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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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의 첫 책은 테레즈 라캉 ~

그들은 카미유만 죽인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욕망도 죽인 것. 그들이 믿은 사랑과 욕망은 그저 카미유의 그림자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실체가 죽고나자 남은 것은 죄책감과 서로에 대한 의심.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울기도 했다. 책임전가를 하고 잊으려 술을 마시고 방탕한 생활도 한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보기도 하고 멍한 눈빛으로 그저 세월에 맡겨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로랑의 목에 새겨진 살해의 징표는 지워지지 않듯, 죽은 카미유도 그들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미쳐가는 그들의 심리묘사, 굳어진 몸 밖으로 조각처럼 새겨지듯 생생했던 라캥부인의 분노, 에밀졸라의 막장에 품격이 입혀지는 이유가 아닐까.

표지그림이 뭉크의 뱀파이어다. 뱀파이어는 등장하지 않지만, 살해당하기 직전 로랑의 목을 물어뜯는 카미유가 연상된다. 뱀파이어에 물린 듯 이제 밝음속에선 살아갈 수 없는 로랑과 테레즈의 모습, 광기어린 모습으로 점점 변하는 둘의 모습이 그림과 어울린다. 그러나 이 그림에 뭉크가 붙인 제목은 사랑과 고통이다. 그것대로 또 어울린다.

또한 실제로 이 그림에서 뱀파이어 역할은 여자다. 뭉크의 시인 친구인 폴란드 출신 스타니슬라브 프시비세프스키가 이 그림을 보고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안겨있고, 남자의 목을 문 여인의 붉은 머리는 흐르는 피같다. 이 당시에는 혹여 여성이 남성을 유혹해 기력을 소진하게 하고 꼭두각시로 만드는 존재란 생각들이 유행했다고 한다. 이 그림은 한 경매에서 430억에 낙찰됐다고 한다.

내겐 완다막시모프로 기억되는 ㅎㅎ 엘리자베스 올슨이 테레즈역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다. ( 너무 예쁜거 아닌가. 사람계가 아니라 천상계같았다 ㅎㅎ)책과는 약간씩 다른 점이 있다. 가장 다른 점이라면 결말이 이루어지는 장소 정도.

( 임인년의 막장은 제가 갖고갈테니 북플님들은 꽃길만 걷기를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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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01 20: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뭉크의 그림속에 졸라의 카미유의 모습이 ㅠㅠ
영화 박쥐보다 더 강렬합니다
미니님2022년 🐯🐯행운 가득 👑

mini74 2022-01-01 20:55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스콧님 ~ 어쩌면 표지가 박쥐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요 ㅎㅎ 스콧님도 호랑이 기운 가득 즐거운 새해 보내세요 *^^*

미미 2022-01-01 20: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마지막 문장👍
역시 예상대로 원작과 차이가 있군요!영화는 봤는데 미니님 리뷰를 보니 디테일에서 소설책이 훨 재밌을듯 해요. 올슨의 연기 좋았어요. 탁월한 미모까지😄

mini74 2022-01-01 20:58   좋아요 4 | URL
네~ 소설이 더 좋았어요. *^^* 미미님 첫날을 졸라로 열었습니다~~ 미미님은 특히 꽃길만 걸으시길 ㅎㅎ

새파랑 2022-01-01 2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테레즈 라켕>의 표지가 뭉크의 작품이었군요~!! 전 책의 내용을 표지로 그린건지 알았어요. 어떻게 저렇게 리얼할 수 있는거죠? ㅎㅎ
막장중의 막장 <테레즈 라켕> 완전 좋아요 ^^

mini74 2022-01-01 21:14   좋아요 4 | URL
저도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 졸라 멋짐 ㅎㅎ 새파랑님도 꽃길만 걸으시길 ㅎㅎ

그레이스 2022-01-01 21: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임인년의 막장! ㅋㅋㅋ

mini74 2022-01-01 22:05   좋아요 4 | URL
임인년을 여는 막장입니다 그래이스님 ~ 그래이스님도 임인년 꽃길만 걸으사길 *^^*

책읽는나무 2022-01-01 22: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꽃길도 걷고 싶지만 막장도 읽어 보고 싶네요.
뭉크의 그림이었나요?오호~
강렬하네요!!!
복 많이 받고 계신 거죠?ㅋㅋ

mini74 2022-01-01 22:30   좋아요 5 | URL
나무님 꽃길 걸으며 막장 읽기 ! ㅎㅎ 재미있었어요 ~ 나무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

페넬로페 2022-01-01 22: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날부터 열독하시는 미니님!
테레즈 라캥엔 인간의 심리도 잘 나타나 있는 것 같아요.
올해는 우리 다들 꽃길만 걸어요♡♡♡

mini74 2022-01-01 22:44   좋아요 6 | URL
네~ 정말 그 심리가 쫀득쫀득 맘을 쪼더라고요 ㅎㅎ 페넬로페님도 복주머니 가득 채우며 꽃길만 걸으시길 *^^* 고맙습니다 ~

희선 2022-01-02 0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맨앞 그림이 뭉크 그림이었군요 에밀 졸라 소설은 막장이지만 품격이 있다니 멋진 말이네요 미니 님도 꽃길 걸으시기 바랍니다


희선

mini74 2022-01-02 16:07   좋아요 2 | URL
희선님도 꽃길 ~ *^^*

오거서 2022-01-02 0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혼자 다 갖고가면 욕심쟁이 소릴 들을 텐데요… ㅋㅋㅋ

mini74 2022-01-02 16:07   좋아요 4 | URL
ㅎㅎㅎ 오거서님 나눠드릴게요 *^^*

페크pek0501 2022-01-02 2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월 1일의 첫 책을 정하셨네요. 저도 정했어요. 나중에 페이퍼로 올리겠습니다.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이 책을 읽지 못했으면 어쩔 뻔했나, 이런 생각도 들게 하는 책이 있더라고요.^^

mini74 2022-01-02 20:43   좋아요 4 | URL
페크님께 그런 생각 들게 한 책들이 무지 궁금해요 ㅎㅎ 천천히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