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다시 쓰는 세계사 - 한 권으로 1만 년 역사를 완전 정복하는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강응천 감수 / 흐름출판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로빈의 다시 쓰는 세계사> ‘들어가는 글에는 역사를 알아야 오늘의 뉴스를 이해할 수 있고, 미래를 바꿀 힘도 생깁니다”(p. 5)라고 적혀있습니다. ‘역사를 알아야 오늘의 뉴스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만, ‘미래를 바꿀 힘도 생긴다는 말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인간은 어리석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1만 년의 세계 역사 흐름을 파악하게 하는 이 책,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선사 시대 이후 세계 역사를 권역별로 나누어 역사의 흐름을 설명해 내는 솜씨가 훌륭합니다. 이 책은 유럽, 중국,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로 나누어 그 지역의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의 줄거리를 서술합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왜 일어났는지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한번 책을 잡으면 쉽사리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몰입감이 최고인 역사책입니다. 이 책 덕분에 유튜브 채널 <로빈의 역사 기록>구독을 누르고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때문에, ‘3장 서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슬람 제국이 어떻게 확장되었고, 수니파와 시아파가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란이 시아파 국가가 된 역사적 이유를 배웠습니다. 1501년 세워진 사파비 왕조는 수니파인 오스만 제국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국가를 이루기 위해 시아파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페르시아 민족의식 부흥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1925년 세워진 팔라비 왕조는 이란을 공식 국호로 지정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후 이란의 역사를 다루지 않아 <로빈의 역사 기록> 유트브 채널에서 어떻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지금처럼 철천지원수가 되었느니 공부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수없이 이용당하고 배반당한 이란이 왜 그렇게 핵무기 개발에 목을 매는지, 왜 결사 항전을 다짐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대한민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세계사 공부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과거 역사의 연장선에서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를 넘어 전 세계의 역사를 다루며, 역사의 단편적 정보가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짚어줍니다. 즐겁게 독서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학생들뿐 아니라 성인 모두에게도 강추합니다. 아주 재미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의 숲>은 인문학 교육의 증진에 힘써온 송용구 교수가 동서양의 명저 33권을 분야별로 소개한 책입니다. 철학과 사상, 사회와 역사, 소설과 드라마, 시 분야로 나누어 소개함으로 독자의 흥미를 돋웁니다.


그중에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신약성경>을 연결한 것이 나에게는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주인공 닥터 지바고는 볼세비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뇌합니다. 그는 엄청난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에 고뇌하면서 사랑과 자유를 추구합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은 <햄릿>이라는 시를 씁니다. “아버지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옵소서 나는 당신의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사랑하며 이 역을 맡는 데 동의합니다. 나는 늘 외롭고 모든 것은 위선에 빠져 있습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평탄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p. 187). 송용구 교수는 이 구절을 들어, 지바고가 바리새인을 꾸짖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소비에트 공산당과 그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지바고의 또 다른 시 <겟세마네 동산>을 통해 저자가 러시아 민중과 독자에게 깨어 있으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닥터 지바고>는 사랑이 메마른 땅에서는 자유의 꽃이 피어날 수 없다는 진리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신약성경>의 근본적인 가르침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송용구 교수가 인용한 <닥터 지바고>의 한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나는 정치에는 조금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진리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p.191).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으로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나는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환멸을 느낍니다. 그들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와 사랑이 가득한 세상은 이룰 수 없는 유토피아에 불과할까요?


라인홀드 니부어의 눈으로 바라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라는 타이틀도 관심을 끕니다. 라인홀드 니부어의 가치론에 입각해 생각해 보면,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궁극적 가치도구적 가치를 뒤바꾸어 버렸습니다. 이들은 지식, , 명예, 권력을 위해서는 타자를 수단으로 이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성공에 눈이 멀어 다른 이의 행복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어린 왕자>에서 가로등을 켜는 사람만이 자신만의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편리와 안정을 위해 일하는 자입니다. 사람보다 더 귀한 궁극적 가치는 없는 법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나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윤동주의 <서시>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저자가 제시한 33권의 책을 다 섭렵할 수 있을까요? 부록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 인문학 명저는 백 권이 넘는 책을 소개합니다. 그래도 얼추 30 여권의 책은 읽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나의 독서 길잡이 되어 줄 것입니다. 편식하지 않고 분야별로 골고루 찾아 읽고 싶습니다. 아마도 평생의 과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이 있어 행복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테 《신곡》 인문학 -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는가
박상진 지음 / 문예출판사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전에 단테의 <신곡> 읽기에 도전했다가 지옥 편도 다 읽지 못하고 손을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유럽 중세 시대의 상황과 문학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신곡>은 중세 시대의 내세관인 지옥, 연옥, 천국을 전체 이야기의 바탕으로 삼았기에 현대인들에게는 어색한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박상진 교수는 무엇보다 자신과 주변을 끈기 있게 성찰하려는 성실함이 없어서 <신곡>을 읽는 일이 힘든 것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사실, 단테의 <신곡>은 독자에게 선명한 해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깊고 넓게 생각하도록 도전합니다.


