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단층집 짓기 - 작게 지어 넓게 쓰는
엑스날러지 엮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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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땅에 단층집 짓고 사는 게 저의 로망입니다. 로망을 이루는데 필요한 첫걸음은 어디에서 살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조금은 한적한 시골, 높은 산과 푸른 바다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내로 동해안에 갈 수 있는 강원도나 저의 고향 경상도 쪽 시골 땅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거주할지 확정되면,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땅이 결정되면 건축 회사를 찾아가 집 짓는 일을 의뢰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찾아가기 전에 내가 거주하고 싶은 집의 모습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로망이 있는 사람에게는 한스미디어에서 출간한 <멋진 단층집 짓기>을 들춰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렙니다.

이전에 건축에 관해 책들을 몇 권 읽어보았는데, 읽고 난 뒤에도 어떤 식으로 집을 지을지 막연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작고 멋진 단층집짓기로 차별화되어 있어서,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이 됩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팁들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부지에 여백을 남기기’, ‘실내에 바람과 빛을 끌어들이기’, ‘유연한 동선’, ‘깊은 처마와 반옥외 공간등등. 이런 것에 관해 알고 싶으면 이곳에 표시된 페이지를 찾아보면 됩니다.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단층집의 모범답안은 단층집을 지을 때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반옥외 공간, 깊고 낮은 처마, 적당한 크기의 창문, 동선, 공간 나누기, 다락의 활용 등, 이전에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았습니다. ‘2. 단층집 설계의 고민 해결은 비용 문제, 난방 문제, 외관 문제 등을 알려줍니다. ! 정말 실제적인 고민을 한 방에 날려주네요. ‘3. 거주 만족도를 높이는 단층집의 작은 테크닉은 공간 나누기, 수납공간, 바닥과 벽과 천장의 질감, 유지보수, 주차장 등에 대해 친절한 팁을 제공합니다.

실제 건축물 사진과 설계 평면도과 입체도를 실어 놓았을 뿐 아니라, 꼼꼼한 설명까지 더해져서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머릿속에 내가 살 집을 구상하면서 몇몇 페이지에 갈피를 해 두었습니다. 건축가를 찾아갈 때, 이 책을 옆에 끼고 가야죠. 내가 표시한 부분을 보여주며 이런 식으로 설계해 달라고 하면, 건축가가 설계를 구상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 내겐 긴요하고 소중한 책 중 하나가 되었어요. 단층집 짓기를 원하시는 분들, 이 책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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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사귀기 전에 - 삼위일체부터 교회론까지 하나님과 만나는 ABC
홍석용 지음 / 동무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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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석용 목사님은 지속적인 성경 연구와 상담심리학 공부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가 설교자로 있는 우리교회에서 2020년 상반기에 한 설교를 모은 것입니다. 그의 11편의 설교를 읽으면서 저자 소개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신학)과 상담심리학을 깊이 연구하지 않았다면 기독교 신앙에 관해 이런 깊이 있는 가르침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관을 신학적으로 정확하게 풀어냅니다. 사랑은 언제나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삼위로 계셨습니다. 따라서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만이 사랑의 하나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신 것도 인간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서로 맺고 계시는 사랑의 관계에 사람을 참여시키기 위해서 사람을 만드신 것”(p. 19)입니다. 4장에서 성령님을 사귐의 하나님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교회에서 목사님의 축도에 있는 성령의 교통하심(사귐)”(고린도후서1313)이라는 표현이 보여주듯, 성령 하나님은 성도들을 하나님과 교제하고 이웃과 교제함으로써 사랑의 하나님을 닮아가게 하십니다. 이런 점에서 구원도 사랑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구원의 핵심은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는 것(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것),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입니다. 이는 곧 사랑하는 삶을 산다는 뜻일 겁니다. ‘사랑, 사귐, 닮아감은 언제나 함께합니다. 결국, 교회도 사랑 안에서 함께 자라가는 공동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홍 목사님은 서로 사랑에 방점을 찍습니다. 일방적으로 퍼주는 사랑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 사랑은 힘들어서 힘이 빠지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은 힘들어도 힘이 나는 관계라는 설명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 책은 새신자에게 기독교 신앙의 ABC를 알려주기 위한 설교라서, <하나님과 사귀기 전에>라고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교회에 다니고 나름 신실하게 믿음 생활을 한다고 자부하는 신자들도 이 소중한 설교집을 펴서 자신이 믿는 신앙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믿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이 설교집, 진지한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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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김춘수 지음, 조강석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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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춘수하면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가 생각납니다.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을 보는 순간 탐이 났습니다. 이 책을 통해 김춘수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시인의 진면목을 알고 싶었습니다. 시그림집 타이틀도 마음에 듭니다.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어떤 의미로 시그림집에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요?

