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는 날밤 꼴딱 새우다시피 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때 나온 소설책 주류를 이루는 소설가분들을 떠올리면 이문열, 이청준, 이외수, 박범신, 김홍신, 박경리, 박완서, 최인호, 조정래 물론 이 분들 외에도 아주 많은 작가들이 계시죠. 언듯 떠올린 이름들이네요. 특히 이외수 소설은 전부 다 좋아했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부터는 소설책과 멀어졌습니다. 아니 소설책과 멀어진 게 아니라 책과 이별이라도 하듯이 책을 전혀 읽지도 않았고 학교 다니면서 한두 권 모았던 책들이 결혼하고부터 형편상 책은 쌓아 둘 곳도 없고 전세살이 전전하면서 책을 옮기는 일이 보통 쉬운 일도 아니고 한방 가득 찬 책을 거저 버리다시피 아무나 주고도 남는 책은 일부는 동네 도서관에도 기증도 하고 기증하지 못한 낡은 책은 급기야 폐자재 활용으로 처리되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마도 그 때가 소설 병에 걸린 건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리고는 이후부터 소설책은 단 한 권도 구입하지도 읽지도 않았습니다. 소설가분들에겐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소설은 전혀 관심사 밖이었습니다. 게다가 사진을 시작하고부터 사진 책을 주로 보게 되고 사진과 문학과의 관계 때문에라도 시집을 주로 보았고, 사진과 관련성이 있거나 인문학 관련 서적들로만 주 관심사였습니다. 북플에 등록된 책들도 소설책이 단 한 권도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소설은 읽어야 할 마땅한 동기도 없고 소설 이외에 읽고 싶고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 있으니 소설책에 다시 손댈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알라딘 이웃분으로 계시는 [그장소]님의 책 선물이 왔더군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뜻 밖의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내주신 책이 장르가 "소설"이었습니다. 심쿵!!!. 소설 책 한 권 받고서, 또다시 옛날의 주마등처럼 스치는 소설 병이 덜컥 걱정이 시작됩니다. 한번 빠지면 워낙 정신 못 차리는 성격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보내주신 책이 소설책이더라도 읽어야죠. 아무래도 한때의 열병처럼 지나쳤던 추억에서 다시 소설책에 빠질 수 있게, 확신은 하지 못하겠지만 젊은 날 불면의 밤에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었던 추억을 더듬어 가며 이 책을 펼쳐 볼까 싶습니다. 


때마침 오늘도 며칠 전에 주문했던 책이 함께 배달되는 바람에, 그리고 그동안 구입만 하고 읽지 못한 책까지 포함해서 이거 뭐 또 책장에 책 꼽을 자리가 부족하고 다시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집 전체 벽을 책으로 도배하듯 채워도 책은 읽을수록 그 갈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증상이 전염되고 깊어지나 봅니다. 그러나 읽고 싶은 책은 넘쳐나는데 우리가 자신의 인생에서 접하는 책은 정말 적습니다. 시간은 한정되고 책은 거의 무한대급으로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것입니다. 다 못 보고 죽어요. 그래서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책이 그래서 더 핅연적인 인연이 닿은 것입니다. 무슨 연이 되었던 맞닿았길래 들려진 것입니다. 이런 인연이라는 것이 다 관계이거든요. 만날 수 있다는 것 중에서 책이라는 저자와 만나서 삶의 새로운 지식과 관점의 지평을 넓혀 나간다는 것. 이것이 우리 인생에서 진짜 즐김일 것입니다. 하기야 일 년 가도 책 한 권 못 읽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독서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으로 인생의 의미 비록 작다 할지라도 삶의 지성을 가꿀 수 있는 것은 존재의 저 너머에게까지 이어질 것이기 학실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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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6-10-09 0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책이 시간을 보내기엔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전 요즘 책을 거의 읽지 못하지만, 업무 때문에 자료로 읽어야 하는 책들은 봅니다.
그런데 진짜 읽고 싶은 책은 소설책인데,
한번 손대면 며칠 밤을 새더라도 끝을 보는 성격이라 겁이 나서 쉽게 손을 못 댑니다.
지금 사놓고 읽지 못한 소설이 참 많아요.
언젠가는 시간 걱정없이 읽을 날이 오겠죠.
그때를 위해 계속 소설을 사서 쟁여놓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yureka01 2016-10-09 08:10   좋아요 2 | URL
소설의 스토리가 재미있을수록 놓지 못하는 흡인력이 있죠^^..

