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CYRUS님이 문제 제기한 글을 읽다 보니, 리뷰(서평)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일단, 링크 걸고요.
http://blog.aladin.co.kr/haesung/8714416
알라딘 카테고리에는 리뷰와 페이퍼라는 두 개의 카테고리 분류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장문의 리뷰 글은 리뷰 카테고리로 쓰고 페이퍼 글은 일상적인 책 이야기 혹은 사진 이야기 기타 잡다한 이야기로 채우고 있습니다. 페이퍼 글이야 간단하게 바로 작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간단한 메모 형식입니다.
그런데 리뷰는 책을 다 읽고 장문의 소감문이나 독후감 형식으로 씁니다. 유능한 글쟁이가 아닌 관계로 리뷰 한편 쓸려면 일주일 이상 걸립니다. 책이야 자주 읽곤 하지만 읽는 책 모두를 그렇게 다 쓸 수는 없거든요. 주로 사진에 관련된 책이라든가 관심 있는 소수의 분야에서 쓸 이야기가 많을 경우 리뷰로 나타내거든요.
그러니 리뷰 한편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책을 다 읽고 느낌이 올라와야 글로 작문할 수 있고 그렇게 쓴 글이 제대로 쓰이는 건지 어려번 검토를 합니다. 이럴 때 글 재주가 없음이 참 안타까운 순간이거든요. 쓰는 글이 명문장이었으면 오죽 좋겠습니까만은, 대부분은 글 한 문장마다 자주 뜯어고치거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맞춤법 검사기도 돌리고 오자, 탈자 등 어러번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물론 그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알라딘 블로그에 퍼블리싱하고 나서 다시 읽어 보면 또 오류가 보이는 부분이 있더군요. 어떨 때는 리뷰를 써 놓고 몇일 포스팅하지 않고 묵혀두고 몇일 지나고 다시 리뷰를 읽어 보면 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면 수정을 하는 경우는 리뷰를 두 번 쓰는 꼴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글쓰기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일인지 리뷰 한 편씩 올릴 때마다 느끼는 부분입니다. 어떤 때는 퇴근하고 꼬박 리뷰에 매달리기도 하거든요. 낮에 일하다가 피곤한데 리뷰 한편 때문에 또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편으로 대체 내가 무슨 영광 보겠다고 이렇게 매달리며 리뷰를 써야 하나 싶은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피로감과 회의감을 무릅쓰고라도 글을 씀으로써 생각을 정리하고 사유를 통해서 스스로가 좀 더 심성을 깊이 하져 갈 수 있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 때문이겠지요. 누구에게 잘나 보이겠다고 쓰는 오만은 있을 건더기도 없고, 세상에 글 잘 쓰는 전문 작가분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읽은 느낌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단순히 책이 소비되는 것을 넘어서 책으로 사유의 재생산하는 발전적이 방향을 모색하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지기 위함일 것입니다.
리뷰의 스타일은 대놓고 주관적입니다. 서평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는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어떤 대가성에 대한 호평은 아니라 주관적 호평이 대부분이겠지요. 왜냐면 대부분은 내가 찾았던 적극성이 있었기 때문에 싫어하는 분야 책이라면 리뷰는 고사하고 아예 읽으려 들지를 않았겠지요. 그러고 보니 리뷰를 올리는 책은 대충 정해져 있는 거 같더군요. 여전히 사진에 관한 책, 일반 인문교양의 범주에 드는 책으로 구분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딱 한가지 분야에서는 리뷰는 거의 하지 못하는 분야는 문학 중에 시집에 대한 서평은 거의 하지를 못 합니다. 읽기만 해도 버거운데 시인들처럼 감성의 골짜기에서 메아리를 울린다는 게 여간한 일은 아닐 것이고 특히 문학평론가들의 역할도 있으니까 대부분은 받아먹기만 해도 다 보기에도 버겁긴 해요. 가급적이면 알라딘에서라도 메인에 올라오는 추천받은 책들보다는 소수로 잘 드러나지 않는 책들 위주로 계속 리뷰를 써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많이 쓰고 생각을 정리하고 멋진 리뷰를 자주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솔까 몇몇 알라딘 이웃분들 안 계셨더라면 진즉에 알라딘 서재는 잠적했을텐데요. 사진 이외에서 이렇게까지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