김춘수의 시, <>,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등을 감상하다가, 책 뒷 편에 있는 문학 평론가 조강석의 작품 해설을 읽었습니다. 김춘수의 시작(詩作)의 흐름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해설입니다. 시인은 초창기 존재론적 탐구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은 사물과 언어로서의 꽃을 넘어 존재의 본질에 가닿는 이데아로서의 꽃을 표현한 것이랍니다. 시어(詩語)를 통해 사물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 보려는 시도입니다. 다시 <>을 읽어봅니다. 마지막 연 우리들은 모두 / 무엇이 되고 싶다 /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을 곱씹어 봅니다. ‘나와 너라는 존재의 본질을 찾고 의미를 찾는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인은 초창기의 존재론적 탐구에서 극적인 전환을 모색했다고 합니다. 시에서 관념을 완전히 덜어내고 이미지 위주의 서술적 시 세계,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를 통해 언어적 그림을 추구한 것입니다. 그는 더 나아가 무의미시를 시도합니다. 시에서 모든 의미를 배제하고 방심상태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시를 통해 정신적 위안을 얻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한 의미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이제야 이 책의 제목이 이해됩니다 시는 이기도 하고 눈물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시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춘수의 시에는 존재와 본질, 의미와 무의미, 역사와 이데올로기, 등에 관련된 문제들이 끊임없이 얽혀있습니다. 김춘수의 시 세계는 너무나 넓고 깊습니다. 나의 서재 책꽂이에는 아주 오래 전에 발간된 <김춘수 전집2시론>(문장, 1986)이 꽂혀 있습니다. 이 책을 펼치자, 빛바랜 책에서 광채가 나는 듯합니다. , <김춘수 사색사화집>(현대문학, 2002)<시의 이해와 작법>(자유지성사, 2003)도 있군요. 이번에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도 소중한 애장품이 될 것입니다. 여러 화가들의 그림이 곁들여 있는 시그림집! 자주 들여다보고 낭독하면서 김춘수의 시세계에 깊이 빠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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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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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해설한 책을 읽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니체 철학의 정수라고 하는 이 책을 직접 읽지 않고 해설서만 읽으니,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이번에는 독문학자인 윤순식 교수가 번역하고 풍부하게 해설한 이 책에 직접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니체의 글은 매우 난해하다고 알고 있어서 살짝 겁을 먹고, 이 책 뒤에 나오는 역자 해설을 먼저 읽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윤 교수는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한 것은 형이상학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삶을 직시하고 사랑하라는 도전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설명으로 자신감(?)을 얻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외친 저 유명한 말, “신은 죽었다는 니체가 신을 죽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신은 이미 죽어 있다라는 사실을 천명(闡明)했을 뿐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성적(理性的)으로는 기독교의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기독교적 형이상학적 관념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생각했습니다. 니체는 이에 대해 비판하며 이제는 인간 스스로 초인’(超人)이 되어야 한다고 도전합니다. 그는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p. 16)이라고 주장합니다. 자꾸 신이나 악마, 천국과 지옥과 같은 형이상학적 관념(觀念)과 이상(理想)을 이야기하지 말고 현재의 삶을 직시하자는 것입니다. 인간도 동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런 존재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니체에 따르면, 인간이라는 검은 구름을 뚫고 나오는 번개와 같은 초인이 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이 책 곳곳에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이렇습니다.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고, 마지막으로 사자가 아이가 된다는 이 변화를 말하려고 한다”(p. 38). 낙타는 참을성이 강한 동물입니다. 인간의 정신 단계는 낙타와 같은 순종으로 시작된다는 것이죠. 인간의 정신은 나는 해야 한다고 말하며 참을성 있게 짐을 싣고 황량한 사막길을 달려갑니다. 그러다 사자가 되어 나는 하려 한다고 말하며 사막의 주인이 됩니다. 하지만 사자가 된 인간 정신은 여전히 황량한 사막길에 있습니다. 이제는 마지막 단계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니체는 말합니다. 아이는 순진함이고 망각입니다. 더 이상 나는 해야 한다라든가 나는 하려 한다고 말하지 않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대신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고 유희인 것입니다.

