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의 탄생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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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보던 조선족출신 베이비시터가 아이와 함께 갑자기 사리지고 시간이 지나 중국에 외딴 항구에서 아이의 토막난 사체가 발견된다(당신은 말한다)면, 남한으로 넘어가 정착하여 살아가기 위해 얻어야 했던 임미정, 림미정, 푸셰, 219등의 이름들(네 개의 이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가족들을 찾으려고 오늘도 전단지를 주섬주섬 챙기거나(미싱 도로시), 순식간에 벌어진 그 날의 사고로 사라져야했던 아이들을 아직도 찾고 있거나 잊으려고 애쓰다 노인이 되어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북극으로 떠나고(극) 학력을 위조하여 자신의 정자를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 팔고(홀로, 코스트코)그렇게 생긴 아이를 두고 떠난 자리에 아버지가 아이를 오랫동안 컨테이너박스안에 가둬두고 욕구충족시키기 위해 ‘섹스돌‘과 함께 있게 하고(사막의 뼈), 아니면 장난처럼 나이많은 사람과 관계를 즐기다 뱃속에 생긴 아이를 결국에는 낙태(소녀의 난)하고 왁싱숍에서 가서 왁싱시술(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고 그것들을 하기 위해 사채까지 써서 채권자들이 99% 채권 추심원에게 의뢰하여 추심원이 그들에게 찾아가 독촉을 하여(인어) 그 것에 못 이겨 모아놓았던 수면제를 털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되는(점심의 연애) 이러한 이야기들을 뉴스에서 인터넷검색하면서 많이 접해보았는 데 오늘 읽은 신주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을 보니 ‘모서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이 낯설지가 않았는 데 아무래도 앞서 언급했듯이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접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딪치고 깨질 때마다 불뚝불뚝 솟아오르는 날카롭고 예민한 모서리들로 인해 찔리고 베여 붉게 붓고 피가 흐르며 생기는 상처들을 볼 때마다 신주희작가님의 글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읽었던 최정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보여주는 방식은 달랐지만.
앞으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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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 월간 정여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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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이어 월간 정여울이 2월에도 출간되었는 데 제목은 「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라고 함.
첫달 「똑똑」에서는 인터뷰가 3개정도 실렸는 데 이번에 나온 「콜록콜록」은 인터뷰는 실려 있지 않지만 2월의 화가인 남경민화가의 그림과 함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음.
들어만 봤고 읽어보지 않았던「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의 브론테 자매가 살았고 학교를 세우고 젊은 나이로 자매들이 요절하고 지금은 잠들어 있는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기도 한 영국의 하워스를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글을 써보라고 하거나(이건 「똑똑」에서도 언급되었던 것 같은......)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응시하게 되고 눈물을 터뜨리는 학생들을 위로해주는 모습도 인상깊었지만 알을 품고 있던 암게가 온몸이 간장으로 물들여 이제 자신과 자신의 새끼들이 소리없이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려 새끼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많은 고민 끝에 얘들아, 저녁이야. 이제 불끄고 자야 겠다라고 어미 게가 이야기할 것을 생각하면 게요리는 잘 안 먹지만서도 아무리 작고 하찮을 지라도 그 것들에게도 생각과 감정이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러울 것 같음. 3월은 「까르륵까르륵」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며 3월을 빛내줄 화가분도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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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븐틴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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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문단을 포함하고 연극계, 영화계, 방송계, 종교계를 거쳐 심지어 정치계와 교사들까지 성폭행이나 성추문에 휩싸이는 등 정말로 아비규환이 아닐 수가 없는 상황에서 최형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굿바이, 세븐틴」을 읽었는 데 정말 기억을 망각하며 망각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결국 아예 없어지지 않고 불현듯 열 일곱의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던 성형외과 의사 윤영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성들의 말못할 고민을 들어주고 외형적으로나마 해결해주었지만 자신의 삶에 끼어든 심희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역시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며 사랑할 수도 사랑받지도 못한 심희진이라는 존재때문에 망각했다고 착각한 기억이 떠올랐고 그 기억을 선사해준 A,B,C,D를 찾아 단순히 과거의 추악한 행위들을 고발하는 대신에 복수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했었어요.
물론 과거의 일을 잊으려고 했고 잊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으며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잊을 수가 없었기에 그녀의 행동이 비록 범죄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소설 후반에 심희진의 딸 세영이 윤영에게 보여주었던 빈 의자 놀이가 아주 인상깊었어요.
저도 억울하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 되면 세영처럼 빈 의자에 앉아 울어버리고 싶어요. 그게 완전한 치유책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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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
선호빈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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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영화가 개봉하면 웬만하면 다 봐야겠지라는 마음이 들어 CGV에서만 보다가(다보고 싶었지만 상영시간이 안맞거나 CGV에서는 개봉하지 않아 볼 수 없었던 영화들도 있었고 2017년 8월부터는 영화를 보기 힘들어져 보지 못했음.)올해부터는 그냥 개봉하는 영화들을 놓치지 않고 다 보겠다는 일념으로 보기 시작했는 데 2018년 1월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를 롯데시네마 광복점에서 관람했고 2018년 2월에 구매할 책들을 검색하기 위해 알라딘에 접속하던 도중 「B급 며느리」를 연출했던 선호빈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담은 「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가 눈에 뛰어서 구매해 읽어보았음.
사법고시 1차 합격했던 진영씨에게 두개의 선이 생겨 호빈씨와 결혼하여 이듬해 아들 해준이를 낳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시어머니와 많은 갈등을 빗고 생활하며 다큐멘터리「B급 며느리」를 기획을 하게 되고 그 것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각종 영화제에 상영 후 정식으로 개봉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그리고 진영씨의 부모님과 진영씨가 키우고 있던 고양이의 사연, 마지막으로 촬영 후 근황등이 있어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봤지만서도 새록새록 다큐멘터리 속 장면들이 떠올랐음.
특히 최예림님의 일러스트가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도 있었음.
앞서 나온 데뷔작 「레즈」도 찾아서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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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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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재작년이 되었군요.
이정서작가님의 「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리뷰를 쓰던 게 말입니다.
그 당시에 리뷰나 100자평이 좋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남았는 데 읽어본 저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었지요.
2년이 지나 이정서작가님이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라는 신작 장편소설을 발표하셔서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제목에 연도나 나이를 알 수 있는 단어들이 들어가면 대부분 그 당시의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 소설의 리뷰를 쓰셨던 북플친구들도 각각 그 당시 자신들의 삶을 언급하기도 했는 데 저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시기에는 생명으로 깃들지도 않았으니까.
어떻게 보면 저의 아버지세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저의 아버지도 80년대에 출퇴근하던 방위였지만 군생활을 하셨고 영화 「1987」이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88 서울 올림픽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알 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이지만 끝 부분에 등장한 이름은 어디서 들어봤던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실제 부산 해운대구갑 국회위원님의 성함과 일치하더군요. 나이대도 비슷하기도 했는 데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요?
어쨌든 마치 제가 이율이 된 듯한 기분으로 80년대와 2000년 초반을 교대로 시간여행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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