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의 첫 책은 테레즈 라캉 ~그들은 카미유만 죽인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욕망도 죽인 것. 그들이 믿은 사랑과 욕망은 그저 카미유의 그림자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실체가 죽고나자 남은 것은 죄책감과 서로에 대한 의심.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울기도 했다. 책임전가를 하고 잊으려 술을 마시고 방탕한 생활도 한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보기도 하고 멍한 눈빛으로 그저 세월에 맡겨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로랑의 목에 새겨진 살해의 징표는 지워지지 않듯, 죽은 카미유도 그들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미쳐가는 그들의 심리묘사, 굳어진 몸 밖으로 조각처럼 새겨지듯 생생했던 라캥부인의 분노, 에밀졸라의 막장에 품격이 입혀지는 이유가 아닐까. 표지그림이 뭉크의 뱀파이어다. 뱀파이어는 등장하지 않지만, 살해당하기 직전 로랑의 목을 물어뜯는 카미유가 연상된다. 뱀파이어에 물린 듯 이제 밝음속에선 살아갈 수 없는 로랑과 테레즈의 모습, 광기어린 모습으로 점점 변하는 둘의 모습이 그림과 어울린다. 그러나 이 그림에 뭉크가 붙인 제목은 사랑과 고통이다. 그것대로 또 어울린다. 또한 실제로 이 그림에서 뱀파이어 역할은 여자다. 뭉크의 시인 친구인 폴란드 출신 스타니슬라브 프시비세프스키가 이 그림을 보고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안겨있고, 남자의 목을 문 여인의 붉은 머리는 흐르는 피같다. 이 당시에는 혹여 여성이 남성을 유혹해 기력을 소진하게 하고 꼭두각시로 만드는 존재란 생각들이 유행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한 경매에서 430억에 낙찰됐다고 한다. 내겐 완다막시모프로 기억되는 ㅎㅎ 엘리자베스 올슨이 테레즈역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다. ( 너무 예쁜거 아닌가. 사람계가 아니라 천상계같았다 ㅎㅎ)책과는 약간씩 다른 점이 있다. 가장 다른 점이라면 결말이 이루어지는 장소 정도.( 임인년의 막장은 제가 갖고갈테니 북플님들은 꽃길만 걷기를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