니체는 시장의 파리떼에 대해서’(pp. 80~85)에서는 윙윙대는 군중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때 묻지 않은 인식에 대하여’(pp. 196~200)에서는 고양이를 통해 지식인의 교만을 지적합니다 커다란 사건들에 대하여’(pp. 209~215)에서는 불개를 등장시켜 국가(혹은 왕)과 교회를 비판합니다. ‘중력의 정신에 대하여’(pp. 307~314)에서는 타조를 통해 인간의 동물성을 말합니다. 니체는 지금까지 인간의 모든 사상과 삶의 방식을 가차없이 비판하면서 초인을 꿈꾸었습니다. 그는 인간 스스로 초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 것 같습니다. , 그는 인간은 자신을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무신론적 사회인 현대에서 니체의 사상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인간은 스스로 초인이 되어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이런 담대한 주장을 펼친 니체 자신은 정신병을 심하게 앓다가 외로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어쨌든 인간다움, 구원, 삶의 태도,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독서였습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정독할 가치가 있는 문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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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외 4인의 한시 24수 - 한자 따라 쓰기 한자를 알면 어휘가 보인다
김정희 외 지음, 큰그림 편집부 기획 / 도서출판 큰그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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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서예를 배우면서 한시를 써보고 싶었는데, 이 책을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이 책은 추사 김정희, 퇴계 이황, 다산 정약용, 매월당 김시습, 만해 한용운, 이렇게 조선 시대의 문인 다섯 분의 한시를 수록해 놓고 있습니다. 이들의 한시를 한 페이지에 큰 글자로 소개하고, 이어서 모든 한자를 세 번씩 쓸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붓펜으로 써볼 수 있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한자 따라 쓰기로는 제격인 책입니다. 하지만 단지 한자 연습만 하는 책은 아닙니다. 머리말에 한시(漢詩)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시 속에는 시인의 삶과 시대적 상황을 내포하고 있어, 시인의 삶도 짐작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시론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대부분 시 후반부에 주제가 담겨 있다는 설명도 염두에 두고 한시를 소리 내어 여러 번 읽어보면, 한시의 운치를 느끼게 됩니다. 각 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한시를 나름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시라고 하면 왠지 깊고 고상한 사상이 담겨 있어 어려울 것이라 지레짐작합니다. 하지만,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의 시를 읽으면서 한시가 훨씬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온갖 꽃을 다 꺾어 보아도(折取百花看)/ 우리 집 꽃만 못하구나(不如吾家花) / 그거야 꽃의 품종이 달라서가 아니라(也非花品別) / 단지 이것이 우리 집에 있어서라네(祇是在吾家)” 일상에 우리가 느꼈던 것을 이렇게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참 마음에 듭니다. “잠깐 맑았다 비 오고 비 오다 다시 개니(乍晴乍雨雨還晴) / 하늘의 도리도 오히려 이러한데 하물며 세상 인심 오죽하랴(天道猶然況世情)”라는 시구를 대하며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의 파란만장한 삶이 느껴집니다. 덕분에 그에 관한 정보들을 찾았습니다.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의 저자인 김시습은 결혼생활도 원만하지 못했고 계유정난(癸酉靖難) 소식을 듣고 승려가 되어 전국을 유랑하며 절개를 지켰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시대의 문인 여섯 분의 삶까지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붓글씨로 이들의 한시를 써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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