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하나님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인간선언」, 「너머의 세상」, 「기억의 문」,「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까지 주원규작가님의 작품들을 읽을 때 강한 흡입력을 몸소 체험하며 읽은 그 자리에서 완독을 하게 되었는 데
이번에 출간된 「나쁜 하나님」역시 읽은 그 자리에서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촉망받는 목사였으나 끝내 주체하지 못한 정염과 욕망으로 인해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미국에서 쫓겨나다시피하여 14년만에 한국으로 그것도 자신의 고향 율주시에 있는 율주제일교회의 담임목사로 오게 된 정민규가 언론에서 칭찬을 마다하지 않던 김인철장로와 율주제일교회의 진짜 모습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제가 어릴 적에 교회를 많이 다녀봐서 그런지 종교와 교회비리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소설이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교회비리도 비리지만 같이 있는 정신지체인 아이들을 돌봐주는 신애원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아동학대, 아동성범죄들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모습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지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많은 갈등과 고민 끝에 행하는 민규가 이보다 더한 지옥을 마주하게 되는 충격적인 모습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정말로 책 뒷표지에 있는 추천사처럼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소설이라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에도 좋은 작품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달 문학동네 청소년 38
최영희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꽃 달고 살아남기」, 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하여 작품집「안녕, 베타」에 실린 (안녕, 베타)와 (전설의 동영상) 그리고 「존재의 아우성」에 실린 (미스터 보틀)까지 최영희작가님의 작품은 그래도 많이 읽은 편인 데 이번에 출간된 「구달」을 읽어보며 제 가슴에도 또 다른 심장이 뛰고 있더군요.
흔전동 럭키맨션 옥탑방에서 홀로(아버지라는 존재가 서류상으로 존재하나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다 마침내 완전하게 자취를 감추었다는.) 살며 남들이 쉽게 듣지 못할 소리들을 듣게 된 구달이 MS미스터리협회 마블힐지국 서울출장소 소장 공직구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흔전동 일대에 벌어지는 생체실험(그 전에 구달이 갓팅철거에서 준 떡을 먹고 설사를 하여 보름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나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같은 날에 갔던 홍세라할머니, 방과후학교에서 댄스를 가르치는 최주아, 그리고 구달의 흑구슬을 비범한 실력으로 강탈한 승율이는 감염되어 가려움을 호소하고 구토증세를 일으키는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나고 있음.)을 하는 이들의 배후와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공조하여 수사하는 내용인 데 취업을 하기 위해 여러 곳에 지원을 했으나 번번이 떨어진 공직구가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사연이나 구달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재현이를 아직까지도 좋아하며 재현의 기척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저도 만약 소머즈처럼 아주 멀리 있는 사람의 기척까지 들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혜점집 보살과 박 집사님 그리고 강문이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화 밑에서
최일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려 64년 동안 글을 쓰시고 작품을 발표하신 그야말로 한국 현대소설사의 산증인, 여든 여섯의 최일남작가님이 「석류」이후 13년만에 신작 소설집 「국화 밑에서」를 내셨더군요.
사실, 저는 최일남작가님의 작품은 「국화 밑에서」가 처음이었습니다.
장례식장을 하루에 두 번 가게 된 (국화 밑에서)의 노신사, 부엌에 늘 있었으며 집을 이끌어주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아 라면을 끓이려다 망친 (물수제비)의 남편, 새벽에 하는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 우리나라 출신 야구선수들이 활약하는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를 보면서 흐뭇해하거나 우리 선수가 보이지 않아 걱정하는 (밤에 줍는 이야기꽃)의 노년을 보내는 인물이나 후배나 친구와 고색창연한 우리말과 폭 넓은 배경지식을 사용하며 대화하고 일본어 남발을 극도로 꺼리지만 일제 식민지에 살아야하고 일제의 강요에 일본어를 배울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말이나 타령이나)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 (스느브 스느브), (메마른 입술 같은)이 등장하거나 보여지는 데요.
읽고 난 후의 솔직한 마음은 (아침바람 찬바람에)에 등장하는 손자 봉화같은 마음이 들어요.
할아버지의 지난한 삶의 여정이 궁금하면서도 막상 이야기해주시면 집중하지 못하고 잡념에 빠지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비록 「국화 밑에서」가 처음이지만 저도 작가님의 작품을 오랫동안 읽어보고 싶습니다.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석연휴가 있어서 그런지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읽었습니다.
이제 읽어야 할 이주란, 임현작가님의 신작 소설집과
박솔뫼, 최일남, 조영아작가님의 소설집,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권정현작가님의 작품,
그리고 이병률, 김이듬시인의 신작 시집까지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은 우르르 꿀꿀 문학과지성 시인선 502
장수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502번째이자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신 장수진시인의 첫번째 시집 「사랑은 우르르 꿀꿀」을 훑어봤는 데, 연극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집이었어요.
읽은 소설이나 그림의 제목에서 시작된 시들.
장 주네 소설 「도둑 일기」에서 영향을 받은 (거기에 인조 포도송이를 달고 다니는 사내), 연극 「청춘예찬」의 대사를 인용한 (간질녀에 대하여)같은 시나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사랑, 셋), (2016년 여름, 연우소극장), (신경증자들의 대화) 같은 시를 눈으로 훑어볼 때마다 ‘시‘라는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를 자주 접해보지 않아 음율이 있고 형식이 있는 것만 시라고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처음 시집 제목이 「사랑은 우르르 꿀꿀」이라 음율도 느껴지고 재밌을 것 같아 시집 목차를 보니 그런 제목을 가진 시는 없더군요. 그래서 찾아봤는 데 5부에 있는 (힌트는 마녀 - 시 제목만 보고 2011년에 출간된 백가흠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이 생각났어요.) 에 ‘사랑은 천둥 속의 돼지로다 / 사랑은 우르르 꿀꿀‘ 여기서 제목이 나왔네요.
제가 이 시집에 손으로 써 본 시는 첫번째로 훑어볼 때에는 눈이 가지 않았는 데 두번째 훑어보고 나서 눈이 가게 된 (서울의 혜영이들)이라는 시입니다.
김혜영, 이혜영, 박혜영, 서혜영, 오혜영, 정혜영, 임혜영, 나혜영, 마혜영 등등......
서울엔 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요가 강사, 연극 배우, 백화점에서 일하는 유부남과 연애 중이며 수도세를 내지 않고, 예쁘지만 도벽이 있는 누구의 이복동생, 또 옛날 선배의 여자친구까지......
나열된 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만 해도 6명인 데 서울에 살고 있는 혜영이는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혜영이는 심지어 해외에서 잠시 살고 있거나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 중에 혜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거나 가졌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시를 손으로 따라 쓰며 생각해봅니다.
부산에 정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