아 언젠가 그 소설 다 읽을 날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AgalmA 2016-10-09 0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 표지와 깔맞춤한 센스^^b

yureka01 2016-10-09 08:12   좋아요 3 | URL
ㅎㅎㅎ 이것도 버릇인가 봅니다
리뷰나 페이퍼글에도 꼭 책이 들어간 사진 한장이나 없으면 뭔가 섭섭한 기분....

사진이 책이랑 색조가 어울리나요 ^^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날은 추리소설 읽어야죠.. 날 쌀쌀하면 정말책 읽기 좋습니다..

yureka01 2016-10-09 08:13   좋아요 1 | URL
혼자만의 책속으로 빠져들기..소설은 더 심한거 같아서요 ㅎㅎㅎ

2016-10-09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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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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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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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0: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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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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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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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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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6-10-09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에 열거한 작가들은 저와도 친근한 분들이군요.
물론 작가와 독자로~
소설만큼 재미진 게 또 있을까 싶었죠.
혼자 놀기 가장 좋은 놀이가 독서였는뎅 ㅎ
책 속에서 키워가던 무한한 상상력 덕분에 저는 현실감이 결여된 사람이 되고말았....

yureka01 2016-10-09 19:30   좋아요 1 | URL
책때문에 현실감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충만되었길래 남들과 달랐겠지요^^..

그럼요..책은 무지함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잖아요..
모르고도 모른줄 모르고 살아가는 책안보는 사람이 다 아는 척하는 세상이니
얼마나 혼탁한지요..

2016-10-09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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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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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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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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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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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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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0-09 15: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중혁 책 하드커버인가 봅니다.
의외로 심쿵하게 생겼는데요?ㅋ

역시 뭐든 한때고 그 관심은 옮겨가는가 봅니다.
저도 한때는 심리학이 좋아 책을 꽤 모았던 것 같은데
지금 단 한권도 모으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은 소설인데 늘 읽은 건 수필이나 인문학 쪽인 것 같습니다.
이게 지나고나면 무엇으로 옮겨갈까요...ㅠ

yureka01 2016-10-09 19:49   좋아요 1 | URL
저도 비슷한 느낌이라서 공감되는 댓글이네요//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이것이 지나면 또 무엇이 올런지요 ^^..

마르케스 찾기 2016-10-10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생이 등기보냈다며 인증사진을 보내왔는 데,,, 악필이네요ㅋㅋ 제 필체 아닙니다~~ 명필까지는 아니어도 그 정도 악필은ㅋㅋ 지금 부산 영화의 거리에서는 길거리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 세계 유명 감독과 배우들입니다ㅋㅋ
팜플렛에 소개된 영화들 중에 매우 좋은 영화가 많습니다. 미국 상업영화에 익숙해져버려서, 어렵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그저 낯선 것일 뿐ㅠ
세계의 다양한 삶을 담아낸 영화라서 (특히 아랍, 동남아시아, 남미 영화들은 접하기 힘든지라,, 영화제 땐 센텀에만 머뭅니다 ^^)
해마다 타지에 있는 제자들에게 팜플렛을 우편으로 보내는 일이 가을이 되면 하는 두번째 일상입니다ㅋㅋ

yureka01 2016-10-10 12:14   좋아요 2 | URL
어억후..감사합니다..ㅎㅎㅎㅎ

아고 그러나 저러나,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한편 보러가고 싶은데 이게 참 쉽지가 않네요 글쎄..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시네마에도 가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말이죠..ㅎㅎㅎㅎ

영화 무척 좋아하는데 기회되면 보러 가겠습니다.

[그장소] 2016-10-10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들고 있는 분이 유레카님 본인 되십니까? 손이 옷 맵시가 , 자태가 , 퍽 고우신 것 같아서...ㅎㅎㅎ
전 여자분이 들고 찍었나 했어요 . 길지 않아 금방 읽어버릴 텐데 , ㅎㅎㅎ
재미있으면 좋겠네요 . 유레카님 즐거운 시간되세요!^^

yureka01 2016-10-11 00:29   좋아요 3 | URL
ㅎㅎ 모델은 딸래미가 서주었습니다^^
정말 감사 감사.

하여간 알라디너의 책인심은 넘쳐납니다..ㅋㅋㅋ

[그장소] 2016-10-11 00:52   좋아요 3 | URL
역시 제 눈이 나빠도 몹쓸지경은 아니었군요!^^
다행이~~^^
ㅎㅎㅎ

yureka01 2016-10-11 00:57   좋아요 3 | URL
네. 예측하신대로 맞추셧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