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월 마지막 날이다..
자, 여러분들과 함께 읽기로 했던 4월의 책 『여성성의 신화』를 얼만큼 읽었나 봤더니.. 반도 못읽었다. ㅠㅠ
마지막날을 이렇게 보낼 수 없기에 책상 앞에 앉아서 이렇게 겨우(!) 하나의 페이퍼를 쓰고 있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리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5월 초에 이 책을 다 읽기로 다짐을 하기로 하고..
지금도 다니고 있는 일본어 회화반 수업에서 생겼던 일화로 한번 시작해보고자 한다.
몇주 전쯤에 수업중에 원어민 선생님꼐서 학생들과 '일본과 한국의 다른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다. 뭐.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일본은 깨끗하다라는 식의 다 알만한 대답이 오가던 와중,
(아마 나는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했던거 같다.;;)
한 남학생이 한국은 방송에서 제약이 많은데 일본은 그런게 없이 프리하다고 말했다.
대답하는것을 들어보니 여성에 대해서라던지 그런주제에 대해 이야기할때 일본방송은 자연스럽게가 가능한데 한국은 제약이 많다는 식의 설명이었다.
아 요즘 남학생들은 그렇게 보고 있구나..그 제약없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올바른 것은 아닌데.. 그런 관점이 이상하다는 것을 사회가 혹은 교육에서 잘 지도가 되어야할텐데라며 걱정을 한적이 있었다. 확실히 예전 방송들을 우연히 보게되면 엥? 저런 발언들이 가능했었었나? 어떤 사람은 이것을 보고 야. 저 땐 방송하기 편했었는데 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잘못된 것이였고 백번양보해서 그 때가 잘못된 것이 몰랐던 때였다면 알고 있는 지금은 당연히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다.
요즘은 티비나 심지어 컴퓨터조차 이용빈도가 적은 대신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으로 유튜브로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시대다. 그 수많은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진 사람들중 연반인(!)이라는 위치에 계신 '제재'라는 사람이 있다. 말그대로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니면서도 유명인인데 그분의 직업은 SBS PD다. 그는 유튜브영상에서 다양한 분들과 인터뷰를 하시는데 특히 아이돌 팬들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당연히 있다. 아이돌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재재와 인터뷰하는 아이돌들이 편하게 방송하고 있구나를 정말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스트를 대할 때의 태도일 수 있겠는데 아이돌들과 인터뷰할 때 사전 정보들을 세세하게 숙지한 상태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애교라던지 자칫 무례할 수도 있는 것들을 강요하지 않으며 단어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하게 사용하는 점이다. 기존의 방송사에서도 인기가 있다는의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최근엔 재재가 타방송사에도 게스트로 나오기도 하더라. 하지만 아직은 왜 인기가 있는지까진 잘 모르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어찌됫든 2020년의 한국은 한쪽은 변화하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거 같고 그의 반해 한쪽은 어느새 새 트렌드를 주도해 자리잡고 있다.
돌고돌아(?) 베티프리단의 책 『여성성의 신화』를 살펴보자.
15년이 넘도록 여성을 위해 쓰인 많은 글이나 남편들이 방 한 쪽에 앉아서 직장이나 정치 또는 새 정화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여성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의 학교에 관한 문제나 남편을 기분 좋게 해주는 법, 닭고기 요리법, 예쁜 의자 커버를 만드는 법 같은 것들이었다. 아무도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논박을 하지 않았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를 뿐이었다. '여성 해방'이나 여성의 '직업 경력career'이라는 말은 이상하고 어색하게 들렸고, 몇 년동안 아무도 이런 단어를 쓰지 않았다. 시몬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을 펴냈을 때, 어느 미국 평론가는 보부아르가 '인생을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데다가 이 이야기는 프랑스 여성에게만 적용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여성 문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p.67)
프리단이 이 책을 썼던 당시 미국의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1세대 미국 여성운동가들은 여성의 참정권과 교육권을 비롯한 법적, 정치적 권리획득을 위해 싸웠고 결국 1920년대에 여성참정권을 쟁취했다. 그러나 법적, 정치적인 권리는 얻었지만 지위자체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계2차 대전을 통해 많은 미국 남성들이 전장으로 투입되었고 여성 일자리를 꺼려했던 기존의 산업계로서도 노동자 하나가 아쉬운 와중에 여성인력들을 대거 늘려야 해야만 했다. 결국 실제 여성고용률이 높아지고 여성이 산업의 한축을 차지하게되었다. 하지만 종전과 함께 남성들이 미국이 돌아오게 되면서 다시 자연스럽게 노동의 자리를 뺏겨야만 했고 다시 여성들은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장을 누비며 돌아온 남편들이 편안하게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가정에 충실한 가정주부가 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성의 강요속에 점차 많은 여성들 또한 자기 삶의 꿈을 가정에서 남편을 잘 보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마치 자기가 원해서 가정주부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중산층의 교외의 가정주부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 프리단이 이 '이름붙일 수 없는 문제들'이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여성성의 신화』를 썼던 것이다.
고전인 이유는 언제든 읽어도 시사하는 바가 있기때문일 것이다. 아직 다 읽어보지 못해서 전체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 읽으면 2020년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2020년 한국을 보면서도 간극을 느낄 수 있었는데 느낌상으론 현재 10대인 어린세대들은 간극이 더 넓은 것 같다. 전세대인 나의 잘못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1960년대의 미국을 살았던 프리단은 자신이 느꼈던 간극을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좀 더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