박상진의 <단테 신곡 인문학><신곡>에서 뽑은 인간의 죄악과 미덕을 깊이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지옥 언저리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은 치욕도 찬사도 없이 살았던 자들의 슬픈 영혼들입니다. 그들은 중립의 가치를 지킨다고 하지만 실상은 비겁하게 산 자들입니다. 박 교수는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라고 도전합니다. <신곡>은 단테의 실제 삶을 반영한 자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테는 초고속으로 정치 지도자에 위치에 올랐다가 추방되어 오랜 시간 떠돌며 <신곡>을 완성하고 생을 마쳤습니다. <신곡>은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질문합니다. 이 질문은 대식, 분노, 폭력, 성애, 탐욕, 분열, 위조 용기, 연민, 정의, 고결, 사랑, 등과 같은 주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을 숙고하다 보면,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많은 위로와 도전을 받을 것입니다.


박상진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시 형태로 되어 있는 단테의 <신곡> 완역본을 다시 읽기로 마음먹고 인터넷 서점을 뒤져봅니다. 대표적으로 박상진 교수가 옮긴 <신곡>(민음사 )과 김운찬 교수가 옮긴 <신곡>(열린책들 )이 있군요. 민음사에서는 윌리엄 브레이크의 그림을, 열린책들에서는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을 수록해 놓았습니다. <단테 신곡 인문학>에서는 이탈리아 초현실주의 화가 알베르토 마르티니의 삽화를 매 챕터 앞에 실었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출판사의 책을 다 구입하고 싶네요. <신곡> 완역본을 읽으며,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삶의 궁극적 가치를 추구하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사피엔스,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 괴베클리 테페에서 AI 문명까지 인류 노동의 역사와 미래
백완기 지음 / 지베르니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대 테페의 신전은 집단의 협력으로 세워졌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권위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은 새로운 정치 철학의 문을 열었고, 후에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산업혁명은 혁신적 노동과 삶의 방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미국의 IT혁명은 AI 시대를 여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AI 시대가 열렸습니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이 책은 AI 시대에 우리는 일과 삶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지 질문합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사회로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일본이 100년에 걸쳐 이루어낸 일을 한국은 30년 만에 해냈습니다. 한 세대 만에 한 세기를 따라잡은 것입니다. 일본이 외부에서 근대 산업을 수입했지만, 한국은 스스로 근대를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 과정을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국은 일본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디지털과 AI 시대에 전세계에서 떠오르는 별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합니다. AI의 산업화는 소수의 권력과 자본을 위한 종이 될 것인가, 모두의 자유와 창의성을 지키는 민주적 토대가 될 것인가?


여기에 답하려면, 현재 대한민국의 여러 갈등과 모순을 직시해야 합니다. 저자는 한국의 새로운 모순을 네 가지로 지적합니다. 첫째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입니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수의 사람이 기술을 독점할 것입니다. 둘째는 높은 시민의식에 미치지 못하는 정치적 양극화와 불신입니다. 이런 혐오와 불신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민주주의가 희미해지면 창의력은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화입니다. 이는 AI 기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킵니다. 넷째는 성장 방식이 낡은 틀에 갇혀 있습니다. 이는 AI 시대에 적용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저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문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는 두 가지 가치를 중시합니다. 하나는 부의 재분배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존엄을 위한 길을 찾는 것입니다. 과거의 정치 체계에서 더 진보적인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합리적인 세금 제도를 만들어 좋은 문명을 이루는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또한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과 문화 예술의 발전에 힘써야 합니다. 결국 산업사회의 한계와 기후 위기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부가 재분배되고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인류의 미래는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AI 시대에 노동은 생존의 조건이 아닙니다. 노동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 공헌해야 합니다. AI 시대 초입에서 진지하게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독서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 이런 작품들을 통해 기존 선입견을 버리고 유명한 화가들의 또 다른 모습들을 볼 수도 있겠다 싶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저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하면, 여러 점의 <자화상><해바라기> 그리고 <별이 빛나는 밤> 등등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조금은 낯선 세 점의 <랑글루아 다리>를 소개합니다. 다양한 방향에서 그린 이 세 작품을 비교해 보면, 고흐는 결코 감정적으로 붓을 휘두른 화가가 아니라 매우 체계적으로 그림에 접근한 화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고흐는 당시 유행했던 자포니즘을 자신만의 붓 터치와 색체 감각으로 재해석해 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고흐가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했다고 알려 줍니다.


<키스><다나에> 등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아르느보적 곡선이 특징인 작품들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는 매년 여름마다 알프스의 한적한 호숫가로 가서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비엔나에서의 치열한 예술 활동으로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잠시지만 자연 속에 파묻혀 풍경화를 그린 것입니다. 그는 평생 40점의 풍경화를 남겼다죠. 그의 풍경화에는 인간의 모습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는 오직 시각적 아름다움에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 미술계에서는 크림트의 풍경화가 여름 휴가 때 잠시 일탈하는 취미가 아니라 그의 전체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한 키로 인식한다고, 저자는 귀뜸해줍니다.


이 책에는 모네, 마네, 드가, 에곤 실레, 고야, 콜비츠, 뭉크, 프리다 칼로, 루소, 세잔, 루느아르, 앙리 마티스, 등등.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 때로는 이미 유명해진 작품들 - 을 소개합니다. 이 책의 저자 김원형의 이력을 보니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현재 베를린을 기반으로 한국 작가들의 전시 기획을 담당하고 있군요. 그의 글에 깊이가 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나의 잡다한 독서가 나의 세계관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본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