 책을..

앞서 읽었던  『'장판'에서 푸코 읽기』는 괜찮았는데 푸코의 책으로 넘어오니 역시 만만치 않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푸코에 대한 해설이나 글들을 찾아보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중이다. 


다행히 먼저 읽으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2권부터는 해볼만 하다고 들었다. 그래! 2권부터는 다르다. 2권.3권을 택배로 받고나서 보니 1권보다 두껍네.. 시작부터 몸이 움츠러든다. 에이 겁부터 먹지 말자..우울했던 2020년.. 푸코와 보내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지? 















원래 성의 역사는 6권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1권을 76년에 발간후 80년 초 푸코의 건강의 악화로 인해 서둘러 2, 3권을 그가 사망하던 해에 내었고 사후에 4권이 18년에 발간되어(한국엔 19년) 4권짜리가 되었다.  

 

푸코는 왜 성에 대해 쓴 것일까?


내가 제기하려고 하는 물음은 '왜 우리가 억압받는가'가 아니라, '왜 우리가 우리의 가까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그토록 커다란 열정과 강렬한 원한을 품고서 스스로 억압받고 있다고 말하는가'이다. 

(…)

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성과 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었는가 하고 자문하는 것은 확실히 정당하다. 이 연결이 어떻게 성립되었는가도 또한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성이 "단죄되었다"고 일괄적으로 성급하게 말하지 않도록 삼가야 할 것이며, 왜 우리가 예전에는 성을 죄악시했다가 오늘날에는 이에 대해 매우 강한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가도 자문해야 할 것이다. 

(P.16~17)


푸코는 절대적이거나 보편적인 진리가 있다는 생각에 반대해왔던 철학자였다. 그 보편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진리는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성'에 대해서도 그러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 책을 썼던 것이다. 그리고 푸코 본인이 동성애자로서 이 분야에 대해 더 의문을 가졌을 거라고도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성'이 억압되어 왔다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푸코가 역사(여기서의 역사는 서양의 역사)를 통해 살펴본 바 통념과 달리 근대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성에 대한 담론들을 끊임없이 형성해왔다는 것이다.(이 말이 전혀 억압된 적이 없다라는 주장과는 다르다고 하였다) 


사제권력의 고백에서 비롯된 내밀한 욕망의 공개 방식은 성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하게 만들었지만 어린이의 성이라던지 성도착자들의 성등의 '주변부적인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철저히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었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후 이런 것들은 교육이나 성 과학, 의학 권력(정신의학등)에 의해 통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주변부적인 성적 욕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권력의 출현이 필요하다.  

 

이렇듯, 『성의 역사』 1권은 1년 전에 나온『감시와 처벌』(1975)의 연장선 상에서 동일한 문제의식(권력-지식관계)을 섹슈얼리티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책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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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19 0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이렇게 풀어서 얘기해주시니 이해가 되네요. 쫌. ㅎㅎㅎㅎ 푸코는 완전 제 아웃 오브 안중인데....열심히 읽으셔서 정리해줘요. 저는 그럼 푸코는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

블랙겟타 2020-12-20 23:1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까진 어렵네요 가장 얇은 1권만 읽어서 ㅎㅎㅎㅎ
앞으로도 노력해볼게요 라로님. ^^ (언제 다읽지..ㅋㅋㅋ)

다락방 2020-12-19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겟타님! 감사해요.
전 3권까지 읽었지만 그래도 이 페이퍼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1권 읽었는데도 여기 인용문 보면서 이런 게 있었나 싶고 ㅜㅜㅜ 전 어떡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 빨리 1월 와서 육식의 성정치 읽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블랙겟타 2020-12-20 23:18   좋아요 1 | URL
저도 적어도 3권까진 이달에 읽어야 될텐데요. ㅋ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얼른 1월의 책이 기다려지는 ㅋㅋㅋㅋㅋ

비연 2020-12-19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열심히 열심히 읽어서 저를 앞지르고... 제 2권은 저어기 얌전히 놓여 있답니다. 흠흠. 어쨌든 다 읽어보기로. 흠흠.

블랙겟타 2020-12-20 23:20   좋아요 2 | URL
역시 아직 철학이 어려워요.. 특히 프랑스... ㅋㅋㅋㅋㅋ
저도 눈 딱 감고(응?) 3권까지는 읽어보려구요

scott 2020-12-19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 ㅜ.ㅜ겟타님이 이웃님들에 푸코 전도사였어 ㅋㅋㅋ

블랙겟타 2020-12-20 23:21   좋아요 1 | URL
제가 전도한건 아니고 더 많이 읽으신 분도 계실거에요 ㅋㅋㅋㅋ
1권밖에 읽지 못했는 걸요 ㅎㅎ 아직 이해하기엔.. ㅠ

수이 2020-12-20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와 보내는데 어떻게 따뜻할 수가 있지!!!!!!!!!! 🙅‍♀️🙅‍♀️🙅‍♀️😎😎😎🤬🤬🤬

블랙겟타 2020-12-20 23:22   좋아요 1 | URL
그래서 그런걸까요? 난방을 켜두었는데도 춥더라구요.. ㄷㄷㄷ

han22598 2020-12-22 0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성의 욕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 걸까요?주변부적 또는 비정상적으로 분류하면서 왜 통제하려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통제의 수단으로 성을 이용한건가요? 흠.........(겟타님 아시죠? 제가 답변을 요구하는건 아니라는거...그냥 책을 읽지 않은 이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궁금증이에요 ㅎㅎ )

블랙겟타 2020-12-29 23:28   좋아요 1 | URL
han님 답글이 늦었지요?(사실 바로 단다는게 깜박하고 있었어요. 죄송ㅠ)
타인을 통제하려는 권력의 기능이 성(섹슈얼리티)의 분야에도 작동한 것이 아니였을까요?
18세기 서양에서 성의 관한 의학적, 과학적 지식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성적행동과 의식을 통제(정상/비정상의 분류)하게 되었다고 푸코는 보았는데요.(이것은 프로이트와도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이렇게 의학적, 과학적 지식이 권력을 얻게된 과정을 통해 푸코는 권력과 지식이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두개가 긴밀한 관계다라고 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프로이트도 만만치 않았는데 철학.. 특히 프랑스철학은 더욱 어렵네요. 읽는것과 별개로 이해하는 것이 또다른 과정이니 말이죠 ㅋㅋㅋ

han22598 2020-12-31 03:4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권력과 지식의 상관관계!
저도 잊고 있었던 답글인데, 기억해주시고 답글 달아주시다니...대단.대단하십니다.
감사해요 블랙겟타님!

2021년에도 즐거운 알라딘 놀이 계속 해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0-12-24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따스한 연말 보내세요.
푸코 책 옆에 트리 한그루 심어놓고 갈께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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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Merry..........:+☆+:............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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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블랙겟타 2020-12-25 09: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scott님도 즐거운 크리스 마스 보내세요~

scott 2020-12-31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2021년 새해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해피뉴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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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 福마뉘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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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20-12-31 23:04   좋아요 0 | URL
먼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